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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ias Corporation은 Half Keyboard 등 PDA 주변기기를 주로 만드는 회사다. 주력 상품인 Half Keyboard는 PDA 용의 소형 키보드로써, 타사 제품과는 달리 QWERTY 자판의 왼손 부분만으로 이뤄져 있다. 다시 말해 양 손이 아닌 한 손만으로도 타이핑이 가능한 초소형 키보드다. 특이한 생김새와 기이한 구조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긴 했지만 호응까지 얻지는 못했다. 굳이 괴상한 사용법을 익혀가며 이 키보드를 고집하느니, 접어서 갖고 다닐 수 있는 PDA 키보드를 구입하는 편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잘한 PDA 액세서리에 주력하던 이 회사에서 난데없이 매킨토시용 기계식 키보드를 내놓았다. 그 이름하야 Tactilepro Keyboard. 독일 체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본 알프스의 기계식 스위치를 채택했다는 점이 첫번째 특징이요, 애플 프로 키보드 못지 않은 깔끔한 디자인이 두번째 특징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제품은 Matias에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일본 아테사(Atessa)의 매킨토시 키보드 Crystal Pro-X를 OEM(주문자 상표 생산)으로 납품받은 것이었다. 켄싱턴(Kensington)에서 판매중인 스튜디오보드 메커니컬 키보드(StudioBoard Mechanicl Keyboard)도 다름아닌 아테사의 Crystal Pro-X의 OEM 제품이며, 따라서 이들 셋은 외관 및 사양이 완전히 동일하다.
일본 및 미국에서 이 키보드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알프스 스위치를 탑재한 매킨토시 전용의 기계식 키보드가 워낙에 보기 드문데다 디자인 면에서도 애플 제품에 꿀리지 않으니 일러 무엇하리오. 그렇다면 이 키보드 - 켄싱턴 스튜디오보드, Matias 택타일프로, 아테사 크리스탈 프로 X - 가 얼마만한 위력을 갖췄는지 낱낱이 뜯어보도록 하겠다.
제품 사양 | |||
제작사 | 켄싱턴(Kensington) | ||
제품명 | StudioBoard Mechanical Keyboard | ||
제품가격 | 80~90달러 | 인터페이스 | USB |
크기 | 455x165x38 (mm) | 무게 | 약 1300 g |
키 개수 | 109키 | 키 스위치 | 기계식 스위치(클릭) |
키 작동기 | 기계식 | 키캡 모양 | 원통형(Cylindrical) |
자판 인쇄 | 실크 스크린 | 측면배열 | 스텝 스컬쳐 2 |
- 패키지 및 첫인상
켄싱턴은 노트북 가방, 트랙볼, 마우스, 키보드 등 컴퓨터 주변기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회사다. 제품 자체의 품질에만 의지하기 앞서 포장에도 신경쓰기 마련이다.
과연 시원한 푸른색이 돋보이는 스튜디오보드 키보드의 포장 박스는 토프뭄 체리의 싸구려 냄새 물씬 풍기는 갈색 무지 박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전면에는 5년간 본 제품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마크가 붙어 있으며, 뒷면에는 큼지막한 제품 사진과 함께 멤브레인 스위치와 기계식 스위치의 차이를 간단한 그림으로 해설해 놓았다.
하지만 박스 안쪽에는 키보드가 달랑 비닐 한 장에 싸인 채 들어가 있었다. 십년 전의 애플 확장 키보드처럼 든든한 스티로폼 완충재로 포장되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아쉬움까지 금할 수야 없었다. 패키지에는 키보드 본체 외에 매뉴얼이나 드라이버 CD 등은 일절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아테사 및 Matias 사이트에서 매킨토시용 드라이버를 배포하고 있지만 이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사용에는 별 지장이 없다.
- 외관
애플 프로 키보드(위)와 스튜디오보드 키보드(아래)
스튜디오보드 키보드의 크기는 455x165x38 mm, 무게는 1.3킬로그램 정도로 애플 프로 키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101키 레이아웃의 체리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하자면 아담한 편이다.
