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DMania는 명품만 다루는 곳 아닙니까?”

- 리뷰를 제의하는 순간, 한국 크리에이티브(HCL)의 답변

아, 이런. 순간적으로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KBDMania는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값비싼 키보드를 리뷰 대상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좋은 것은 비싸다’라는 말은 옳을지 몰라도 ‘비싸면 좋은 것이다’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키감과 품질이 보장된다면 가격대를 가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한 1~3만원대의 저가형 키보드는 누가 뭐래도 일반인들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다. 이것을 명품이 아니란 이유로 외면해서야 아니 되리라.


XC Cube와 KM-833C 세트의 사진

그런 이유로, 이번에는 한국 크리에이티브(HCL)에서 출시한 KM-833C를 리뷰 대상으로 삼았다. 이 제품은 AOpen의 XC Cube 흰색 베어본 키트에 번들되는 키보드/마우스를 하나의 세트로 묶은 것이다. 그렇다면 말끔한 우유빛 베어본에 어울리는 순백색의 디자인에 어느 정도의 매력이 감춰져 있는지 차근차근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제품 사양 #1 - 키보드
제작사 AOpen / 한국 크리에이티브
제품명 AOpen KM-833C 키보드/마우스 세트
제품가격 약 3만원 인터페이스

PS/2

크기 461x168x20.5 (mm) 무게 -
키 개수 한글 106키 키 스위치 멤브레인
키 작동기 러버 돔 키캡 모양원통형(Cylindrical)
자판 인쇄 레이저 인쇄 측면배열 스텝 2
제품 사양 #2 - 마우스
제품가격 위와 동일 인터페이스

PS/2 및 USB

크기 4.4x2.4x1.5 (inch) 무게 -
버튼 개수 휠 포함 3버튼 광학 센서 520dpi

 

- 패키지 및 첫인상

AOpen KM-833C의 포장 박스 윗면은 하늘색이, 아랫면은 분홍색 톤이 돋보이니 척 보기에도 시원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상단과 하단에는 각각 XC cube Edtion과 Powered by AOpen이란 문구가 찍혀 있다.
박스 내부의 마우스는 충격 방지 비닐에 단단히 싸여 있지만 키보드는 보통 비닐에 싸여 있을 뿐이다. 별도의 마우스용 드라이버 CD는 포함되지 않았다. 박스가 좀 약해 뵈긴 해도 전반적인 포장 상태는 괜찮은 편이었다.

- 외관

KM-833C 키보드의 크기는 461 x 168 x 20.5 mm로 다른 키보드에 비해 약간 작은 편이다. 순백색의 프레임과 키캡은 깔끔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고, 푸른색 고휘도 LED의 Num Lock/Caps Lock/Scroll Lock LED는 화려한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LED 위쪽에는 낮은 회색 톤의 AOpen 로고가 눈에 띈다.


플라스틱 재질의 상부 프레임과 튼튼한 스틸 재질의 하부 프레임은 나사로 연결되어 있다. 이 나사의 개수는 무려 16개에 달하니만큼,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으리라.

하부 프레임의 네 모서리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가 붙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높이 조절 받침대가 좌우 모서리 부분에 감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높이 조절 받침대의 움직임은 상당히 뻑뻑해서 꺼내기도 힘들고 다시 집어넣기도 힘들다. 하지만 키보드 자체에 경사면이 거의 없는데다 높이 조절 받침대도 야트막한지라, 충분한 경사면을 확보하기 어렵다.

KM-833C 마우스는 순백과 반투명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마우스 버튼이 상단 프레임에 일체화된 덕분에 깨끗한 인상이 한층 더하다. 어찌 보면 맥얼리(MacAlly) 아이스 마우스와 애플 프로 마우스를 반씩 섞어 놓은 듯한 모양새다.
크기(11cm)나 높이(약 3.75cm)는 일반 마우스와 비슷한 수준인데, 팬웨스트의 사이버 비틀(Cyber Beetle)처럼 뒷부분이 높은 편이다. 손에 쥐는 느낌(그립감)은 괜찮은 편이었다.


담배갑과의 크기 비교 한장!


USB/PS2 포트에 마우스를 연결하면 푸른색 광센서가 내뿜는 빛이 반투명한 프레임 사이로 은은하게 비쳐난다. 마우스를 움직이면 내장된 푸른색 고휘도 LED가 빛나면서 푸른 빛이 더욱 강해진다.

- 키캡 및 레이아웃

KM-833C 키보드는 한글 106키 레이아웃의 키보드다. 측면 배열은 스텝 1이고 키캡 모양은 원통형(Cylindrical)이다. 자판은 레이저로 인쇄했는데, 이 인쇄 품질이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글씨 두께가 균일하지 않아 군데군데 흐릿한 부분이 있을 정도다.
키캡 표면엔 형식적인 수준의 야트막한 미끄럼방지 요철(凹凸)이 새겨졌다. 게이트 자국은 키캡 하단부에 감춰져 있기에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펑션 키, 특수 키, 편집 키 등도 일반 키캡과 동일하게 순백색으로 통일되어 있다.

그런데 F와 J키에 새겨진 기준점 돌출부는 꽤나 독특하게 생겼다. 보통은 키캡 하단에 _ 형태의 돌출부가 새겨지지만, KM-833C는 큼지막한 역 U 자형의 돌출부를 추가해 넣었다. 타이핑 초보자에겐 도움이 될만한 배려라 하겠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역슬래쉬(한글 자판에선 \)키가 오른쪽 Shift 키의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다. 자주 쓰는 키가 아니라곤 해도 이런 위치에 있어선 약간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키감 및 사용감

KM-833C 키보드는 전형적인 저가형 멤브레인/러버 돔 키보드의 키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용산닷컴 키보드처럼 물컹대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딱딱하지도 않다. 1~2만원대 삼성 키보드와 비슷한 정도의 키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단, 키보드 높이와 경사가 낮은데다 측면배열이 스텝 1인 탓에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진다. 멤브레인/러버 돔 키보드답게 타이핑 시 소음은 거의 없는 편이고 동시 입력은 알파 N키 롤오버를 지원한다.

마우스의 조작성은 꽤 훌륭한 편이었다. 광학 센서 해상도는 520dpi로 800dpi의 고급 마우스에 미치진 못하지만, 적어도 커서가 튄다거나 하는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움직임은 매끄럽고 가벼운데다 손끝에 느껴지는 버튼 클릭감은 확실한 편이다. 휠 스크롤의 느낌도 고급 마우스에 비해 별반 처지지 않는다.

- 결론

AOpen KM-833C 키보드/마우스 세트의 가격은 3만원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저가형 멤브레인 키보드와 마우스를 별도로 구입하는 비용과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편이니, 가격 경쟁력은 충실하다고 평가해야겠다.
마우스의 감도나 사용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운데,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노라면 그 만족감이 가일층 더해진다. 하지만 키보드는 인체공학적인 배려가 너무 부족한 것이 흠이다.

KM-833C는 저렴한 가격의 예쁘고 아담한 순백색 키보드와 마우스를 찾는 사람에게 좋은 선택이 될만하다. 고휘도 LED의 매력에 푹 빠진 튜닝 매니아에게도 매력적인 제품이 될 법 하다. 단, 최고의 키감과 사용감을 추구하는 사용자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 DJ.HAN -

부언설명 : 키보드의 키감은 사실 4점 정도에 불과했지만 마우스 조작성은 6점은 되고도 남았다. 여기서는 세트의 키감/조작성을 동시에 따졌기 때문에 평균값으로 5점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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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H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