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회원님들께서 이곳에 올려두는 곳이 유용할 듯 하다고 권하셔서 자게에 올렸던 글을 옮겨왔습니다. 중복 글에 대한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좋은 분에게 좋은 가격으로 660C를 하나 들였습니다. 마침 변태적 욕구가 타올라 필요하던 참이라 딱 적당했지요. 그런데 막상 키보드를 받고 보니 조금 이상합니다. 그래서 뜯었습니다. 어차피 뜯을 목적으로 산 것이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결과...


- 잘못된 스태빌의 윤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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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B까지 오염 그리고 러버돔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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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버돔의 처참한 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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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유의 직격탄을 맞은 스태빌이 적용된 키들의 러버돔은 완전히 일그러지고 심지어 겹쳐져 고무 키보드 느낌으로 변했고 그 주위 러버돔들 역시 조금씩 늘어지는 등 영향을 받아 키감이 변해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키보드를 판매하신 분은 이게 윤활되어 있었는지 키감이 이상한 것인지 여부도 모르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심지어 무접점에 대해서 적잖이 실망하고 계셨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종종 무책임하게도 자신의 키보드도 아닌 것을 어설프게 윤활해주겠다며 건드리는 경우를 보는데 제가 구입한 제품도 비슷한 과정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이 수준의 상태면 탈지 과정을 전체적으로 거칠 수 밖에 없습니다. 단지 스태빌 스위치만 뽑아서 청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러버돔, 개별 슬라이더 구조물, 스프링, PCB 전체적으로 다 손봐야 하는데다 윤활유들이 방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또한 탈지를 아무리 한다고 해도 유분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PCB가 받치며 수십개의 나사로 조이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보강판에서 슬라이더가 분리되는 순간 슬라이더 측면 돌기가 미세하게 깨지기에 어찌어찌 잘 정비된다 해도 처음과 같아질 수는 없습니다. 물론 가장 큰 난관은 러버돔 입니다. 토프레는 러버돔을 별매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변형된 러버돔을 가위질해서 푸석한 상태로 쓰거나 가뭄에 콩 나듯 부품용으로 나오는 키보드나 추출된 러버돔을 구해야만 합니다. 



- 그러니... 제발... 


러버돔에 대한 윤활제의 영향에 대해서는 꽤나 자주 언급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막연히 '윤활이 좋다던데' 등의 간단한 생각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적잖은 것 같습니다. 부디 무접점 윤활은 반드시 심사숙고 하시기를 바라고 솔직히 개인적으로 무접점은 그냥 쓰시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어차피 무접점은 아무리 비싸도 키감은 변하며 기계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숙성되게 됩니다. 단적인 예로 2~3년 쓴 동일 모델의 토프레 계열 키보드를 놓고 보면 키감과 소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즉 자연적으로 익어가며 소모되는 것이 무접점이라 정성에 따른 희열이나 재미는 찰나에 머물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불어 중고 거래시 기계식의 경우 무리한 사용으로 인한 키감 죽음(클릭), 잘못된 윤활에 의한 이도 저도 아닌 스위치(윤활된 클릭, 넌클릭) 등이 문제이고 무접점은 슬라이더나 스태빌 윤활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키보드는 적당한 튜닝을 거친 것이겠지만 역설적으로 중고 거래시 가장 최적은 실은 아무런 튜닝이 되어있지 않은 것일 겁니다. 저 같은 변태야 '오호~ 이거 도전할만한데~' 라며 전투 의지를 불태우지만 일상용이라면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거래하실 때 이런 튜닝 요소에 대해서 서로 충분히 알리고 조율하기를 조심스럽게 권해봅니다. 



- 힌둥이친구님의 추가 첨언 - 저소음 밴딩(오링 작업)도 주의하세요~!!!


저소음화 작업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은데 간과되고 있다는 말씀을 주셔서 첨언으로 더합니다.



밴딩작업(?)은 신중히 결정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소음 슬라이더가 아닌 일반 슬라이더에 밴딩하면...러버돔이 미세하게 나마 눌린 상태로 있게 되어 변형이 빨리 오거던요. - 흰둥이친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