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제가 적을 체험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글임을 밝힙니다.

2006년경에 당시에 첫세대 로지텍 디노보 키보드를 사용하다 오타가 지나치게 많이 나고 손목이 아파오는 증상이 있어서

마제 풀배열 청축을 구입했었습니다. 착착착 키감도 새롭고 나름 재미있게 사용을 했었지만 속타를 하기에 좀 불편하고

키보드가 길어서 마우스나 기능키를 오갈때 오른쪽 손목이 꺾이는 바람에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니 밤에 자다 무의식중에

손목을 꺾은 채로 온몸으로 손목을 짓누르고 있어서 안되겠다 키보드 바꾸자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후로 몇달동안 마제를 볼때마다 문자열과 기능키 사이에 니킥을 먹여서 쪼개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채로 키보드 검색을

매일같이 했고, 작은게 최고다 문자열 옆에 마우스 바짝 붙일 수 있는걸 사자 하는 생각에 몇달동안 해피 사야지 라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습니다.

  나흘 전에 해피를 받아서 지금껏 쓴 감상을 적겠습니다.

신품 박스 열고 키캡을 본 순간 떠오른게 어라 와이즈 이색사출 키캡이랑 비슷하네 였습니다. 승화키캡을 써보는게 처음이었고,

써본거라고는 마제 체리키캡이랑 와이즈 이색사출 체리키캡 뿐인지라 와이즈 쪽에 가깝네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만져보니

와이즈와는 다르고 키캡윗면이 뭔가 매끈하지 않고 부들부들하게 미끄럼방지기능 같은 걸로 되어 있더군요.  제 메인보드 USB

포트가 꽉꽉 차 있어서 로지텍 VX 레볼루션 리시버 뽑아서 그자리에 해피용 케이블 꽂고, 리시버를 해피에 꼽았는데

잘 작동했습니다. 뒤에 딥스위치를 lite ex모드로 바꾸고 del키 백스페이스로 바꾸고 여기 게시판 뒤져서 한글 한자키 세팅하고

보니 이상하게 백스페이스가 여전히 del 로 되어 있더군요. 어라 사자마자 불량인가 했다가 혹시나 해서 케이블 뽑았다가

다시 꼽으니 잘 작동하더군요.

  배열 적응은 저같은 경우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워낙이 타자 칠때 손 안움직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살았고,

마제 사용하던 당시에도 caps와 control 은 바꿔서 사용했어서, 방향키도 손에 자연스럽게 붙더군요. 웃기는게 | 키가 제일 적응이

까다로웠습니다. 파이프 문자 칠때 마제같은 경우에는 백스페이스에 맞먹는 크기로 떡하니 있어서 편했는데, 해피는 우상단

어딘가에 숨어있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안하던 게임도 어떨까 싶어서 워3를 오랜만에 해봤는데, 할만하더군요.  딥스위치

4번 키고  5번 끄고 왼쪽 <>키를 Fn으로 바꿔서 <>+숫자키로 펑션키 사용하니 나름 할만했습니다. 와우까지도 커버할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문제의 키감. 솔직히 무지하게 기대했습니다. 미리 타건해보고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서 구입해서 써볼수 밖에 없었고,

그동안 궁극이네 환상이네 하는 말을 수없이 봐와서 제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데려다 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키감이라는게

지극히 주관적인 거다라는 사실을 완전히 망각한채로요.
 
  처음 키를 눌렀을때 제 반응이 엥? 이었습니다. 어디선가 분명히 느껴본듯한 키감. 누르면 갑자기 쑥 꺼지면서 바닥에 닿아버리는,

얼마전까지 제가 쓰던, 와이즈에서 뽑아서 윤활해서 마제에 박아넣은 구형흑축처럼 반만 누르거나, 1/3만 누른다거나 통통 튀긴다던가

하는게 불가능한 단순한 키감. on/off 만 나타내는 단순함 그 자체였습니다.  어디선가 사용기에서 읽은 구분감이라는게 이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나흘동안 타자를 치고, 타법도 바꿔보고, 높낮이 변경해보고, 팜레스트(마제풀배열용) 없이도 쳐보고, 오늘 마제를 다시 연결해서

구형흑축을 쳐보니 확실히 저한테는 구형흑축이 타자치는 재미가 더했습니다. 사이즈와 배열에서 얻는 이득이 크기에 아마도

망가질때까지 실사용은 하겠지만, 만약 이 키감을 느낀채로 주문하기 전으로 되돌아간다면 과연 30만원돈을 지불하고 그래도 살래?

하면 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해피 라이트를 샀으면 샀지, 프로는 사지 않았을 겁니다. 아마 이게 제 인생 최초이자 마지막

정전용량 키보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원래 해피 구입하고 나서 나도 사용기 올려야지 했다가 실망하고 나서 걍 조용히 있자 다들 좋다는데 나 혼자 실망했다며 분위기

흐릴 필요 있나 생각했습니다. 근데 저 말고도 분명 다른 분들 사용기를 읽고 뽐뿌 받으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그분들은 필히

직접 타건해 보시고 판단하시는게 현명할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