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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용기 같은 것은 잘 안쓰는 편이고 글 재주도 없어서 키매냐 활동이후 사용기는 거의 안써봤는데 어쩌다 쓰게 되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가 삼성 듣보잡 멤브인데 요즘 700R에 관한 얘기가 많이 들리길래 나도 이 기회에 기성품 한 번 써보자

싶어서 구매했습니다.

 

구매하기 전에 이미 올라온 여러 리뷰글을 읽어봤는데 장단점이 있더군요. 장점은 대부분 가성비를 말씀하시던데 직접 써보니 충분히

수긍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훌륭한 리뷰를 써주셔서 뭐 특별히 추가하거나 할 부분은 없는 것 같고 그냥 제 나름

대로의 느낌을 적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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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품이라면 오래전 마제가 국내에 처음 출시되었을 때 구매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구매였는데 실로 오래간만에 700R을 구매하니

감회가 새롭네요. 뭔가 새로운 모델들이 출시된다는 것은 기계식을 선호하는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구매한 모델은 화이트 갈축인데 한 가지씩 살펴보겠습니다.

 

*하우징: 색상이 흰색이다 보니 때가 잘 탈 것 같네요. 가끔식 청소를 잘 해줘야 겠습니다. 다른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하우징은 상판과

            하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부하우징 높낮이 조절다리를 들어올리면 고정나사가 있고 양쪽 조절다리 중간에 위치한 씰을

            제거하면 나머지 하나의 나사가 있네요. 총3개의 고정나사가 있습니다. 고정나사가 없어도 하우징 결합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

            지만 상하부 하우징을 나사로 한 번더 고정해줌으로써 키감에 미약하나마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하우징은 측면에서 보면 앞이 높고 뒤가 낮은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뒤의 높이가 같은 형태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이런 모양이 유행인가 싶네요. 그리고 하우징의 만듦새 중에 맘에 든 부분이 있는데 모서리 R값 입니다. 모서리의 둥근

            정도가 완만한게 아니라 각이 서 있어서 멍청하게 보이지는 않네요.

            알미늄 같은 재료로 하우징을 가공할 때는 모서리 R값이 작으면 가공비가 더 들어가는데 플라스틱은 사출이니 R값을 줄였다

            고 사출비가 더 나오는 것은 아니겠죠? 그리고 하부하우징 상단 중앙에 미니USB포트가 위치해 있는데 포트의 위치가 생각

            보다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서 끼울때는 그런데로 잘 들어가던데 뺄 때는 약간 힘이 드네요.

            아마 연결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약간 깊숙이 들여 놓은 것 같습니다.

 

*기   판: 기판은 생각보다 두꺼운 기판을 사용했더군요. 정확한 측정을 위한 캘리퍼스 같은 연장이 없어서 정확한 두께는 모르겠지만

            대략 1.6mm의 두께는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 두께라면 보강판을 사용하지 않아도 갈축스위치의 키감을 잘 살려줄 것

            같은데 기판을 다시보니 스위치 고정핀용 구멍이 없군요. 그냥 보강판 사용해야 겠습니다.

 

*보강판: 철판이며 검은색으로 도장이 되어 있습니다.그리고 윗쪽과 아래쪽이 절곡이 되어 있는데 기판쪽으로 절곡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특이하게 윗쪽으로 절곡되어 있습니다. 보통 절곡보강판이라면 아래쪽으로 되어 있는게 보통인데 왜 이런가 싶어서

            상부하우징을 대보니 상부하우징 내부 홀이 있는데 거기에 딱 맞게 되어 있었고 하부하우징이 밑에서 다시 밀어주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일부러 이렇게 설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괜찮은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스테빌: 스테빌라이저는 마제처럼 허술한 구조가 아니라 와이즈처럼 보강판에 고정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어떤 분은 체리와 같은

