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첨부한 이미지는 화이트밸런스를 맞추지 않아 색이 일관성이 없습니다. 실제와 다를 수 있으니 대략적인 분위기만 참고하세요.

 

*신제품 테스트를 신청하고 당첨된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뽑아주시고 신품 키보드를 사용해볼 수 있게 해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고, 향후 개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리는게 도리겠지요. 또한 사용자께선 이 글을 보시고 제품의 선택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변명을 드리자면, 전 근자에 기성품 키보드는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과거 주력으로 쓰던 세진제 기계식 키보드 이래로 계속 커스텀 제품만 써 온 터라 개인적으로는 만족을 할 수 없겠지요. 어떻게 보면 리뷰어로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량생산품이 지향하는 바는 결국 차별화된 경쟁력일 테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은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정보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믿습니다. 객관적인 견지를 유지하려 노력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구요. 제 평가가 절대 옳은 것도 아니니 그것이 진실이겠지요. 감안하시고 보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개요.

M.Stone Groove87은 IDFactory 사에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급형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키보드입니다. 텐키리스 형태로, 윈키배열입니다. 이번 리뷰는 외형과 성능, 개선방안 순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내용은 정확히 나뉘진 않고 중간 중간 사실과 의견이 함께 나올 겁니다. 딱딱하지 않게 진행하려 하니 편안하게 봐주세요.

 

fig1.jpg

 

 

2.외형

 

이렇게 생겼습니다. 한 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각 부분을 한데 모아봤습니다.

 

fig2.jpg 

 

 

ABS재질의 하우징은 메탈릭그레이 색으로 도색되어있습니다. 고르게 잘 입혀져 있고 스크래치에도 강할 것 같습니다. 기존에 잘 보이지 않던 색상이었는데, 그냥 검은색보다 고급스럽운 느낌이군요. 잡고 비틀어보면 비틀림 없이 꽤 튼튼합니다. 나사결합이 아닌, 두 장의 내/외부 하우징이 맞물려 고정되도록 되어있구요. 보강판과 함께 유격없이 단단히 물리도록 되어있습니다.

키캡은 역시 검은색. ABS재질의 레이저 프린트이군요. 얇구요., 레이저 프린트 인데도 마치 실크스크린처럼 도드라져 있습니다. 폰트는 Eras 로 조금 생소합니다. 전반적으로 프린트가 작은 느낌입니다. 키캡재질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보통 PBT재질을 많이 쳐주는데 그 점에서 평범한 ABS는 부족한 느낌이 들구요. 지금은 새제품이라 키탑의 요철이 잘 살아 있지만 사용하다 보면 쉽게 닳아서 번들거리는 경향이 있지요.

 

fig3.jpg 

fig4.jpg 

 

일부 키캡은 소위 LED키캡이라는 투명창이 있습니다. S, C, N 키의 상태를 나타내는 LED는 특정부분에 따로 모여있는경우도 있고, 이처럼 해당키에 직접 달려 있는 경우가 있는데, 왠지 키에 직접 달려서 LED 키캡이 있는 경우를 좀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한 점에서 보면 꽤 장점입니다. 램프색은 녹색이네요. 파란색이 좋은데... 색은 취향을 타니 이건 어쩔 수 없군요.

 

fig5.jpg 

 

케이블은 미니B 5핀커넥터를 이용해서 탈부착 할 수 있게 되어 있구요. 가운데 좌우 방향으로 뺄 수 있습니다. 커넥터 부분의 높이가 낮아서 거의 전용케이블밖에는 못쓰겠군요. 일반적인 미니B커넥터는 두꺼워서 안 들어갑니다.

 

fig6.jpg fig7.jpg

 

 

제조사에서 신경을 쓴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겠습니다. 직조케이블, 슬리빙이라고 하죠. 일부러 이렇게 개조하시는 분도 계시고... 소위 간지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금도금 커넥터를 채용했네요. 부식에 강하겠군요.

 

fig8.jpg 

슬리브 부분은 광택나는 조밀한 검은색입니다. 슬리브가 조밀한 덕에 케이블은 제법 뻣뻣합니다.

 

fig9.jpg fig10.jpg 

 

경사조절을 위한 다리입니다. 하우징과 다르게 검은색으로 하우징의 모재 색을 알려주는군요. 하판에 4군데 고무 범폰이 달려있어 밀리는 것을 방지해주는데 다리를 세우면 두 군데로 지지해야하니 더 밀리게 되겠네요. 그리고 단단한 재질의 다리는 책상에 충격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더 시끄럽겠죠.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 중평을 하자면, 고르게 표면 처리된 고급스러운 느낌의 하우징, 상대적으로 가벼운 느낌이지만 LED창이 적용된 키캡, 고급스러운 슬리브 케이블이 단단하게 잘 조합되었습니다. 외장에 관한한 완성도는 꽤 높다고 할 수 있겠네요.

