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마사무네의 디자인이 아니지만... 공각기동대 마우스의 팬심에 질러버렸다고 얼마 전 자게에 글을 남겼었습니다.

이후 뻥샵의 예약공동구매 보고도 일본 구매대행을 차마 취소하지 못 하고
(누님께서 저팬다나가에서 함께 주문했는데 이미 현지 배송은 끝난 상황...)
때문에 고장이 나도 AS가 불가하지만...ㅡoㅡ;
회사에서 어제 받아서 오늘까지 이틀 사용한 사용기입니다.

지금껏 공각기동대 마우스만 3년을 넘게 사용해 왔습니다. 지금도 집에서 쓰고 있구요.
제게는 딱 맞는 마우스입니다.

ShiroMasamune_mouse01.jpg ShiroMasamune_mouse02.jpg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마우스 디자인의 조건... (서론이 길어서 죄송;)
0. 들기 편하도록 '/' 이런 각도의 오른쪽 단면과 반대 각도의 왼쪽 단면
1. 왼쪽 클릭버튼 보다 더 긴 오른쪽 클릭버튼
2. 커다란 휠
3. 위 사항과 센서가 조화하여 '한 번의 조작으로' 원하는 위치에 커서를 위치시킬 수 있는 성능


하지만 일본에서 물 건너올 스코프 노드를 기다리며 우려하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포인팅, 그립감, 클릭, 휠조작에서 모두 불편함이 있습니다.

포인팅 - 1600dpi라서 그런지 몰라도 커서 움직임이 상당히 빠르구요. (처음 써보는 1600dpi) 센서 위치가 달라서 포인팅 조작을 좀 다르게 하셔야 합니다. 즉 원하는 곳에 마우스 커서를 '한 번에' 가져다 놓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해피해킹 키보드 일주일 안 되어 적응했는데 이건... 아직 일단 어떻게 잡을지를 고민 중입니다.
SN_090512_003.jpg

그립감 - 기존 마우스에서 엄지를 좀 더 벌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문제는 오른쪽 세로 단면이 '/' 이 각도가 아니라 ')' 이렇게 생겨서 저처럼 마우스를 살짝 들면서 쓰시는 분은 좀 힘듭니다. 들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무게가 로ㅇ텍 MX 레볼루션보다 무거운 느낌입니다. 그림의 아랫쪽에 보이는 어긋난 경사면 덕에 그나마 좀 낫지만 약지에 닿는 경사면이 좀 날카롭게 느껴집니다.
SN_090512_004.jpg

클릭 - 클릭감은 좋은데 버튼 모양에 개인적으로 상당히 불만입니다. 사람 손가락은 가운데 손가락(중지)가 더 긴데 왜 마우스들은 대부분 왼쪽 클릭버튼이 더 길고 넓은 건지... 이해불가입니다. 많이 쓰는 버튼이라서 넓고 길면 좋을지... 전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왼쪽 클릭버튼이 너무 넓은 덕에 휠이 오른쪽으로 치우치고 말았습니다.
SN_090512_002.jpg

휠조작 - 휠이 보통 위치보다 마우스 앞쪽으로 그리고 중심에서 오른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검지로 휠을 굴리려면 중지에 닿을 만큼 검지를 옮겨야 합니다. 휠이 움직이는 각도 '|'와 검지를 오무리고 펴는 각도 '/'가 달라서 조작할 때 거부감이 듭니다. 휠조작을 중지로, 오른쪽 버튼을 약지로 바꿔서 조작해보니 오른팔 전체가 쾌적합니다..; 추가적으로 휠버튼 누르기가 엄청 힘듭니다.
 SN_090512_005.jpg


실망감에 적다 보니 아주 안 좋은 마우스가 되버렸는데 장점도 많습니다.
검은 키보드와 함께 놓으시면 뽀대가 아주 그만입니다.ㅎㅎ
휠이 크고 안 미끄러워서 스크롤 자체의 느낌은 굉장히 좋습니다.
그리고 빠르면서도 커서 움직임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바닥에 스케이터가 김연아 선수 신는 스케이트... 퍽;)
SN_090512_006.jpg

이거랑 공각기동대 마우스 새 거랑(구매 당시 1.2만원) 바꾸자고 하면 당장 바꾸겠습니다 (반 진심;;)

불편하다고 지적했던 부분 중 포인팅은 제품 기본 컨셉이라서 단점으로 보기에는 무리일 수 있습니다.
제품 자체의 퀄러티도 가격만큼 뛰어난 편이구요.
포인팅, 그립감, 조작감에 적응하시면 꽤 괜찮은 마우스일 듯 합니다.
어느 분께는 해피해킹키보드가 도저히 못 쓸 물건이지만, 적응한 사람에게는 최고의 배열인 것처럼 말이죠.ㅋ

이상 잠깐 사용기였습니다.
첨에는 너무 불편해서 다른 마우스로 다시 바꾸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나름 괜찮습니다.
더욱이 이거 쓰기 전에 MS 베이직 옵티컬 썼었는데, 다시 그거 쓰려고 하니 포인팅이 안 됩니다 -_-;;
세벌식 다 외우고나서 두벌식 처음 칠 때처럼ㅎㅎ

2시간 정도 사용했을 때 30점 주고 싶었지만, 사용하다보니 저 점수가 됐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회사에서 핸폰으로 형광등 밑에서 찍으니 사진이 붉은 게 있네요. 사실 저것도 모두 김프로 나름 색보정한 거라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렇습니다. 뻥샵에 썼던 글에 살을 좀 붙였습니다;;
 구매 희망하시는 분께 참고가 되길 바라며, 더위 조심하세요~!

키보드는 피아노, 마우스는 바이올린, 내 휘파람은 오보에.

FPU HHKB Professional 2 + 오링 x 2 백무각, 먹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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