CapsLock/Num Lock 등의 LED가 들어갈 자리에는 애플 프로 키보드 특유의 Volume Up/Down/Silent/CD Eject 키가 배치되어 있다. 대신 CapsLock과 Clear(Num Lock) 키에 아예 LED가 내장되어 있다.
상단 좌측과 우측에는 각각 1개씩의 USB 포트가 배치되어 있으며 중앙부에 컴퓨터와 연결되는 USB 케이블이 붙어 있다. 은빛 쉴딩이 그대로 드러난 투명 USB 케이블을 본체에 연결하면 키보드를 사용할 준비는 모두 끝난 셈이다. 키보드 자체가 USB 허브를 겸하고 있으므로 좌우 포트에 마우스를 연결할 수도 있다(하지만 무전원 USB 허브이기 때문에 USB 외장 하드 등을 연결하진 못한다).
체리 G80-3000(위)과 스튜디오보드 키보드(아래)
디자인 하나만 놓고 보면 체리나 토프레는 아예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부드러운 곡선형의 반투명한 우윳빛 키 프레임 위에 흰색 키캡이 알알이 박혔으니 그 모양새는 애플 프로 키보드 못지 않다. 파워 버튼 옆에 살짜기 찍힌 켄싱턴 영문 로고도 썩 잘 어룰린다. 하지만 불행히도 총체적인 마무리는 애플 프로 키보드를 쫓아가지 못한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미인이건만 가까이서 보면 얼룩덜룩한 화장끼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표현함이 옳으리라.
이 키보드는 투명 아크릴 내부를 흰색으로 칠해서 반투명한 효과를 살렸는데, 자세히 보면 도장면이 매끄럽지 못해 거친 느낌이다. 상부 프레임과 하부 프레임은 꺽쇠로 물린 다음 나사로 보강되었지만 유독 우상단의 꺽쇠가 제대로 물리지 않은 채 들떠 있었다. 샘플로 받은 두 개의 제품에서 동일한 증상이 관찰된 것으로 보건대 구조적인 문제로 짐작된다. 또한 애플 프로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분해는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했다. 섣불리 분해를 시도했다간 꺽쇠가 부러져 재기불능 상태에 처할 것인즉 부디 조심하시길.
하부 프레임에 붙어 있는 스티커에서 확인 가능한 생산지는 Taiwan, 즉 대만이었다. 프레임 하단과 접혀져 있는 높이 조절 슬라이더 뒷면에 각각 미끄럼 방지 고무가 붙어 있다. 투명 아크릴제 높이 조절 슬라이더는 비교적 부드럽게 움직인다. 하지만 슬라이더를 접었다 폈다 할 때마다 고정쇠와 부딪히며 아크릴 가루가 날리는 점이 옥의 티다.
- 키캡 및 레이아웃
키보드 측면배열은 스텝 스컬쳐 2 방식이고 키캡 모양은 원통형(Cylindrical)이다. PC 키보드처럼 특수 키나 펑션 키를 회색으로 구분하는 잔재주를 피우는 대신에 모든 키캡을 순백의 우윳빛으로 통일시켰다. 키캡 높이는 평균적인 수준이지만 두터운 프레임이 하단부를 감싸고 있는지라 그 높이를 실감하기 어렵다. 덕분에 키캡 아래쪽의 게이트 자국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영문 키보드답게 한글 없이 영문 자판만 찍혀 있다. 하얀색 키캡은 레이저로 자판을 찍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스튜디오보드 키보드는 특이하게도 실크 스크린 방식으로 찍어냈다. 미세한 미끄럼 방지 요철(凹凸) 위로 검은색 자판이 도톰하게 찍혔으니 도드라진 양각(陽刻)의 맛이 남김없이 전해진다. 내구성이란 측면에서 보자면 레이저보다 떨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금방 지워질 정도로 허술하진 않다.
