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사무실에서 이 넷북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http://blog.danawa.com/prod/?prod_c=744506&cate_c1=860&cate_c2=869&cate_c3=10588&cate_c4=0


이 제품인데 현재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어 윈도에서 사용하는 PC/AT 101키 호환 키보드/USB 키보드(종류1) 설정으로는

오른쪽 Alt가 한영,
오른쪽 Ctrl이 한자

인데, 저 키보드는 변태적(?)으로 왼쪽 Alt가 한자키로 인식되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아마 다른 키와 왼쪽 Alt 키를 누르면 원래대로 왼쪽 Alt로 인식되게 하고

한 번 누르면 한자 키로 처리되게끔 하는

자체 드라이버나 후킹 툴을 깔지 않았나 짐작해 봅니다.

(시간이 나면 그 넷북을 사용하시는 팀장님이 휴가에서 돌아오시면 한 번 허락을 받고 조사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리뷰로 올리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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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그 넷북 키 배열이 독특한 게 한둘이 아니더라구요.

1. 시프트가 다른 일반 문자키 정도로 너무 작습니다. 대만에서는 별 문제 없겠지만(대부분의 중국어 IME가 시프트와 동시 입력하는 문자를 따로 배치하지 않음. 그리고 중국어 이외에 영문 입력의 경우도 대개 시프트는 대소문자 구분하는 역할밖에 안 하므로 큰 문제가 없음. 대소문자는 사실 같은 문자의 변종에 불과하니까, 공문서 외에는 사실 대소문자 구분 잘 안 함), 한국인들에게는 아주 불편한 디자인입니다(시프트 누르고 입력한 글씨와 안 그런 글씨는 대소문자 같은 게 아니고 아예 다른 문자이므로 시프트 꼭 필요).

2. 일자형 엔터키를 채용. 이건 이미 한국의 많은 노트북에서 채용 중.

3. 일자형 엔터키를 채용하면 대개 엔터와 백스페이스 사이에 \ |(29번 키: http://www.kbdmania.net/xe/1720182 참고)가 오는 게 일반적인데, 그 넷북은 변태적으로 그 자리에 = +(13번 키)를 배치했습니다.

4. 백스페이스 왼쪽엔 \ |(29번 키)나 = +(13번 키)가 아니라 - _(12번 키)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5. 그럼 \ |(29번 키)는 대체 어디로 갔느냐? 왼쪽 시프트(44번 키)와 Z(46번 키) 사이에 있습니다. 마치 국제 키보드와 브라질 키보드(이것도 http://www.kbdmania.net/xe/1720182 참고)에 있는 45번 키 같습니다. 근데 실제로는 호환을 위해 아마 45번 키 키코드를 낼 것 같지는 않고, 물리적으로만 29번 키를 그 자리로 옮겨 놓은 것이리라 짐작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넷북 키보드의 29번 키 위치가 물리적으로는 영국 쿼티 배열(http://en.wikipedia.org/wiki/File:KB_United_Kingdom.svg 참고)의 | \ 위치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영국에서 사용 중인 변형 쿼티는 45번 키에 | \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 넷북의 | \ 키의 스캔코드는 영국 표준 자판의 | \ 키와 스캔코드는 다를지라도, 물리적 위치는 동일한 셈입니다.

6. / ?(55번 키)와 오른쪽 시프트(57번 키) 사이에 화살표 ↑가 끼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모양은

/↑Shift
←↓→

형태입니다. 안 그래도 시프트 키가 짧아서 쓰기 곤란한데, 화살표 키까지 끼여있어 오타 위험이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