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글에서(링크) 보여드린 잘못된 윤활제 사용으로 러버돔이 변형된 키보드입니다. 가능한 기존 러버돔을 살리고 측면만 늘어진 것들은 잘라내고 하다보니 다행히 스태빌라이저 적용된 키들 5개를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살릴 수 있었습니다.  


IMG_0973.jpg


위 처럼 잘라내야 하는데 ㄷ 모양으로 따는게 꽤나 귀찮습니다. 흰둥이친구님이 말씀하신 수월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지요. 사용한 러버돔은 나프 55g 인데 확실히 토프레와는 다른 방향이라고 느낍니다. 일반적으로 타이핑 시에 많이 느끼는 감상들이 나프 55g는 토프레 45g~50g 중간쯤 어디라는 평인데 러버돔 차원에서 눌러보니 동일한 감상입니다. 이 처럼 스태빌 적용 키들 대응에는 괜찮은데 문자열에 쓰기에는 좀 웃기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질감으로 스태빌 키들에서는 키의 무게와 스태빌이라는 특별함으로 인해 체감이 잘 되지 않지만 문자열 키들에서는 토프레에서 나프 느낌이 나고 심지어 나프의 다소 경박한 소리까지 체감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약 이번 건처럼 스태빌 키만 적용하는게 아니라 문자열 전반을 다루어야 한다면 배치를 잘 고민해야만 하겠더군요. 대략 1차 스태빌, 2차 모드키 순으로 희생시켜 토프레 러버돔은 문자열에 몰아주는 전략으로 말입니다.




- 실제 조립후 타이핑 감을 전달하기 위해 간단히 타이핑 테스트 영상을 찍어보았습니다. -

슬라이더 차원까지 전체 다 분해, 전체 탈지, 방청제로 보강판 녹 청소, 탈지가 되었으니 복원을 위해 순정에 가까운 최소한의 윤활(슬라이더가 아닌 스위치 본체 마찰면을 크톡 103를 세필 붓으로 미세하게 돌려주는 느낌으로 진행, 스태빌도 크톡 103으로 가볍게 붓칠하는 느낌으로 진행) 등의 과정을 거쳤고 슬라이더 뻑뻑함 등을 조율하기 위해서 5번 뜯었다가 재조립했습니다. 그러니 토프레 정비할 때 느끼는 감정은 다시금 뇌리에 각인되어 버렸지요. '지겨운 나사들...'. 가능한 순정 소리를 복원하려고 했는데 아쉬운 감은 있지만 이 정도에서 만족해야 겠습니다. 뜯기 싫어서 말이지요. 아휴...

다음 휴가 중의 목표는 이제 게이트론 청축의 체리 1800 완성입니다. 어제는 나사, 오늘은 납땜이군요. 푸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