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축은 레오폴드 제품을 사용 중입니다.

키캡을 바꿔서 좀 오래된 키보드 처럼 보이는 풀배열의 900R이죠.

레오폴드 갈축을 산 건 단순히, 처음 산 기계식 키보드가 레오폴드 청축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친구에게 기계식 키보드 추천을 부탁했을 때, 레오폴드, 덱, 필코를 추천 받았는데,

역시나 가격 때문에 레오폴드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엄청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그런데, 키보드 매니아를 알게 되었죠.

애용하는 갈축이다보니 자연히 검색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리뷰, 자유게시판, 묻고 답하고...

어이쿠, 그랬더니 기성품 갈축은 마제 갈축이 답이라는 겁니다.

레오폴드도 좋지만 레오폴드는 클릭, 넌클릭보다는 리니어가 답이라고 하고요.

지금도 만족하는 레오폴드 갈축인데, 이보다 더 좋다는 말인가? 하고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신경만 쓰고 지내다가, 일본 여행간 친구를 통해 마제스터치 하쿠아 핑크축을 구입했습니다.

눈 같은 하얀색에 끌려서 일단 사기로 결정을 했고, 축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역시 갈축은 이미 있으니 무소음이긴 하지만 적축을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핑크축을 산 것이지요.

아, 받아보니 이거 참 물건이네요. 

마감도 좋고, 색감도 좋고, 뭐 이것 저것 다 좋더군요.

마제식 스태빌의 탱탱 거리는 소리도 좋게 들렸으니까요.

마제스터치를 인식해버렸습니다.


그렇게 핑크축을 사용하면서 더더욱 갈축을 생각하는 와중에,

생각지도 않게 회사 동기가 쓰고 있는 키보드가 마제 갈축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신경도 안 쓸 것 같은 친구여서 의외였지요.

당장 달려가서 만져보니, 아, 좋더군요.

분명 갈축의 그것인데 손맛이 약간 다르더군요.

8년을 사용해서 길이 많이 들여져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 갈축 키보드에는 없는 쫀득함(?!!)이 느껴지는 겁니다.

쫀득 또는 쫄깃.

레오폴드가 더 정숙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달그락 소리도 마제쪽이 덜했습니다.

뭐 소리는 제가 키캡을 바꾸었기 때문이라 그런 거라 생각했고 제 키보드는 이제 겨우 1년을 사용했으니, 

많이 길들여진 키보드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분명히 달랐습니다.


급여일이 약 열흘 남은 지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정신을 잃으면 어느새 손에는 하쿠아 갈축을 들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우징도 키캡도 색이 다르면 키감이 다르다던데,

그렇다고 같은 브랜드 같은 축의 키보드를 색만 다르게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마요. 그럼요.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 무섭습니다.

흐흐흐....


마제 갈축이 좋더라는 간단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이상한 글을 길게 늘어놓았네요.

어디 가서 글쓰기 강습이라도 받아야겠습니다.


다들 편한 밤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