            방식이라고 말씀하시던데 체리는 기판에 고정되는 구조이죠. 체리키보드 스테빌라이저가 있는 키를 눌러보면 스테빌라이저가

            바닥을 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스테빌라이저가 적용되지 않는 다른 키들과 확실히 다른 키감을 보여주는데

            뭐랄까 좀 답답한 키감이죠. 그래서 이런 부분을 최대한 해소하고자 스테빌라이저 개조를 하게 됩니다. FC700R의 스테빌이

            적용된 5개의 키들을 눌러보니 체리처럼 스테빌라이저가 바닥에 닿는 구조는 아니더군요. 스페이스와 엔터는 나름 괜찮았고

            나머지 3개의 키는 좀 답답한 느낌이 있었습니다만 크게 문제 삼을 만한 것은 아닌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체리 방식이 좋은 것

            같습니다.

 

*스위치: 요즘 생산되는 스위치니까 당연히 신형 갈축이겠죠. 크게 서걱임이 없고 구분감도 적당한 것 같습니다. 보강판용이라 하부

            하우징에 있는 기판 고정용 다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스위치 내부에 다이오드나 점퍼핀은 없고 대신 동시입력을 위한

            다이오드가 기판에 땜질되어 있네요.

 

*키   캡: 처음에 키캡의 정렬 상태 때문에 말이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만 자세히 살펴보니 #키가 약간 삐뚤어진 것 같기도 한데 언뜻

            봐서는 잘 모르겠네요. 재질은 PBT라고 하는데 앞으로 사용하면서 얼마나 빨리 맨질해질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각인이

            조금더 진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무엇보다 맘에 안드는 부분은 윈도우키네요.

            언제부터인가 비스타 키캡으로 불리면서 윈도우키의 로고를 둥근홈안에 넣어서 다른 키캡들과 차별을 뒀는데 이게 생각보다

            예쁜 모양이 아닌 것 같습니다. 키캡의 전체적인 통일성도 없고 윈도우키만 튀어 보여서요.

            그리고 윈도우키가 무슨 아주 특별한 키도 아닌데 말입니다. 키캡의 두께는 두꺼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와이즈처럼 얇은

            것도 아닌데 앞으로 개선이 된다면 조금 더 두꺼워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   타: 나머지 기능으로는 메뉴키가 있는 자리에 Fn키가 있는데 이것으로 윈도우 키를 잠근다든지 볼륨조절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키 락을 하면 F5키캡에 파란색 LED가 켜져서 인디케이터 역할을 합니다.

            FC700R은 Caps Lock, Scroll Lock, F5 이렇게 총3개의 LED키캡이 있는데 스위치에 심어져 있는 LED는 보통 사용하는

            둥근 모양이 아니고 직사각형 입니다. 키캡과의 간섭은 당연히 없구요.

            아마 따로 주문을 해서 제작한 것 같은데 이것을 사용하면 커스텀 조립할 때 5파이 LED 머리를 날린다든지 옆면을 갈아

            낸다든지 하는 수고는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LED의 밝기는 일반 5파이 고휘도 보다는 확실히 덜 밝습니다만 본연의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며 고휘도 처럼 너무 밝아서

            얇은 키캡의 경우 투과되어 보일 일은 없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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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고 그냥 다른 분들이 쓰시길래 저도 한 번 끄적여 봤는데 역시나 리뷰는 아무나 쓰는게 아니네요. 각 파트의 자세한 사진은 첨부하지 못했습니다. 기존 리뷰들에 다 나와있기도 하고 일일이 찍으려니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사실은 귀찮아서 못 찍었습니다.-_-;

 

FC700R의 전체적인 느낌은 시각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보인다는 것이고 키감 역시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물론 사용자에 따라

보강판의 유무가 영향을 주겠지만 저 같은 풀보강주의자에게는 딱 맞는 키보드 같습니다.

 

청축은 크게 선호하지 않는 관계로 패쓰하고 기회가 된다면 흑축도 한 번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아니면 윤활된 와이즈 흑축

을 심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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