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기계식 키보드 잠깐 살펴보기 PART I - 원조 해피해킹 탐구생활 및 비하인드 스토리

 

해피해킹 키보드는 1996 12 Happy Hacking Keyboard로 출시된 하이엔드 키보드계의 아이콘 같은 존재입니다. 초기 출시 시기까지 감안하면 15년 동안 해피해킹이라는 브랜드가 통용된 셈이니 나름 전통 있는 키보드 시리즈라 할 수 있습니다.

 

초기 멤브레인 방식으로 출시되었던 해피해킹 키보드는 2001 3월 출시 후 지금 까지도 같은 디자인 및 성능을 유지하고 있는 해피해킹 Lite 2 2006년 출시된 정전 용량 방식의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2를 축으로 아직도 국내 외를 막론하고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6 10월 기념 모델인 HG 모델이나 커서키를 해피해킹 프로 시리즈에 커서키를 올리기 위해 레이아웃을 대폭 수정했던 2008 11년 출시된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JP가 있습니다만 이 두 제품은 아주 특별한 제품이거나 해피해킹의 컨셉을 다소 어긋나게한 제품이므로 큰 의미는 없을 듯 싶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해피해킹 시리즈 (프로페셔널 버전을 중심)으로 생각한 장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커서키와 펑션키를 제거한 특유의 5열 레이아웃을 구현, 여타 키보드에 비해 손의 움직임을 최소한 한 점

둘째, DIP 스위치 적용으로 멀티 운영체제과 기타 FN, 메타키, 기능키 사용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려한 점

셋째, 초기의 개발 개념과 같이 Unix나 리눅스 환경에서 최적화된 레이아웃

넷째, 소형, 경량이며, Mini USB 케이블을 사용하여 키보드를 가지고 이동하기가 간편한 점

다섯째, OEM 업체인 토프레사의 정전용량 방식 도입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매력있는 키감을 보유한 점

 

위 다섯 가지 장점을 하나 하나씩 풀어보기로 하죠.

 

세상에 전혀 새로운 것은 없다고 펑션키와 커서키와 없었던 키보드는 해피해킹 프로페셔널이 최초가 아닙니다. 매킨토시 첫 모델인 맥 512는 이미 25년 전에 커서키와 펑션키가 없는 키보드를 사용했습니다. 사실 이 경우는 잡스가 마우스가 있기 때문에 커서키와 펑션키가 없다는 나름 의식있는 (한편으로 말도 안되는) 생각에서 이와 같은 키보드가 채용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잡스의 퇴진 후 출시된 매킨토시 II나 매킨토시 SE와 같은 기종에서는 펑션키와 커서키가 키보드에 다시 추가 하게 됩니다.

 

그림 1. 매킨토시 512 사진

 

original-mac-keyboard.jpg  

 

잡스는 98년 애플 복귀 이후에도 한동안 펑션키를 무진장 싫어했다고 하는데 뭐 이전같이 무모하지는 않아 다행히도 펑션키와 커서키를 포함한 키보드가 데스크탑 및 노트북에 채용되고 있습니다. ^^;

 

해피해킹 키보드가 의미가 있는 점은 첫 매킨토시 키보드와 같이 펑션키와 커서키가 제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FN키가 일반 키의 조합으로 PC, 유닉스 혹은 리눅스, 매킨토시 풀 키보드의 거의 모든 기능을 이 작은 키보드에서 재현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작은 키보드에서 편집기나 커서키 쪽으로 손의 이동 없이 모든 키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은 큰 매력입니다. 물론 이러한 장점이 한편으로는 키보드의 접근성을 떨어드렸습니다. 더 자세한 부분은 해피해킹 프로 키보드 단점 부분에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DIP 스위치 부분을 살펴보면 사실 HHK 모드나 Lite 모드, Macinotosh 모드 전환 부분은 몇몇 개의 키 변경 부분만 있으므로 주목할 부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림 2. 해피해킹 HHK(PC) 모드

 

HHK_mode(PC).gif

 

그림 3. 해피해킹 Lite(PC) 모드

 

Lite_mode(PC).gif

 

그림 4. 해피해킹 매킨토시 모드

 

Mac_mode.gif

 

다만, DIP 스위치를 통해 META ALT키의 전환 혹은 좌측 ALT키를 FN키로 만들게 한 부분은 해피해킹 키보드의 독창적인 부분으로 참으로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합니다.

  

그림 5. 해피해킹 프로 DIP 스위치 설정 라벨

 

dip_switch 설정.jpg

 

해피해킹 자체가 유닉스 사용자를 위해 출시되었다는 것은 해피해킹 키보드에 관심 있는 유저라면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눅스나 유닉스 환경을 사용하고 있지 않아 정확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콘솔 환경이나 vi와 같은 에디터를 사용하게 되면 윈도우나 맥에서 사용할 때와 달리 커서키를 사용하지 않고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일본 혹은 미국에서도 유닉스나 리눅스 환경을 쓰지 않은 사람들은 그다지 많이 않기에 해피해킹 키보드를 판매하는 PFU에서는 이미 프로페셔널 제품 출시 전에 윈도우에서 사용이 가능한 (커서키를 기본으로 포함하고 있는) 라이트 2 버전을 출시했었고 또 다소 무리수로 보이는 커서키를 탑재한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JP 버전을 2008년에 출시하기에 이릅니다.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키보드는 가로 29.4 센치, 세로 11센치, 무게는 530g(케이블 제외)에 지나지 않습니다. 뭐 요즘 미니 키보드야 작고 가벼운 것들이 많이 나와 왠만한 미니 키보드면 가지고 이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만 해피해킹 키보드가 주로 프로그래머들에게 선택되는 작업 도구라고 생각한다면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USB 미니 케이블 등을 통하여 직장과 집을 오갈 수 있게 경량화 한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키감이야 그 핵심은 OEM 제조를 한 토프레의 정전용량기술에 의한 것이긴 하겠습니다만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2의 키감은 토프레의 리얼포스와는 또 다른 도각거리면서 점점 타이핑 하고 싶은 마성(?)의 키감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정전용량 방식이 아니었다면 해피해킹 프로페셔널의 명성은 지금까지 유지되기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해피해킹의 주요 장점들을 살펴보았는데 장점이 강한 만큼 단점도 눈에 뜨입니다. 그 부분을 간단히 정리해보기로 하죠.