 

 

3.성능평가.

  

현재 리뷰하고 있는 키보드는 갈축입니다. 무광 검은색 코팅된 금속제 보강판이 적용되어 있어서 스위치를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습니다. 철제 보강판이 여기에만 쓰인것은 아니라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키스위치가 흔들리지 않고, 각 키스위치를 가지런히 정렬해주죠. 키캡 성형이 일정하게 잘 이루어져 있으면, 삐뚤지 않고 보기에 좋습니다. 당연한 것 같은데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키캡이 삐뚤어져 있다던가 하는...

 

그루브 87의 키감을 말씀드리자면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량생산한 기성품으로써 당연한 얘기로 커스텀 키보드 보다는 좋을 수 없지요. 축 특성을 배재하고 보면 신품 축이라 서걱한 느낌이 있고, 스프링의 울림도 있습니다. 사출식으로 성형된 ABS 하우징은 필연적으로 통울림이 생깁니다. 철제 보강판은 소리에 그다지 도움은 주지 않지요. 키스위치를 때릴 때 나는 소리에 공명합니다. (조용한 데서 엔터를 때려보시면 여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긴 키는 스테빌라이저의 절그럭 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커스텀 키보드는 만들 때 보통 저런 부분들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업을 하지요. 그루브87은 이 모든 특성이 나타나고 있구요. 별로 좋은건 아니지만 개인에 따라 더 민감할 수도 있고 덜 민감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다른 기성품 키보드 역시 위의 문제는 벗어날 수 없고 별다를 것 없습니다. 손을 많이 볼수록 더 좋아지는 건 당연한데, 이러면 가격이 많이 오르겠지요? 다만, 그루브87의 스페이스바는 정숙하고 잡소리 없이 진중했습니다. 처음 받고 타건 해보았을 때 정말 몹시 놀랐구요.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fig11.jpg 

 

보강판과 스테빌라이저가 보입니다. 스테빌라이저는 긴 키캡이 수평을 이루면서 상하로 움직이도록 하는 중요한 부분이죠. 이거 없으면 모서리부분으로 누를 수 없습니다. 스테빌라이저는 몇가지 형식이 있는데 그루브 87에 사용된 것은 체리순정 방식이 아닌 필코의 마제스터치 키보드에 사용된 것과 같은 형식입니다. 복잡한 형상의 철심이 보강판에 지지 부품으로 고정되어있고 나일론 재질의 슬라이더는 키캡에 고정되어서 서로 연결됩니다. 체리순정의 보강판용 스테빌라이저에 비하면 키캡 분리가 쉽지 않은데(분리 안하면 되지만 그게 또 쉽지 않죠...) 대신 스테빌라이저 부속이 좀 더 가뿐한 덕에 키감에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타건 시 철심과 슬라이더가 부딪혀 절그럭 거리는 건 둘 다 똑같죠.

 

앞서 스페이스 바의 키감이 진중하고 좋아서 놀랐다고 말씀드렸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스테빌라이저의 구조는 스페이스바나 다른 부분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스페이스바는 진중하고 다른 키는 경망스러울까요? 알고보니 스페이스바에만 구리스가 칠해져 있더군요. 비밀은 구리스 였습니다.

 

fig12.jpg 

 

스페이스바가 가장 길어서 아마도 공정상 스페이스바에만 처리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다른 스테빌라이저 부분에도 구리스를 발라주면 되겠군요. 사진에서 보시는바와 같이 그루브87에 적용된 스테빌라이저는 윤활포인트가 명확합니다. 해당부분에 구리스를 발라줌으로써 경망스럽던 긴 키의 소리가 진중해졌습니다. 구리스의 점성이 덜그럭 거리는 부분을 잡아주기 때문이지요.

 

 

4.마무리.

 

기성품과 커스텀을 비교하는 건 애초에 무리가 있습니다. 커스텀에 비해 별로라고 한다면 당연한 것이고 공정한 비교도 아니겠지요. 그러한 시각을 배재하고 본다면 그루브87은 그 자체만을 놓고 봤을때 제조사의 말대로 완성도에 꽤 신경을 쓴 제품이고 정돈되고 마무리 잘 된 외관에 쓸만한 퍼포먼스를 내주었습니다. 키보드의 본래 기능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키캡의 재질이 좀 아쉽고, 스페이스바의 경우와 같이 다른 스테빌도 살짝만 윤활했으면 좀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판과 하우징사이 틈에 폼패드 한 장 추가하면 훨씬 좋을텐데...

 

리뷰에서 짚고 넘어가지 않은 부분, 멀티미디어 키라던가 윈키잠금, 기판관련 내용등은 굳이 필요없을 듯해서 뺐습니다. 특히 기판의 경우 타이틀에서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키감 등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미미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Groove 87 이었습니다. 부디 제품의 이해와 선택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

(1) write down the problem;
(2) think very hard;
(3) write down the answer.

......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