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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전설에 가까운 키캡이며 키보딩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싶은 승화키캡, 그 중에서 키릴 키캡만큼이나 소장의 가치를 자극하는 Peacock 승화 키캡이다. 필자의 아내의 말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여보, 이 키캡이 000짜린데 당신 같으면 이 키캡을 실사하겠어? 아니면 보관하겠어?"

"실사..."
"왜?"

"아무리 비싸도 그래봤자 키캡이야... 안쓰면 무엇할려고 가지고 있어..."


맞는 말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 키캡이 비싸던 그렇지 않던 그냥 키캡일 뿐이다. 그리서 필자는 이 것을 실사하고 있다. 실사를 한다고 해도 닳아 없이질(?) 것도 아니며 되려 두꺼운 이색사출 키캡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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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 만큼이나 낡은 박스에 고요히 자신의 자태를 뽑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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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되어버린 공작, 필자가 생각해도 공작승화 키캡보단 닭승화 키캡이 훨씬 더 정감이 가는 부분이다. 이 키보드는 MY스위치를 사용하는 독어 배열의 키보드이다. MY 스위치에 대해서는 필자가 2-3번의 리뷰를 통해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오늘은 주요 관심사인 키캡에 대한 이야기로 리뷰를 할 예정이다.


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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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어 배열의 스탠다드한 모습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Peacock(그러고 보니 닭이긴 하네요. cock) 로고가 디자인적인 요소로 본다면 참 아름다운 느낌의 키보드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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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스컬쳐2가 적용된 옆모습이다. 맨 밑에 열의 키캡은 전형적인 체리원키리스의 느낌인 힙업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며 색상은 화이트 투톤 같아보이지만 전반적으로 푸른 빛이 들어간 실버 투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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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스탠다드 키보드의 전형적인 높낮이 다리의 모습이며, 요즘 출시되는 3000 개열보다 훨씬 튼튼하고 강한 것을 제외한다면 크게 특징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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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넘버와 제작연도 그리고 통일감있게 흑백 로고가 뒤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실제로 보면 단아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뭐 키보드 뒤를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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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토글을 시키는 스위치가 있다. 아마도 이 키보드를 실사할 유저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다고 외형의 모습은 여기서 줄이도록 한다.

왜냐면 우리가 궁금한 것은 이 키보드의 키캡이기 때문이다. 


키캡

승화키캡이란? 

사실 필자가 승화키캡이라고 해서 승화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은 크게 없다. 정확하게는 PBT 키캡의 특징인 것이다. 그러나 PBT라는 것이 열을 가하게 되면 조금 미끌(?)거리는 느낌이 강해지고 그로 인해서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무척이나 부드럽고 Dry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물론 여기서 키탑에 각인이 되었나 무늬가 있다면 그 느낌은 달라지겠지만 보통 체리 키캡의 경우에는 키탑에 다양한 각인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표현해본다. 

그렇다면 얇은 레이져 키캡도 PBT인데 그 것과 느낌이 같은가? 라는 질문에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90% 이상은 유사하다 다만 레이져 키캡의 경우에는 키탑에 레이져 각인으로 인해서 까끌한 느낌이 좀 강하고 얇은 느낌으로 인해서 키스트록이 다소 무거워지는 것은 있다. 


그럼 왜 닭승화인가? 

그 것은 독어 배열임에도 불구하고 영문 배열의 이중 각인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각인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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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키의 부부을 보면 아래 파란색(정말 짙은 하늘색이 너무 이쁨)부분은 영문에 해당하는 각인이고 키탑의 부분은 독어 배열 각인다. 이렇게 본다면 크게 특징이 안보이지만 아래 사진을 보면 진정한 닭승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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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어 배열이 사랑 받지 못했던 특수키 부분의 각인이다. 한곳에 몰려있는 저 느낌은 정신없는 느낌이 아닌 무척이나 "있어보이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키캡이라는 것은 그냥 키캡일 뿐이지만 이렇게 생긴 키캡은 최소한 사용자에게는 프라이드(?)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아무나 쓸 수 없는 키캡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면서 누가 봐도 특이함을 가진 키캡을 "내"가 사용하는 프라이드(?) 같은 느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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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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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승화, 두꺼운 이색, 얇은 PBT 레이져 키캡이다. 확실히 색상이 푸른 색을 띄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각인도 검은 색이 아니라 아주 짙은 남색의 느낌이 강하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이지 투톤이 아닌 실버 투톤의 느낌이다.  반면 얇은 레이져 각인은 마치 핀이 나간 것처럼 흐릿한 각인을 가지고 있다.(혹시 이 각인을 찥게 하고 싶은 필자의 팁앤 테크에 보면 그 방법이 기술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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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각인의 선명도는 이색 사출을 따라갈 키캡은 없다. 그러나 이색사출은 ABS키캡으로 사용을 하면서 번들거림에 대한 공포감(?)은 존재하며 점점 더 무뎌지는 느낌에 대해서 경계를 안할 수 없다. (필자의 와이프 말에 의하면 키캡은 키캡일 뿐인데... )

그러나 승화 키캡의 경우에는 경도가 ABS보다 강하기 때문에 번들거림과 무뎌지는 것에 대해서는 훨씬 자유로운 편이다. 게다가 선예도가 높은 각인과 두껴운 키캡의 느낌은 손끝의 즐거움을 주는 키캡인 것이다.(물론 이 키캡을 자유롭게 그리고 싸게 구할 수 있었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게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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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서 보니 색상과 두께의 차이가 한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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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승화는 이렇게 생겼다. 하지만 "ㄱ"자 엔터와 짧은 왼쪽 시프트 키,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역슬러시로 인해서 온전하게 사용하기란 쉽지 않은 키캡이다. 보통 RGB키캡과 같이 사용하고 엔터키와 역슬래시는 다른 키캡에서 가져와야하는 큰 단점을 가진 키캡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색을 맞추기 또한 쉽지 않은 도돔바의 키캡이지만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비록 도돔바라도 기분은 최고라는 것이다. 


비록 키캡은 키캡일 뿐이지만 실로 아름다운 키캡인 것은 사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자주한다. "나쁜 렌즈는 없다."... 이 말은 사진을 담는 것은 작가의 마음이고 렌즈는 그져 핑계일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키캡도 나쁜 키캡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주 좋은 키캡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도 모든 키캡에서 특징을 찾아서 "좋다"라고 말하는 편이지만 닭승화의 키캡이 두꺼운 이색이나 다른 키캡과 별반 차이가 없다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겠다. 게다가 지난 몇주간 실사를 해본 결과...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키캡들을 쉽게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원하면 공작대신 닭이 되어버린 승화 키캡의 리뷰를 여기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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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eloper, PhotoGrapher and Fortune-te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