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가브리엘입니다.

 

100년 만에 키보드리뷰를 쓰려니 여러 가지 고민이 되는군요.

 

그냥 제 느낌을 쓰려니 객관성이 결여될 것 같고, 다른 리뷰들과 차별성을 띄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객관적으로 키감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고민에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다른 회원 분들도 공감할만한 기준이 마련돼야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키보드의 키감을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인가?

 

여러 고수님들 앞에서 부끄럽게도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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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감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요.

 

4가지라고 봅니다. 하우징, 보강판, 스위치, 키캡이 그것입니다.

 

1) 하우징

하우징이 어떤 방식으로 키감에 영향을 줄까요? 바로 무게, 통울림입니다.

 

통울림도 어떻게 보면 진동입니다.

기타 줄을 생각해 보죠, 두꺼운 줄일수록 낮은 음정이 됩니다. 얇은 줄일수록 고음을 발생시키죠.

 

                                       56045.jpg

 

 

하우징도 마찬가지입니다. 얇고 조직이 조밀하지 않은 수록 경박한 통울림이 발생합니다.

한번 테스트 해보세요. 두께가 얇고 말랑말랑한 하우징의 키보드(중국 저가 키보드)는 못 참을 정도로 소음을 발생 시킵니다.

 

이 부분에서 키보드 제작업체에 제안 하나 합니다. 키보드 내에 흡음제 몇 장 깔아주시면 안될까요? 돈도 얼마 안 들 것 같은데요. 저 자본 고 효율 일 것 같습니다.

 

키보드의 무게는 무거울수록 좋은 겁니다.

 

이것은 마치 스피커의 철제 스탠드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오디오 하시는 분들 스피커 스탠드는 40kg 넘는 것도 수두룩합니다. 스탠드 안에 구운 모래를 집어넣고, 자갈을 집어넣으면서 진동을 잡고 무게를 늘립니다.

 

키보드는 300타 이상으로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지면서 진동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때문에 하우징은 무거운 것이 장땡입니다. 또뀨세이버를 발등에 떨어뜨려서 뼈에 금이 가는 단점 등이 발생하더라도 말입니다.(실재로 이런 회원분 계셨습니다.ㅋㅋ)

 

                                                  1-1.jpg

 

위와 같은 이유로 평가항목은

 

- 하우징의 두께 및 무게

- 하우징의 견고함

 

말은 많았는데 허무하네요...

 

2) 보강판

 

보강판을 쓰면 손가락은 아파도 키감이 깔끔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왜 보강판을 쓰면 키감이 깔끔해 지는가.

 

문론 기판이 휘청거리지 않아서 그런 점도 있지만 전 보강판이 통울림과 진동을 50%이상 잡아주기 때문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유로는 바이올린을 연습하고 싶을 때 쓰는 약음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XXE9dF2juO.jpg

 

바이올린은 현을 통해 발생한 진동이 바이올린의 브릿지를 통해 전달되며 소리가 납니다.

 

그런데 이 약음기를 설치하면 소리의 80%이상을 잡아먹어 버립니다. 그래서 밤에 연습할 수 있는 거죠. 개미소리처럼 납니다.

 

이 약음기는 대부분의 현악기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종류로는 고무, 스틸이 있습니다.

고무는 대표적인 진동억제물질이죠.

 

아무튼 키보드 보강판은 타이핑의 진동을 상쇄시키면서 키감을 깔끔하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보강판을 고무로 만들면 더 효과가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

 

아니면 보강판 하우징 결합부에 고무테이프를 붙이면 미약하게나마 효과가 있을 겁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평가항목은

 

- 보강판의 유무

-  기판의 종류

 

하지만 결정적인 키감의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하기에 가중치를 낮게 잡습니다.

 

3) 스위치

 

스위치 부분에는 정말 할 말이 많지만 결론을 말씀드리면.

 

구형축이 좋네 어쩌네 하는데... 결론은 체리사에서 무슨 수작을 무리는 것 같습니다.;;;

 

2005년쯤인가요. G80-3484HKCUS라는 키보드를 아이오매니아에서 판매를 했습니다. 갈축에 이색사출을 구입했는데요. 색이 크레파스의 갈색인 스위치였는데 이상하게 키감이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스위치들 키감이 균일하고 윤활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스티커 작업을 안해도 될 정도로 정갈한 키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3484 스위치가 또뀨에 쓰이고 오징어로 팔려가고 참 인기 많았습니다.

