안녕하세요?

지금 공구 중인, Atessa 키보드의 OEM 제품이 켄싱톤과 Matias사의 제품인 것은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즉 셋은 모두 동일한 제품입니다.

단, Atessa와 켄싱톤은 ㄱ자 엔터키인지만, Matias는 일자 엔터키입니다.
실제 아마존에서는 Matias 제품이 근 20달러 더 비쌉니다.

화려한 외관과 알프스 클릭 스위치를 사용한 켄싱톤은 비록 Mac용이긴 하지만,
PC에서 사용함에 큰 무리가 없는 제품입니다.

저 또한 미모(?)에 홀딱 반하여,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크릴 케이스에
순백색의 키캡의 키보드를 본 순간, 직원들의 탄성과 환호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10만원이 넘는다고 하니깐, 그 환호가 절망으로 바뀌더군요.
여직원 한명은 아직 미혼인데, 저를 보면서 그러더군요.  이런거 좋아하는
남자와는 결혼하지 말아야 겠다고 하더군요.  저 또한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

아뭏튼 귀가하여, 조심스럽게 연결하고 사용을 하는데 백치미라는 말이 딱
떠오르더군요.

외모는 화려할 지 모르지만, 엔터키와 키감은 영 값어치를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1. 엔터키
   ㄱ자 엔터키다 보니, 타이핑 하다 보면, 엔터키를 누르기 위해서 오른손을
   일자형보다 약간 더 오른쪽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익숙해지는데,근 일주일이
   걸리더군요.

2. 키감
   알프스 클릭 스위치를 사용한 제품은 아론 106 모델입니다.  2001년 10월경에
   케이벤치에서 공구한 제품인데, 또각또각하는 느낌이 클릭 제품다운 키감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스위치에 ALPS라는 각인이 없는 알프스
   스위치라 정체가 좀 궁금합니다. 아마, 짝퉁이 아닌가하는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켄싱톤은 ALPS라는 각인이 분명이 있는데, 알프스 스위치이지만, 타이핑하다
   보면 몸에 꽉 끼는 옷을 입은 것 처럼 이래 저래 불편한 것이 모양만 근사하지
   실제 내실은 부실한 느낌이었습니다.  

   키캡을 누르다 보면, 의외로 힘이 많이 들어가고, 또각 또각이 아니라 삐걱
   삐걱하는 느낌이 알프스 스위치를 사용한 제품의 완성도가 이정도 뿐이
   안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와 같은
   느낌입니다.

   벌써 이 키보드 저 키보드를 만지다 보니, 아는 것이 많아지면서 까다로와지는
   이 현실을 어찌할꼬 하면서 좀 실망이 컸습니다.

3. 작업 과정
   키보드매니아 사이트에서 켄싱톤을 먼저 사용한 선배님들의 사용기를 보면서,
   윤활처리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1) 키캡 분리 : 키보드 케이슬 분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펑션키나 텐키의 키캡은
                  키캡리무버로 뽑기가 어렵습니다.
                  주로 많이 사용하는 중앙의 Alphanumeric키만 분해를 했는데,
                  상당히 힘이 많이 들어갑니다.  뽑을 때 마다 뻑하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 합니다.

   2) 윤활 처리 : 스위치를 분해한 윤활처리는 너무나 엄청난 노동이라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키캡을 뜯고 슬라이더
                  좌우 부분에 스무드에이드를 듬뿍듬뿍 발라서 칠을 해주고
                  5번 정도씩 눌러 주었습니다.  한시간 이상을 잘 말려주고
                  키캡을 다시 꼽아 주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노동도
                  아니었습니다.  키보드매니아 분들이라면 이정도 수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겠죠.

   3) 스페이스바 : 스페이스 바가 함정이었습니다.  키보드 케이스를 자체를
                   분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페이스 바를 분해했지만, 다시
                   키캡을 꼽을라고 하니깐, 스테이블라이저를 키캡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없더군요.

   4) 케이스 분해 : 결국 케이스를 분해키로 했습니다. 뒷판에 있는 나사 두개를
                    풀고, 상판을 뜯는데 여기 저기서 뻑 하는 프라스틱 뿌러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망했다하는 생각에 자세히 보니, 다행히
                    부서진 곳은 없더군요.  휴! 십년감수했습니다.
                    스페이스바는 잘 조립했습니다.

    5) 케이스 조립 : 결론적으로 한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정말 후회가 밀물듯이
                     밀려오면서, 왜 선배님들의 충고를 무시했을까하는 막막함까지
                     느꼈습니다.  왜 이리도 상하좌우 상판과 하판이 맞지 않는지
                     계속해서 일부 부분이 틈이 벌어지는데, 정말 미치겠더군요.

                     그냥 포기하자니, 구입 비용도 비용이고, 몇시간 고생한 것이
                     아까워서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결국은 물림 부분을 WD-40을
                     칠하고 나서 간신히 간신히 조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절대로 윤활처리하신 다고, 스페이스 바는 분해하지
                     마세요.  결국에는 케이스 뜯고, 밤새도록 조립하게 됩니다.

4. 키감
   많이 부드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니 고생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삐걱삐걱하는 소리가 많이 죽으면서, 눌러지는 키감이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일주일을 사용하고 나니, 초기의 길들여지지 않은 키감과 엔터키에
   익숙해지면서 어는 정도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아가씨(?)가 되더군요.

   스위치 분해의 불소 윤활처리를 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그 고생이 싫어서 더 도전을 할 수가 없더군요.

5. 결론
   윤활처리와 일정기간 에이징(?)의 노력을 한다면, 꽤 쓸만한 키보드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 공구 중인 Atess 제품은 켄싱톤의 Minor Upgrade 제품이라고
   하는데 검정색 모델을 지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확실히 성격 보다는 외모에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USB타입의 화려한 외모와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을 갖은 제품이 그리 흔치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