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제가 일하는 요양원 근처에 작업실을 차린지 일년이 되었네요.
그동안 서울집에 와서 제방 창문을 몇 번 열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며칠전 집에 와서 문득 열어 본 창 밖. 저에게 가을은 이렇게 온 것 같습니다.
획득한 자유에 대한 의지를 행사 아니하고, 하고는 자유다!
2017.11.01 09:49:17 (*.85.158.35)
가을노래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어 눈이 맑았던
어린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없이
강이 흐르고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때마다
한 웅큼의 詩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갚어 가네
-수녀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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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자마자 숨이 턱하고 막혔습니다.
일에 치여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 한숨을 쉬며 클릭 했는데, 나뭇잎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이 한숨과 함께 폐속으로 파고들었나 봅니다.
조금 이따가 다시 일을 해야하지만 잠시나마 산책하고 온 기분이 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