 

첫째는, 접근성이 어려운 극악의 레이아웃입니다. 특히나 편집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커서키 부재는 치명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이러한 이유로 정상적인 경우라면 해피해킹 프로페셔널로 커서키를 사용하는 아케이드 게임은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측 쉬프트 옆에 펑션키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우측 손가락으로 쉬프트 왼쪽의 커서키 영역을 누르는 것이 일반적이라 생각됩니다만 어떤 자세를 취해도 힘이 약한 오른쪽 새끼 손가락은 혹사하게 됩니다. 한손으로 키 조합을 구현하여 커서키로 사용하는 부분은 큰 장점입니다만 그 만큼 신체는 혹사하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FN와 일반 키들을 조합하여 구현되는 특수키 배열은 유닉스나 리눅스 환경에서는 이상적으로 보입니다만 상대적으로 훨씬 사용자가 많은 맥이나 PC에서의 FN+일반키 조합 자체의 배열이 합리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향 후 해피해킹 개념을 따른 후속 키보드 들에서는 다른 배열로 구현되게 됩니다. (특히 이 부분은 좌측의 하단의 메타키나 ALT키를 FN키로 설정하고 양손을 사용하여 컴퓨터를 조작하고자 할 때 여실히 느끼게 됩니다)

 

골수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사용자에게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라 생각하지만 제 생각에 가장 이상적인 키보드 배열 중의 하나는 해피해킹 라이트 2의 키 배열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다소 평범한 키감으로 프로페셔널 버전 만큼의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작은 크기와 커서키를 탑재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큰 매력입니다.

 

그림 6. 해피해킹 라이트2의 배열 사진

 

lite2_us_layout.gif 

 

lite2_us_top.jpg

 

두 번째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가격입니다. 정정용량 키보드가 상대적으로 고가인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만 보급형인 라이트 버전과 고가형인 프로페셔널 버전에서의 중간을 받쳐줄만한 적당한 가격의 적당의 중급형 키보드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부분이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출시 후 몇 년 후에 다양한 방식으로 해피해킹과 비슷한 컨셉의 기계식 키보드가 출시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다음 단계로 갈 차례입니다.

 

해피해킹 키보드가 출시되고 이에 감명을 받거나 영감을 받아 일부에서는 이와 비슷한 자작품을 시도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Miniguru라는 해피해킹 컨셉의 키보드가 2009년 말 인터넷으로 공개되어 키보드매니아들의 많은 관심을 끌게 됩니다.

 

그림 7. MiniGuru 키보드 사진

 

mini_guru_keyboard.jpg

 

이 키보드에 주목할 점은 세가지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첫째, 해피해킹과 유사한 컨셉의 키보드를 기계식 스위치로 구현한 것이고

둘째, FN+일반 키 조합 배열에서는 최대한으로 맥이나 PC 사용자에게 맞추어 배열을 조정했으며 별도의 S/W를 사용하여 조합키의 레이아웃을 풀 커스터 마이징 가능하게 한 점

셋째, 디자인 상으로는 메탈 케이스를 하단 면에만 장착하고 씽크패드와 같이 트랙포인트를 키보드에 탑재했다는 부분입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신선했습니다만 오랜 기간 지나지 않아 여러 사정으로 출시 자체가 취소 되었습니다. 물론 작년 말 쯤에 다시 소량 출시는 가능하다는 개발자의 언급이 있었지만 제품 자체의 전체적인 컨셉이 단순하지만은 않아 실제 제품이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지 없을 지는 미지수 입니다.

 

그림 8. MiniGuru 키보드의 레이아웃

 

 mini_guru_layout.jpg

 

MiniGuru 컨셉 공개 후 국내에서도 이에 영향을 받아 두 세 종류의 해피해킹 컨셉의 키보드가 부품 혹은 키트 단위로 소개된 것 같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대만에 있는 지인이 HHK 컨셉의 키보드를 이야기한 것이 작년 3월 쯤이었습니다. 컴퓨텍스 근처의 5, 6월에는 목업 워킹 샘플을 구경할 수 있었으며 몇몇 해외 동호회에서도 관련 사진이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을쯤에는 실제 목업 워킹 샘플을 수령하여 잠깐 작동 상황을 살펴보았고 작년 12월쯤 최종 양산 샘플이 나왔다고 했는데 1월 설 전에 결국 최종 양산 샘플을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제품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OEM 출시가 처음 되는 중국에서는 Poker X라는 다소 아스트랄한 네이밍이었습니다. 여타 제품과 같이 내부적으로는 내부 코드명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제품이 다른 나라에 수출되면 공통적으로 혹은 각 나라에 맞는 이름 명이 붙여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부 끄~읏, 이부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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