키 레이아웃은 전형적인 매킨토시 키 배열이다. 매킨토시 키보드와 PC 키보드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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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보드 키보드는 이 모든 특징을 남김없이 갖췄으며 키 갯수는 총 109개에 달한다. 애플 프로 키보드와의 차이점은 한일(一)자형 엔터 키 대신 역 L자형(ㄱ자형) 엔터 키를 채택했다는 사실, 역슬래쉬(\)키가 엔터 키 좌하단에 위치한다는 사실이다.
스튜디오보드의 펑션키(F13~15) 및 텐키 부분 사진
이 키보드를 맥에서만 사용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PC에서 사용할 때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이는 맥용 키보드를 PC에서 사용할 때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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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은 해당 키의 사용 빈도가 높지 않으므로 별 문제가 되지 못한다. 2번이나 3번 역시 마찬가지다. 어차피 대부분 사용자는 텐키를 숫자 입력 용도로만 사용하는데, '=' 키가 추가된 사실이 장점이 될지언정 단점이 되진 못한다. 미디어 키야 있으나 마나 상관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4번은 매우 심각하다. PC 키보드라면 스페이스 바를 중심으로 Alt - Windows 키 순서로 배열되기 마련인데 StudioBoard 키보드는 Windows - Alt 순서다. 다른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익숙해질 수 없는 문제다.
다행히도 KBDMania.net 에서 개발 중인 KeyFree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이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외에도 별도의 드라이버를 사용하거나 윈도우즈 레지스트리를 조작하는 방법 등이 있다.
요컨대 윈도우즈 사용자도 별 무리없이 이 키보드를 쓸 수 있다. 실제로 제품 박스에는 MacOS 및 Windows 98(이상)을 지원한다고 적혀 있다.
- 키감 및 호환성
아테사 홈페이지의 제품 설명을 확인해 보니 크리스탈 프로 X 키보드에 탑재된 키 스위치는 알프스 제품이었다. 실제로 키캡을 뽑아본 결과 선명한 ALPS 각인이 찍힌 키 스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타이핑을 해보니 전형적인 알프스 클릭 스위치의 키감이 느껴졌다. 아론 키보드처럼 너무 묵직하지도 않고, 앱솔루트 매커니컬 X처럼 경박하지도 않은, 단단한 손맛과 경쾌하게 철컥이는 소리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다. 특히 알프스 스위치 특유의 시원시원한 클릭(Click)음이 일품이다.
시험삼아 윈도우즈 PC(Windows XP)에 연결해 본 결과 별 문제없이 USB 키보드로 인식되었다. KeyFree와의 조합으로 Alt-Windows 배열을 적용, 보통의 윈도우즈 키보드처럼 사용할 수 있었고 Volume Up/Down, Mute 키도 문제없이 작동했다.
정작 문제가 생긴 것은 MacOS X에서였다.
MacOS X에서는 어플리케이션 강제 종료시 Command+Option+Esc 단축키를 사용한다. 그런데 스튜디오보드에서 Command(좌측)+Option(좌측)+Esc를 누르면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Command(우측)+Option(우측)+Esc 혹은 Command(우측)+Option(좌측)+Esc 조합만이 강제 종료 다이얼로그 박스를 불러낼 수 있었다.
Command+Option+Space Bar 단축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Command(우측)+Option(우측)+Space Bar 혹은 Command(우측)+Option(좌측)+Space Bar 조합만이 사용 가능했다.
이 외의 Command(좌측)+Option(좌측) 단축키 조합 중에서도 제대로 입력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Command(우측)+Option(우측) 조합으론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2개의 샘플 제품에서 동일한 증상이 관찰되었으니 회로 설계 자체가 잘못된 모양이다. 원인이야 어쨌건 왼손으로 Command+Option 단축키를 입력하는 데 익숙한 대부분 사용자들에겐 참고 넘어가기 힘든 문제점이다. 물론 Command+Option 단축키까지 활용하는 파워 유저는 극소수에 불과하겠지만...
