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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의 지존을 향하여 - Belkin Nostromo n52

최근의 추세는 게임용 입력기기 시장인 것 같다. 로지텍의 G 시리즈를 비롯해서 레이저의 게이밍용 기계식 키보드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게임에 특화된 키보드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 번에 소개할 노스트로모 n52 스피드패드2는 한 때 시대를 풍미했던 왼손 전용 확장 키패드 제품이다. 즉, 오른손은 마우스를 조작하고 왼손으로 일반 키보드 대신 컨트롤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게임은 왼손으로 복잡한 기능을 조작하는 FPS(First Person Shooting, 1인칭 슈팅 게임) 게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등이 있다.

과거 MS의 스트래티직 커맨더(Strategic Commander)와 IDIZM의 스페이스 데블피쉬(Space Devilfish), 그리고 노스트로모 n50 스피드패드가 출시되었지만 활용할 수 있는 키의 갯수가 부족했다거나, 드라이버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었으며, 게임에 적용했을 때 효용성이 있느냐는 문제로 별로 신통치 못한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키보드를 사용했을 때와 왼손 전용 확장 키패드를 사용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냐고 보면 분명 서로간에 장단점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안정적인 드라이버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더 많은 키 갯수를 갖춘 노스트로모 n52 스피드패드 2는 우리의 관심을 끌게하기에 충분한 제품일지 모른다.

 

제품 사양
제작사Belkin
제품명Belkin nostromo n52 SpeedPad 2
제품가격미정인터페이스USB
키 개수15키, 1버튼,버튼 기능을 갖춘 휠, 8방향 조이패드키 스위치멤브레인
키 작동기러버 돔키캡 모양원통형(Cylindrical)
자판 인쇄실크 스크린측면배열스텝 스컬쳐 2

 

- 패키지 및 첫인상

제품의 패키지를 살펴보면 각 잡지사에서 수상한 내역, 제품의 외양을 확인할 수 있는데, 패키지 디자인 자체는 평범하다. 왼쪽 중간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제품"이라는 한글 문구가 반갑지만 도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지 의미가 불분명해 쓴웃음을 짓게 한다. 패키지 외부에 한글이 적혀있는 것 처럼 사용자 설명서에도 한글 설명서가 포함 되어 있다.

 

구성품을 살펴보면 Nostromo n52 제품, 소프트웨어 CD, 사용 설명서가 전부이다. 이런 종류의 기기가 늘 그렇듯 소프트웨어를 먼저 설치하고 제품을 USB 단자에 연결해야 정상 작동한다. 소프트웨어 CD를 설치하면 키보드, 게임패드 등의 드라이버가 설치되며, 컴퓨터를 재시동 후 자동으로 Nostromo Loadout 매니저 소프트웨어가 트레이에 생긴다. 어떤 게임을 지원할까 싶어 설치된 폴더를 이리저리 뒤져봤으나, 단 하나의 미리 지정된 프로파일을 발견할 수 없었다. 급기야 Belkin의 웹사이트를 방문하고서야 Battle Field 2, Jedi Academy, Psycho Toxic, Punisher, Sin, System Shock 2, Unreal Tournament 2003, Vietcong, XIII 의 프로파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외의 프로파일은?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스타일대로 제작해야 한다.

과거 노스트로모 n50 스피드패드가 소개된 바 있는데, 노스트로모 n52 스피드패드 2는 이보다 더 많은 키와 넓은 팜 레스트, 오른쪽으로 삐져나온 상태표시 LED를 갖추고 있어 이전 제품의 장점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눈에 보이는 키패드 14개, 마우스와 동일하게 클릭 기능을 갖춘 휠, 8 방향 디지털 조이패드와 버튼, 그리고 오른쪽으로 빠져나온 키패드가 하나 있다. 꽤 나름대로 인체 공학적 디자인을 채용했으며, 사이버틱한 느낌이 들어 현실 세계보다도 SF를 가장한 B급 영화에 등장하면 좋을 스타일이다.

전체적인 크기는 미국 성인 남성의 손에 맞는 크기로 실제 이 기기를 가지고 게임을 하라고 하면 과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 중에 손 크고, 왼손잡이가 아니며, 이러한 스타일의 사이버틱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 키감 및 사용감

엄지 손가락 방향의 키패드를 포함한 키패드는 모두 멤브레인 스위치에 러버돔 작동기를 탑재했다. 내부에 러버돔은 다소 두꺼운 듯 하여 구분감이 확실하고 반발력도 큰 편으로 딱딱 끊어지는 느낌을 주지만 평소에 잘 단련되어 있지 않은 왼손을 생각한다면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게임과 키감과의 상관 관계는 그다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매니아가 아닌 다음에야 키감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약간 무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일 것이다.


노스트로모 n52 스피드패드 2의 좌측

팜 레스트의 경우 손을 충분히 받쳐준다. 이 부분에 한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바로 팜레스트 부분을 분리해 자신의 손 크기에 맞도록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 그 조절의 범위가 기본 크기에서 더 크게 늘려주기만 할 뿐 더 작게 줄여주지는 못한다.


분리가 가능한 팜레스트

다음 사진을 통해 얼마나 더 커지는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실측 결과 약 2cm 정도 길이가 더 늘어나는데, 이 정도라면 상당한 정도로 커지게 되어, 어지간히 손 큰 사람이라고 해도 조작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팜레스트 부분을 살펴보면 얼마나 더 커지는지 알 수 있다.

디지털 방식의 조이패드는 이전의 노스트로모 n50 스피드패드와 마찬가지로 8 방향을 지원한다. 따라서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 HUD 컨트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고, 또 별도의 키처럼 할당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모든 버튼에 매크로 기능을 지원하며, 심지어 휠 까지도 단일 키 또는 매크로를 지정할 수 있다.


