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일본의 '건인' 사이트의 IT씨가 작성한 칼럼입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웃어넘기기 힘드리만치 공감할만한 구석이 적잖게 있더군요.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인터넷 경매 참가는 신중하게!>>

- 속는 일이 적지 않다

'키보드 촌평'에서 IBM 키보드의 주요 입수처로 야후 옥션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야후 옥션은 일본 최대의 인터넷 경매 사이트답게 키보드 품목만도 수백건 이상에 달합니다. 2001년 6월부터는 본인 인증 제도가 도입된 덕분에 사기 당할 염려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험도가 높은 편입니다.
야후 옥션에서는 참가자의 ‘평가’ 항목 이력이 공개됩니다. 이걸 훑어보면 낙찰자가 잠적해 버린다거나, 판매자가 낙찰자에게 연락하지 않는다거나, 제품 고장이나 교환을 둘러싸고 싸움이 일어나는 등, 별의별 사건 사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개중에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사례도 포함되어 있죠.
낙찰자가 잠적한 경우는 단순히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서 그렇겠죠. 헌데 판매자나 입찰자에게 충분한 사전 지식이 없는 탓에 예상치도 못한 진흙탕 싸움이 일어나는 불행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옥션 경매품의 설명 중에는 ‘5576-C01은 A01에 트랙포인트를 붙인 것입니다’ 라는 등, 잘못된 사례가 적잖게 눈에 띕니다. 이런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고 낙찰 받은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생길지 걱정될 따름입니다.

- 상품지식의 부족

또한 제품의 상태를 한마디로 단정짓는 바람에 문제가 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상태 최상’이란 자신만만한 코멘트가 붙은 키보드를 받아보니 샛노랗게 변색되어 있었다거나, 키가 마모되었다거나 하는 경우죠.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만 가지고 제품의 전체적인 상태를 추정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제품 상태에 대해서 상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꼬치꼬치 물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판매자가 불쾌감을 표시한다면 아예 입찰을 포기하는 편이 좋겠죠.

하지만 세밀한 부분까지 질문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한 어느 정도의 예비지식을 갖추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판매자가 이미 ‘눈에 띄는 흠집은 없다!’고 주장하면, ‘정말인가요?’라는 식으로 의심하기가 망설여집니다. 판매자 스스로 엄격한 평가를 내리는데 인색한 경우에는, 제품 상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품 상태를 측정하는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면 무슨 말을 해도 ‘그건 당신의 주관적인 견해죠’라는 식으로 도망치기 일쑤죠. 결국 낙찰자만 험한 꼴을 당하기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 경매 사이트에선 판매자보다 구매자의 힘이 약합니다. 파는 쪽은 대금 지급 방법이나 물품 발송 방법 등의 조건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제품 설명을 어떻게 하든 책임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는 쪽은 실물을 보지도 못한 채 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전적으로 판매자의 제품 설명을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공평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주 : 현재 일본 야후 옥션은 에스크로(Escrow)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시정된 셈입니다)

- 바보 같은 전매품

저는 이베이(ebay)라는 외국의 옥션 사이트도 몇 번인가 이용해 봤습니다. 미국에서의 배송비는 6천엔 가까이 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결코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버클링 스프링 방식의 영문 키보드의 판매 가격은 비싸 봤자 30달러 정도에 불과하고, 10달러 이하도 그리 드물지는 않습니다.
이베이에는 저 말고도 적잖은 일본인이 참가합니다. 개중엔 이베이에서 구입한 물건을 국내의 야후 옥션에서 전매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스페이스 세이버가 전형적인 예입니다만, 원래 이베이에서의 판매가격과 비교해 보면 뒷맛이 씁쓸해지더군요.

최근에는 샵유(ShopU)에서 스페이스 세이버를 여러 대 구입해 야후 옥션에 내놓은 사람이 키보드 애호가들의 지탄을 샀죠. 묘하게 메커니컬 키보드 값이 뛰어오른 일본에선 자주 있는 일입니다. 돈벌이에 귀천은 없다고 합니다만, 영 불쾌한 일임엔 틀림없죠.

- 욕망의 낙원

제가 인터넷 경매를 가능한 피하는 이유는, 그곳에선 추악한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달콤한 말로 사람을 속이거나 사실을 조작하여 이익을 얻으려 합니다. 피 끓는 입찰 끝에 가격은 터무니없이 뛰어오르고, 잘못된 지식과 유언비어가 난무합니다.
이것이 경제 행위로써 받아들여지고 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하지만 저는 키보드 애호자로서, 어떤 물품에 얽힌 추억을 판매자가 입찰자가 공유함으로써 서로서로 행복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만 아직까진 이루기 힘든 희망이겠지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 역시 몇 번인가 옥션을 이용한 적이 있습니다. 적은 경험으로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를지도 모릅니다만, 제가 보기엔 판매자 중의 반 정도는 성실하고 정확한 사람, 3할 정도는 정확하지만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충분한 사전지식이 없거나, 제대로 설명할 능력이 없거나, 매우 위험한 사람 같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때로는 매우 비참한 이야기도 귀에 들리더군요. 다행히 저는 큰 문제에 부닥친 적이 없었습니다만, 언젠가는 엄청난 트러블에 휘말리리란 불안감이 생겨나더군요. 그래서 최근엔 거의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 스트레스가 없는 쇼핑을

가격, 품질,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인터넷 경매 사이트는 결코 투자효율이 높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경매 사이트를 정보 수집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에 와선 금전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으니만큼, 신뢰할 수 있는 가게에서 키보드에 관련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쇼핑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ShopU나 Neotec 같은 굉장한 키보드 전문점이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입니다(역주 : 글쓴이가 일본인이란 사실을 잊지 마세요!).

- DJ.HAN -
profile
전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for peace and freedom of world!
영광된 내일을 위하여!   for glorious tomorrow!
해피 키보딩딩!!!  Happy Keyboardingding!!!

 - DJ.H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