(참고사항 : 이 문제에 대해 아테사는 물론 하프 키보드, 켄싱턴에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 각 회사에 문의 메일을 보내두었으며 답장이 오는대로 본 리뷰를 갱신하도록 하겠다)
- 결론
멋진 디자인으로 이름 높은 애플 프로 키보드의 판매가격은 물경 12만원. 평범한 멤브레인 스위치를 탑재한데다 키감마저 후줄근한 키보드치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다. 애플 마크라면 뭐든지 사고 보는 골수 애플 매니아라 할지라도 이 키보드만큼은 제값 주고 사기 아깝다.
맥유저의 입장에서 볼 때 이 키보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디자인만 놓고 따져보면 동일한 순백색 바디 프레임을 채용한 맥얼리(MacAlly) 아이스키(IceKey)가 유력 경쟁자로 떠오른다. 하지만 팬터그래프 작동기를 탑재한 아이스키와는 달리 켄싱턴 스튜디오보드는 오리지날 알프스 키 스위치를 탑재한 기계식 키보드다. 키감 면에서는 아이스키를 빛의 속도로 초월하는 데 덧붙여, 최근의 애플 제품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갖추기마저 했다.
가격 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미국에서 80~90 달러 정도니까 국내까지의 운송비와 세금 등을 합치면 얼추 애플 프로 키보드와 비슷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쯤 되면 애플 프로 키보드를 돈주고 사느니 이걸 사는 편이 훨씬 낫다(단, 위에서 언급한 Command+Option 단축키 문제를 참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윈도우즈 사용자에게도 이 키보드는 무척 좋은 선택이다. 멋진 디자인과 함께 알프스 스위치의 키감을 납득할 만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키감과 함께 디자인도 중시한다면 이 제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는 편이 좋다.
Matias사의 광고 카피가 "'애플이 지금까지 만든 최고의 키보드'가 다시 살아났다"였거든요. 그래서 옛날 Mac II 시절 애플확징키보드의 키감을 기대하고 샀지만 그만은 훨씬 못하구요. 타자음도 애플확장 키보드보다 훨신 큽니다. 높이 조절 다리도 좀 약해보여서 힘을 약간 주면 휘청휘청 합니다. 끝마무리도 리뷰에 있는 것 처럼 좀 엉성하고... 10만원 넘게 준 키보드 치곤 사실 좀 실망했음. 뭐 그래도 요즘 번들되서 나오는 후줄근한 키보드 보단 훨씬 나아서 쓰고 있구요.
켄싱턴에서 나온것과 matias에서 나온건 기본적으론 같은 oem이긴한데, 고스트키 문제가 켄싱턴 것이 훨씬 심합니다. 맥 키보드라고 나운 주제에 맥에서 자주 쓰이는 키조합이 안먹는 게 너무 많습니다. 결정적인 단점이라 사용이 거의 불가능 하다 볼 수 있구요. matias것은 대신 오른쪽 확장키쪽에 고스트키가 몇 있더군요. 예를 들면 (오른쪽 커맨드+오른쪽 시프트+오른쪽 커서키) 조합이 안먹죠. 사파리에서 한손으로 웹 서핑할때 오른쪽 텝으로 못간단 이야기죠. 왼쪽은 됩니다만. 크...
사소한 차이로는 리턴키가 마티아스것은 일자형으로 애플것과 레이아웃이 동일한 반면, 켄싱턴것은 ㄱ자 모양이고... 캔싱턴 것은 켄싱턴 마크가 파워키 옆에 찍혀있고, 마티어스 것은 스페이스 바에 조그맣게 찍혀있습니다. 아, 마티아스 키보드에는 각 키켑마다 특수문자들이 찍혀있습니다. 옵션키나 시프트+옵션을 누르고 입력할수 있는 특수문자들이죠. 뭐 특수문자는 자주 쓸일도 없고, 있다 해도 자주 쓰는 것은 외울테니 큰 차이는 아닌것 같긴 합니다.
matias사는 켄싱턴이랑은 전혀 다른 별개의 회사구요, 대량 구매를 전재로 직접 연락을 넣어볼수있을거 같군요. 꽤나 반응은 빠른 회사 같던데요. 캐나다 토론토쪽에 있더군요. 운송비정도는 깎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