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코 무접점 K985P V2를 구매했습니다.

여러 악플과 좋지 않은 소문에 구입을 망설였지만,

여러 타건 영상들을 보고 이 정도면 살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점심 시간에 택시까지 잡아타고 용산에 가서 구매했습니다.


온라인으로 구매했다면 15만으로 끝날 것을 오프라인에서 카드로 결재하니 16.2만이 되어 버렸네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빨리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실 제대로 쓰려면 회사에서 써야 하기 때문에,

그냥 결재해버렸습니다.


선인상가의 그냥 처음 보이는 키보드 가게에서말이죠.

다른 분들은 이런 식의 구매는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일단 LED도 처음이고, 따로 프로그램을 깔아서 설정하는 류의 키보드도 처음입니다.

미디어 키가 있는 기계식도 처음이고, 비키 스타일도 처음이지요.

노뿌 무접점도 처음이고, 이래 저래 처음이 많습니다.


일단 반나절 사용한 지금 느낌은, 만족입니다.

서걱서걱하는 소리가 거슬린다는 평이 상당히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소름 돋는 서걱임이 아니라 부드러운 서걱임이라서 느낌이 좋았습니다.


마제식 스태빌을 사용하였다고 하지만 백스페이스나 스페이스바의 소리도

생각보다 훨씬 얌전했습니다.


키캡의 감촉도 부들부들하니 재미있는 느낌이네요.


키감은 같은 45G 균등임에도 기 사용 중인 리얼포스 EK와 달랐습니다.

스위치 브랜드가 다르니 당연한 거겠지요.

압력은 어느쪽이냐 하면 대부분의 의견과 다르게 리얼포스쪽이 약하다고 느꼈습니다.

리얼포스는 손가락을 올려 놓으면 모르는 사이에 키가 눌리는 경험이 많았는데,

앱코는 현재까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지요.

우선 키캡의 글꼴이 너무, 유치한 것이 흠입니다.

빛을 투과시키기 위해 글꼴을 큼지막하게 하고, 되도록 틈을 만들어야 했겠지만,

언뜻 보면 home키의 경우 Hom인지 Hum인지 혼동할 정도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렴해 보입니다.

최저가 15만원이면 레오폴드 900R이나 마제스터치2와 비슷한 가격대인데,

적당한 가격의 입력장치라기보다는 아이들 장난감에 더 가까운 인상을 주네요.

화이트를 구매했습니다만, 블랙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 블랙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키감도 좋고, 타건 소리도 많이들 말씀하시는 포각포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쾌하면서도 너무 가볍지만도 않은 기분 좋은 소리를 들려주어서 타이핑이 재미있어지는 좋은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회사에서 사용 중인 키보드는 4개가 되었네요.

큰형님 FC900R 갈축을 시작으로 리얼포스 EK, 하쿠아 핑크축에 이어 막내 앱코가 데뷔했습니다.

길게는 반나절, 짧게는 몇 십분에 한 번씩 키보드를 바꿔끼며 사용 중이라 

사무실 책상 위 그리고 책장 위는 키보드가 널려 있는 상황입니다.


회사에서 여러개 돌려 사용하시는 다른 분들은 키보드 수납을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박스에 넣어서 보관하면 다시 꺼내는 것이 번거로워서 2단 모니터 받침대를 사서 사무실 책상 양쪽에

수납 공간을 마련할까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더 좋은 아이디어는 없을까요?


이제 다음 타깃은 하이프로 아니면 마제 갈축인데,

저 둘로 키보드 구매가 멈추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여러 종류의 키보드를 경험하는 것은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