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Cherry G80-0321 Keyboard

지난번 G80-0418 (Old Cherry ver.)의 사용기를 통해 많은 회원분들의 관심을 받았었고 더불어 저 역시 사용기를 작성하면서 느낀 뿌듯함과 고수분들의 해박한 지식이 담긴 덧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습니다.

참조 : [G80-0418 소개기] : http://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user_review&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name&desc=desc&no=727

그 이후 스스로 올드체리에 대한 궁금증이 날로 커져만 가던 중 운이 좋게 아래에 소개하는 키보드를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0418처럼 수려한 하우징도 없는 벌거벗은 키보드였지만 받아들고 한참을 또한번의 벅찬 기쁨을 맛볼수 있었습니다. 이제 여러분께 G80-0321 모델명을 가진 또하나의 올드체리를 소개합니다.



=> 처음 받아들었을때 박스에서 꺼내자 마자 찍은 키보드 전체 모습입니다. 무한동시입력이 가능하고 24개의 펑션키가 탑제되어있으며 페러럴타입 커넥터를 사용하는 프로그래머블 키보드입니다. 이번 키보드는 특이하게 설명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후반부에 설명서에 대해서도 간략한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 키보드 좌측상부에 있는 주황색 프로그램키 입니다. 스위치에 붉은색(?) LED가 장착되어 있으며 키캡 남측부위에 아크릴 윈도우를 통해서 빛이 새어나올수 있도록 한 모습입니다. 0418에는 저러한 키캡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만 현재의 3700 에 사용된 넘버락키캡과 동일한 구조가 상당히 오래전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우측으로 24개의 펑션키가 존재합니다.


=> 좌측전체 모습입니다. 'Lock'키나 'Shift'키는 0418과 매우 유사해 보입니다.


=> 문자열 우측 끝부분입니다. 기능을 짐작하기 힘든 키들이 존재합니다. 'Ret'라는 키가 현재의 엔터키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 방향키와 기능키입니다. 펑션키와 달리 다른 설정이 가능한 'Px'키가 7개 존재하며 상하좌우방향키 외에 10시방향을 가리키는 방향키가 존재하는데 도저히 상상 불가능입니다.


=> 텐키부분입니다. 현재와 유사하나 연산키와 엔터키가 없고 로마숫자로 1에서 4가 표시되어있습니다.


=> 주황색 'Prog'키 우측으로 일렬로 늘어서있는 24개의 펑션키입니다. 모든 펑션키에 아크릴 윈도우와 LED를 장착한 스위치가 사용되었습니다. 상당한 경우의 수의 프로그래밍을 만들어 내리라 추측해 봅니다.


=> 컨트롤보드에는 여러개의 칩들이 보이는데 제조회사와 제조국이 상당히 다양합니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필립스칩(네덜란드), 포르투갈, 서독, 말레이시아 등에서 생산된 칩들이 보이고 마지막으로 좌측하단에는 여러종류의 딥스위치들이 보입니다. 정확히 어떤 용도인지는 제가 알수 없으나 대단히 복잡한 용도로 쓰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스위치 사진입니다. 상단의 펑션키들은 붉은색 LED들을 장착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LED가 장착되지 않은 스위치들은 무한동시입력을 지원하는 다이오드와 동일한 것이 장착되어있는 모습입니다.


=> 0321 키보드에 사용된 두가지 종류의 키캡입니다. 프로그램키와 펑션키들은 단색사출이며 두께도 조금 얇으며 인쇄는 실크스크린으로 추측됩니다. 아래 문자열과 숫자키들은 모두 검정/베이지 이색사출 키캡이며 현재에도 사용되는 이색사출키캡과 거의 유사한 형태와 두께를 가지고 있습니다.


=> 체리로고가 새겨진 기판모습입니다. 상단이 앞면이고 하단이 뒷면 키판모습입니다. 체리로고의 가지가 확실히 보입니다.


=> 0418 버전도 보강판이 사용되었던 체리로 많은 회원분들께서 놀라워하셨습니다만 그 이전 버전 역시 보강판이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두께는 대략 1.5 mm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스텝스컬쳐입니다. 사진이 약간 경사지게 찍혀서 왜곡해서 보시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G80-0321 키보드에 대해 대략적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지금부터 이 키보드에 동봉되어있던 설명서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작금의 흰색 체리 설명서와는 달리 옅은 주황색의 고급 컬러코팅지에 작성되어 있습니다. 총 8페이지에 걸쳐서 설명이 되어있으며 각 페이지 별로 프로그램에 필요한 코드와 Flow-chart, 그리고 스펙에대한 설명이 자세히 언급되어 있습니다.


=> 설명서 겉표지입니다. 표지에 나와있는 사진으로 미루어보아 이 키보드가 하우징 없는 형태로 판매가 되었음을 알수 있습니다. 표지 하단에는 이 키보드의 치수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 설명서 표지사진의 우측하단에 보이는 라벨이 키보드에는 부착되어 있지 않고 설명서 표지 첫면에 붙혀져 있습니다.


=> G80-0321 독일어판의 레이아웃입니다. 위 아래로 영문판과 프랑스어판 레이아웃도 있습니다만 배열은 동일합니다.


=> 코드번호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1번부터 114번까지로 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114개로 프로그래밍이 되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 전체적인 회로의 흐름도(Flow-Chart)인 듯 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 키보드의 물리적 스펙과 전기적 스펙입니다. 이럴때 독일어를 배우지 않은걸 후회합니다.


=> 마지막 페이지엔 그 당시에 체리키보드들을 판매했던 독일지역의 Distributor 들의 회사명과 주소가 나와있습니다. 서독 시절이라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은 됩니다만 혹시나 좋은 실마리가 되어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 키보드와 설명서 그리고 아래에 보이는 전지는 키보드 전체의 전기적 도면으로 생각됩니다. 와이어링할려면 꼭 필요하겠죠.



키보드와 설명서를 찬찬히 감상하면서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제가 입수한 키보드는 G80-0321 키보드입니다만 설명서에 언급된 다른 모델명들을 확인할수 있었는데 같은 형태의 패러럴타입 모델로 G80-0320(영문판), 0321(독일어판), 0322(프랑스어판)이 있고 시리얼타입 모델로 G80-0364(영문판), 0365(독일어판), 0366(프랑스어판)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직 많은 정보가 더 필요합니다만 이것으로나마 약간의 발전과정을 추측해 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00번대 이전은 보통 본체/모니터 일체형의 형태가 주로 존재했다고 가정한다면 그 당시에는 키보드하우징 개념이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따라서 400번대(0418로 추측) 이후에 독립적인 키보드 하우징을 가진 현재의 형태로 분리되게 되는 전환점이 었다는 점도 짐작이 가능한 대목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감상평] 이 키보드가 도착하기 전에 스위치가 올드타입이었으면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현재의 스위치 형태와 동일하였습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올드 체리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소개해 드렸던 0418과 더불어 완성도 높은 체리를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 자세한 기술적 자료를 포함한 설명서까지 입수할 수 있었다는 점도 개인적으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내구성에서 별 문제를 찾아볼수 없는 체리키보드가 과거에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개조의 붐은 상당기간 지속될것으로 생각됩니다.

너무나 길고 지루한 또 한편의 소개기를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體利萬萬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