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 만큼이나 '이건 좀~'도 많은 타오바오 유통의 중국산 제품들은 종종 그 키치한 감각이 '저거 참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유도하고 결국 지르게 만들곤 합니다. 이번에는 '전투용 키보드에 적합한 저렴한 키캡을 찾아보자'라는 핑계로 매우 저렴한 PBT 키캡을 구입해 보았고 이에 대한 간단한 후기를 적어 봅니다.



- 소개


측각(!) 레이저 인쇄의 PBT 키캡으로 69위안, 한화 12,000~13,000원 수준의 초저가 제품입니다. 이 보다 낮은 가격의 키캡들은 ABS이고 일단 현 시점에서 구입 가능한 최저가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구입은 탁한 베이지색과 흰색으로 2세트를 선택했으며 배송대행을 통해 국내로 반입하였고 소요 시간은 약 1주일 입니다.


제품 링크 : https://world.taobao.com/item/531453754826.htm?spm=a312a.7700714.0.0.K5M3Il#detail



- 감상


보통의 중국 직구나 AliExpress 배송과 다름 아닌 형태로 도착했습니다. 당황스러운 것은 검사를 했다는 안내 였습니다. 적잖이 직구를 좀 하다 보니 값은 싼데 부피가 있어 뜯어 보았거나 무작위 검사에 걸렸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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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페이지의 소개와 달리 배송된 제품은 플라스틱 트레이에 담겨져 왔습니다. 플라스틱 리무버도 하나 씩 끼워주었네요. 실물의 색상 체감은 베이지 색 녀석은 좋은 말로 좋았던 옛 시절 느낌 나쁜 말로 대략 우중충, 흰색은 무거운 느낌 따위 없이 그냥 생~ 밝습니다. 가격이 가격이니 중후한 느낌은 없습니다. 조금 이득이면서도 서운한 부분은 베이지 색 키캡은 104키 정상인데 흰색은 108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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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는 전형적인 마제 높이, 즉 OEM 프로파일입니다. 판매 페이지의 제목 부터가 Filco를 언급하고 있으니 당연합니다. 인쇄 상태는 흐릿한 느낌으로 유명사 번들 PBT 키캡들의 선명한 인쇄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저 과한 느낌 없이 실용적이다 정도로 가격 고려해 수긍해 봅니다. 뒷면 마감도 사용에는 문제 없지만 유명사 제품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로 친숙한 아이오매니아에서 공급중인 Taihao 이중사출 키캡과 비교하면 절단면 부터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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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뭔가 이 녀석들 익숙합니다. 기시감인가 싶다 '혹시~'라는 생각에 한성에서 공급했던 중국 Keycool 제조의 GO187 키캡과 제닉스에서 유통중인 PBT 키캡들을 꺼내 보았습니다. 동일한 키캡이군요. 중국에서 흔하다는 금형 돌려쓰기인지 같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후면 R 번호 각인등 사출 후 패턴이 동일한데다 꼼꼽하게 살펴봐도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즉 이 들은 모두 동일 공정의 제품이란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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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과 함정


실 사용은 아직 하지 않고 있습니다. 솔직하자면 궁금했던 것이 '이거 뭐야~ Keycool 키캡 이잖아~'라는 확인 이후 급 의지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기한 것 사보자~' 라는 부분에서의 만족감은 사라졌고 저렴하게 측각 인쇄 키캡들, 베이지색 키캡이 생긴 것이 결론 입니다. 마지막으로  2 세트 합해서 25,000원 정도면 싸네~ 하실 분들을 위한 함정을 공개하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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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 무게로 측정했는지 배송비로 $13이 넘게 책정되고 할인 받아 낸 것이 저 정도 입니다. 그러니 결국 배송비 포함 총 40,000원이 넘게 들었으며 이 정도면 실 사용을 위해서라면 국내 유통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물론 저 처럼 실 사용 따위 상관 없이 궁금해서 구입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즐기시면 됩니다만. - 참고로 중국 직구는 차라리 여럿 면세 한도까지 구입해서 해상 운송으로 받는 것이 단위당 배송비가 저렴해집니다. -


요약하면. '고급하고는 거리가 있지만 실사용하기 저렴, 다만 직구는 그다지' 이며 70점을 점수로 부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