노스트로모 n52 스피드패드 2의 우측

우측의 LED 표시부는 4 가지 모드 전환을 표시한다. 아무 것도 안 켜졌을 때와 각각 레드, 그린, 블루 LED가 켜졌을 때로 구분되며, 각 모드에 다른 키 또는 매크로를 지정할 수 있어 27 키에서 모드 전환 키를 제외한 26개의 키 X 4 개의 모드가 되어 104키 또는 104개의 매크로를 할당할 수 있는 셈이 된다. 그러나, 실제 테스트해 본 결과 26개의 기능을 모두 외우기란 상당히 벅찬 일이다. 일반 106키 표준 키보드를 사용하더라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호 키의 위치를 쉽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면 모든 전환 기능은 사족과도 같다.


각 모드는 고휘도 LED를 채용해 레드, 그린, 블루 컬러로 표시된다.

제품 하단을 살펴보면 대부분을 붉은색의 고무로 처리해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일반 키보드라면 사방 네 귀퉁이만 고무 받침으로 처리했겠지만 게임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이라서 그런지 거의 대부분을 고무로 처리해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노스트로모 n52 스피드패드 2의 하단

 

- 실제로 활용하기

노스트로모 n52는 일종의 확장 키패드로 단순히 게임 뿐만 아니라 오피스에서 자주 사용되는 매크로 기능이나 단축키를 지정할 수 있다. 예를들어 Ctrl + C, Ctrl + V, Alt + Enter 키를 하나의 버튼에 지정할 수 있어 MS의 오피스용 키보드라든지 인터넷 키보드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지정할 수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은 게임용 확장 키패드로 선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활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최근 인기가 높은 온라인 FPS 게임인 스페셜 포스의 경우 조작에 사용되는 키는 21개이며, 마우스의 버튼를 제외한다면 19개가 된다.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하게 노스트로모 n52에 각 키를 할당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셜 포스의 조작키 모음 표

노스트로모 n52 스피드패드 2의 프로파일 편집기를 열어 각각의 키를 지정해 보았는데, 약간의 영어 단어만 안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물론 사용자 설명서에 한글로 충분히 설명되어 있다. 각 기능키를 할당하면서 살펴보니 실제 각 키에 할당할 수 있는 기능은 단일 키와 매크로가 있으며, 조합키의 경우는 매크로를 사용해서 지정 가능하다. 또한, 4 개의 모드 전환기능이 있으나, 소프트웨어를 각 키에 할당해 실행하는 기능은 없었다.


스페셜 포스용으로 지정한 프로파일

이렇게 설정한 프로파일을 한 번 더 Nostromo Loadout Manager에 등록해야 하는데, Associated Game란에 게임의 실행 파일을 지정할 수 있다. 이렇게 등록한 프로파일은 해당 게임이 실행될 때 각 프로파일을 전환해주는 역할은 한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 게임의 경우 별도의 실행 파일을 숨겨두어 Loadout Manager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으며, 인터넷 익스플로러 역시 Loadout Manager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Nostromo Loadout Manager는 시스템의 트레이의 아이콘을 더블 클릭하면 실행된다.

노스트로모 n52 스피드 패드를 사용해 직접 스페셜 포스를 즐겨보았는데, 나름대로 게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었다. 초기에는 원하는 조작키를 어디에 할당했는지 헷깔렸으나, 점차 게임을 거듭할수록 익숙해졌다. 물론 필자는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거나 하진 않지만 게임에 몰입되는 정도를 생각해보면 분명 일반 키보드로 게임을 즐기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재미를 주었다.


스페셜 포스로 적군을 공격하는 장면

이번에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어떤 도움이 될까 해서 국민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를 대상으로 마크로를 지정해보았다. 스타크래프트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조합키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유닛의 그룹 지정 명령이 중요하면서도 조작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이 부분을 직접 Macro Editor로 지정했다.


Macro Editor로 그룹 지정에 사용되는 Ctrl + 1키를 기록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 해보았는데, 물론, 매크로 기능이 훌륭하게 동작되었으며, 기본 키보드 이외에 별도의 컨트롤러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거라는 판단이 되었다. 단순히 그룹 지정 이외에도 아이디어는 많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8 방향 조이패드로 지도를 확인한다거나 매크로를 사용해 특정 그룹을 키 하나로 적을 공격하도록 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머지는? 약간의 예측력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스타크래프트로 유닛 생산을 자동화하는 장면

- 결론


기계식 키보드 사용자면서 게임을 좋아해 로지텍 G15 게이밍 키보드의 매크로 기능이 부러웠다면 주저없이 선택하라!

주위에 여러 키보드 매니아로부터 로지텍의 G15 키보드의 매크로 기능을 갖추면서도 일반적인 용도의 기계식 키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없는지 문의를 받아왔다. 그리고 필자가 내린 결론은 바로 이것이다. 그냥 기계식 키보드는 그대로 쓰고 매크로 기능을 지원하는 확장 키패드를 구입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것 뿐인가? 그동안 사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편집 키가 필요했던 사람이라면 이 제품 하나로 다 해결된다. 테스트하는 기간 내내 별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았던 안정적인 소프트웨어와 편리한 매크로 기능, 앞으로 사용할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확장의 여지가 있는 4개의 모드 전환 기능, 손을 편안하게 하는 디자인은 마우스를 조작하는 동안에 의미 없이 키보드 위에 얹혀진 손을 편안하게 쉬게 할 수 있는 휴식처가 되었다.

반면에 손이 큰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할지도 모르지만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크기와 왼손만을 위한 디자인은 다소 문제가 있으며, 다양한 게임을 위한 미리 지정된 프로파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제작사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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