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tech MX Revolution & VX Revolution - 레이저 다음은 휠이다! 마우스의 끊임없는 진화

 

2006년 9월 7일 개인용 주변기기 전문기업 로지텍코리아는 자사의 신형 마우스 제품을 발표했다. 물론 그 전부터 휠이 두개!인 것 같은 디자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제품이었으나, 로지텍이 '혁명'(Revolution) 이라고 이름 지은 것처럼 과연 혁명적인 부분이 있나 많은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이맘때 쯤에 발표했던 MX1000이 레이저 트래킹 기술로 보다 정밀한 마우스 동작에 촛점을 맞췄던 것에 반해 이번에 발표된 MX Revolution 및 VX Revolution 마우스는 디자인을 고려한다해도 휠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만한 차이점이 언뜻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의 휠이 장착된 마우스를 사용하다가 과거의 2버튼 마우스를 다시 사용하려고 하면 적응하기 쉽지 않은 것처럼 마우스에 있어서 휠은 더이상 무시하기 어려운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심지어 원 버튼 마우스만 고집했던 애플 컴퓨터 역시 마이티 마우스를 출시하면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도 볼 형태의 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 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로지텍이 이번에 출시한 MX Revolution 및 VX Revolution의 핵심 기능 역시 다른 부분도 아닌 휠이다. 물론 2.4GHz의 RF 무선 기술로 10M의 거리까지 동작하며, 레이저 엔진을 내장해 정밀한 트래킹을 보여준다는 점 역시 고가형 제품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휠이 바뀌었다고 해서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자.

 

MX Revolution과 VX Revolution의 디자인

MX Revolution과 VX Revolution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기존의 로지텍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인체공학적인 면을 더욱 강화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휠의 경우 특수 합금으로 만들어져 일반적인 마우스에서 볼 수 있는 우레탄 코팅 휠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측면을 살펴보면 MX Revolution에는 조그 휠이 있으며, VX Revolution에는 왼쪽 상단에 확대 축소 슬라이더가 있어 용도 면에서 살펴본다면 신형 휠과 데스크탑 및 노트북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혀 다른 컨셉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로지텍의 마우스 드라이버인 SetPoint 3.0.1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VX Revolution의 줌 슬라이더에는 문서 이동에 대한 기능을 지정할 수는 있으나 MX Revolution의 조그휠처럼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각 마우스의 하단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패드보다 더 부드러운 동작을 보장하는 울트라 스무스 글라이드가 부착되어 잇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X Revolution에는 내부에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있어 전용 거치대에 고정해 충전할 수 있도록 하단부에 홈이 파져 있는 부분과 충전을 위한 금속 핀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VX Revolution의 하단의 덮개를 열면 1개의 AA 배터리를 수납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뒷 부분에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전용 USB 리시버를 수납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MX Revolution과 VX Revolution의 하단부는 이외에도 레이저 엔진 주위의 스위치, 슬라이더 부분이 다르게 구성되어 있는데, MX Revolution의 경우 단순히 켜고 끄는 스위치만 있는 반면에 VX Revolution의 경우 휠의 동작 방식을 지정할 수 있는 슬라이더, 수납된 USB 리시버를 추출하는 버튼, 전원 버튼, 동작 상태를 알려주는 램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MICROGEAR라고 적혀 있는 휠의 동작 방식 지정을 위한 슬라이더는 일반적인 휠 마우스의 동작 방식인 클릭감이 있는 휠 동작 또는 반번 굴리면 계속 돌아가는 자유 스크롤 방식으로 지정이 가능하며, 중간쯤 되는 동작방식으로 지정할 수는 없다. 이러한 휠의 동작방식을 로지텍에서는 각각 클릭투클릭, 프리스크롤이라고 말하는데, MX Revolution은 이를 기계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전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MX Revolution과 VX Revolution의 구성품

MX Revolution과 VX Revolution의 구성품을 살펴보면 사진과 같다. MX Revolution의 경우 마우스 본체, 충전 및 거치대, 어댑터, USB 리시버, SetPoint 3.01 소프트웨어, 설명서가 있으며, VX Revolution은 마우스 본체, USB 리시버, 1개의 AA 배터리, SetPoint 3.01 소프트웨어, 설명서 등이 있다. MX Revolution의 경우, 충전 및 거치대가 리시버의 기능까지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USB 리시버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어 다소 거추장스러운 감이 있지만 USB 단자로부터 나오는 5V 500mA의 전력이 마우스를 충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VX Revolution의 경우, USB 리시버와 1개의 AA 배터리가 모두 마우스 본체에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제 노트북 사용자들이 휴대하기에 매우 편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X Revolution과 VX Revolution의 기능

마우스의 기능을 살펴보려면 그 마우스의 드라이버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MX Revolution 및 VX Revolution 모두 SetPoint 3.01 소프트웨어로 마우스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각각의 기능을 살펴보도록 하자.

