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혹 가다, ‘키보드는 물에 빨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식이면 전화기도 물에 빨 수 있고, 컴퓨터 본체도 물에 빨 수 있다.
사실, 물난리가 나서 흙탕물에 잠긴 컴퓨터를 복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물에 빠는 것’이다. 모든 부품을 분리해서 증류수로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시킨 다음, 다시 조립한다. 운이 좋으면 컴퓨터가 부팅이 될 것이고, 운이 나쁘면 새 컴퓨터를 사야 한다. 하지만 전자 장비를 직접 물로 세척하는 것은 이런 경우를 제외하곤 가급적 피해야만 한다.

기계식/멤브레인/정전용량 방식을 불문하고, 키보드의 내부엔 컨트롤러 칩과 전기 회로가 내장되어 있다. 그렇다면 키보드를 통째로 물에 넣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멤브레인 키보드는 얇은 필름으로 구성된 전기회로 사이로 수분이 침투해 들어가고, 기계식 키보드는 스위치 커버(하우징) 내부까지 물이 침투해 들어간다. 키캡과 프레임이 뽀송뽀송하게 마른 뒤에도, 이곳에 스며든 수분은 여전히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이 상태에서 키보드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수분이 남아 있는 곳을 중심으로 회로 단락(쇼트)이 일어난다. 즉, 망가지게 된다.

그런즉슨 키보드를 통째로 물에 빠는 짓은 절대 해선 아니 된다. 그럼 먼지가 쌓이고 손때가 묻어 더러워진 키보드를 청소하는 올바른 방법은 어떤 것일까.

먼저 키보드를 거꾸로 들고 그 뒷면을 손바닥으로 툭툭 친다. 그러면 내부에 쌓인 먼지, 담뱃재, 머리카락 등이 떨어져 내린다. 키보드 안쪽엔 많은 먼지가 쌓여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실외에서 털어야 한다. 일단은 이것만으로도 키보드 청소의 1/3이 완료된 셈이다.
다음엔 손때 묻은 키캡과 프레임을 닦을 차례다.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오피스용 클리너로 닦아 준다. 좀 더 확실하게 닦아내고 싶다면 키캡을 뽑아내서 중성세제를 탄 물에 넣어 못 쓰는 칫솔로 닦아내고, 물로 헹군 다음에 잘 건조시킨다. 키캡 안쪽에 수분이 남아 있을 수도 있으니 확실하게 말려야 한다.
회로(혹은 기판)에 쌓인 먼지와 오물은 에어 스프레이로 단숨에 불어버리거나, 지우개 솔로 털어낸다. 어느 정도 깨끗이 되었으면 다시 조립해서 컴퓨터에 연결한다.

키보드를 뒤집어서 터는 간단한 청소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키캡을 씻어내는 대청소는 1년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지금 당장 키보드를 뒤집어서 털어보기 바란다.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기분이 들 것이다.

- DJ.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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