SetPoint 3.01 소프트웨어의 첫 화면을 보면 각 버튼의 기능을 지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MX Revolution의 조그 휠의 경우 문서 이동으로 지정되어 있고, VX Revolution의 확대 축소 슬라이더는 각각 확대와 축소로 지정되어 있다. 각 버튼에 대한 지정 상태는 현재 사용중인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MS 오피스 제품군, 인터넷 익스플로어, Adobe 제품등이 미리 등록되어 있다. 혹시라도 로지텍의 최근 마우스를 사용해 보았다면 SetPoint 소프트웨어의 각 구성 상황을 쉽게 알 수 있을텐데, VX Revolution의 왼쪽 탭을 기준으로 각각 버튼 지정, 마우스 동작, 게임에 대한 설정, 확대 축소에 대한 기능, 휠, 배터리 사용시간을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이 중 휠 동작에 대한 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etPoint 소프트웨어의 휠 탭을 살펴보면 알 수 있겠지만 VX Revolution의 경우 마우스의 하단에서 수동으로 휠 동작 방법을 지정해주었던데 반해 MX Revolution은 소프트웨어적으로 휠 동작을 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 MX Revolution 및 VX Revolution에는 새로운 휠에 걸맞는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이 추가되어 있는데, iomania.co.kr등과 같이 커스텀 스크롤 바를 채용한 일부 사이트에서 휠로 스크롤이 되지 않는 버그가 있다. VX Revolution의 경우 인터넷 익스플로어에서 매우 부드러운 스크롤 허용이라는 탭을 꺼주면 사용에 문제가 없지만 처음부터 장점으로 내세웠던 부드러운 스크롤이라는 기능이 약간 퇴색되는 면이 있다. 특히 이 버그는 MX Revolution에서 더욱 심각한데, 자유회전 스크롤 상태로 전환되었을 때 일부 사이트에서 화면이 스크롤되지 않는 문제를 VX Revolution과 같이 해결할 방법이 없어 당분간은  수동으로 휠 상태를 전환해주며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문제에 관해 이미 로지텍 본사의 소프트웨어 개발팀과 이야기가 된 상황이며, 앞으로 출시될 SetPoint 소프트웨어에서 이 버그를 잡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MX Revolution과 VX Revolution을 사용해보니

MX Revolution과 VX Revolution을 약 보름간 사용해 본 결과 과연 로지텍에서 혁명이라고 할만큼 작업의 능률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로지텍에서 새롭게 채용한 마이크로기어 프리시전 휠의 경우, 프리 스크롤 모드로 지정했을 때 켄싱턴 익스퍼트 마우스의 볼을 굴리는 것처럼 묵직하지만 정확한 동작을 보여주었으며, 휠을 굴렸을 때 빠르게 스크롤 되는 화면을 통해 불필요하게 계속 휠을 긁었던 시절을 더이상 기억하기 싫어질 만큼 편리했다. 다른 방법으로 비유하자면 감도가 낮아 빨리 이동할 수 없는 트랙패드를 열심히 긁다가 마우스를 연결해서 사용하게 되는 정도의 편리함이라고 할 수 있다. 특시 2.4GHz의 RF 기술로 인해 꽤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동작이 자유로웠으며, 러버 그립은 더 없이 편리했다. 한편, MX Revolution의 조그휠로 각 윈도우를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은 이제 더이상 ALT-TAB 키를 누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상단의 인터넷 검색 버튼은 한 번에 검색 사이트를 열 수 있어 편리했다.

그러나, SetPoint 소프트웨어의 버그로 인해 일부 사이트에서 휠 사용이 불편한 점, 가끔씩 OS의 드라이버와 꼬여 Revolution 마우스 시리즈의 장점을 100% 발휘하기 어려운 점은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단점은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업데이트 될 SetPoint 소프트웨어를 생각한다면 곧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에 출시된 MX Revolution 및 VX Revolution 마우스는 레이저 엔진을 통한 정확한 컨트롤, 마이크로 기어 프리시전 휠의 채용으로 빠르게 스크롤할 수 있는 점, 그외 각종 부가 기능들로 인해 로지텍이 주장하는 것처럼 마우스의 사용에 있어 한 단계 혁신을 가져온 것이 분명하다. 로지텍은 매년 정기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해 작년에는 레이저엔진을, 그리고 올해엔 새로운 휠로 마우스의 사용환경을 개선해왔다. 과연 내년엔 어떤 기능으로 마우스 사용에 있어 혁신을 가져오게 될지 사뭇 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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