 

                                        3484-jun3934.jpg

 

반면, 동시에 팔고 있었던 마제스터치는 초콜릿색의 갈축이었는데요. 미안하지만 쓰레기 중에 쓰레기였습니다. 서걱거리고 스위치끼리도 지멋대로고요. 이건 윤할을 좀 해야 쓸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같은 체리사 스위치인데 왜 이런 편차가 있었을까요...

 

소위 키감 좋다는 스위치들이 있습니다. 키릴, 3484, 컴팩1800, 오징어 등등.. 다 체리사의 키보드의 스위치입니다. 하지만 회원님들 마제에서 좋은 스위치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어요??

 

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만져 본 적도 없고요.

 

체리키보드가 키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체리키보드 보면 참 엉성하게 생겼습니다. 하우징도 얇고 말랑거려서 뒤틀어보면 부러질 것 같습니다. 기판도 FR4 기판도 아니고 인두질 몇 번하면 동막이 다 떨어져 나갑니다. 그런데 키감이 좋아요. 이것은 스위치가 상대적으로 뛰어나고 키캡의 질과 완성도가 너무 우수하기 때문에 나머지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죠.

 

요즘 사정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슬라이더 색도 달랐을 정도로 다른 스위치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개조하기 전까지는 그 투박한 체리 키보드를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아무튼 체리사 키보드의 스위치들이 좋습니다. 같은 종류의 스위치들이라도 키감이 틀립니다.

 

이제 부터는 순전히 제 추측인데요. 보강용 스위치하고 무보강용 스위치하고 품질이 다른 것 아닐까요? 체리사 키보드는 보강판 키보드가 거의 없습니다. 반면 FC700R, 마제 등은 다 보강용 다리 2개짜리 스위치입니다. 왠지 필이 팍팍! 옵니다.

(카프리옹님 자료 첨부 합니다.)

 

awitch.jpg

 

이쯤에서 키보드 제작업체에 제안 하나 더 합니다. 키보드 스위치를 보강용에서 무보강용으로 교체해서 사용해 보십시오. 무보강용도 보강판 달 수 있습니다. 기판 디자인만 조금 바꾸면 됩니다.(작은 구멍 2개 추가) 그리고 무보강용 스위치를 장착하면 엄청난 장점이 있습니다. 스위치들이 삐뚤빼뚤 해지는 가능성이 팍 줄어듭니다. 네 개의 지지다리가 스위치 위치들 잡아주기 때문이죠. FC700R, 그루브의 문제로 지적 받았던 스위치 뒤틀림 문제가 일시에 해결됩니다.

 

체리 이외의 스위치는 거기서 거기지만 굳이 스위치를 평가 하자면 아래와 같이 하려 합니다.

아주 심플하게~~

 

위와 같은 이유로 평가항목은

 

- 서걱거림

-  스위치간 균일한 키감

 

하지만 같은 키보드라도 스위치가 좋았다, 나뻤다 할겁니다.

 

절대적인 평가가 될 수 없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4) 키캡

 

재질

1차 리뷰에서 말씀드렸지만 PBT재질의 키캡은 키감에 절대적인 영향을 줍니다.

 

PBT키캡의 퀄리티는 중국, 대만산과 비교하여 체리사가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클릭 스위치의 소리는 더욱 청명하게 넌클릭은 더욱 정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그 중 넘버원은 이색사출 키캡입니다. 촉감, 폰트디자인, 키감 모두 승화보다 좋습니다.

 

하지만 승화키캡과 비교해서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수명이 매우~ 아주 매우 짧다.

 

1주일만 게임하면 거울처럼 맨들거립니다. 그 때를 기점으로 심미적 기능 다운, 촉감 완전 다운, 기분 다운....

 

그래서 승화가 좋은 겁니다. 이것도 오래 쓰면 맨들거리는데 이색사출에 비교할 바가 아니고요. 키감도 수준급입니다.

 

개인적으로 청축에는 와이즈 키캡이 최고였고, 넌클릭에는 승화가 최고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촉감

촉감도 매우 중요합니다. 손으로 만져서 아무 것도 안 느껴져야 합니다. 그래서 레이져와 실크는 아무리 좋은 PBT로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레이저 할 바엔 무각이 났습니다.

 

키보드 업체들은 왜 닌자처럼 인쇄를 안 할까요? 무슨 특허가 걸려있나요? 키매냐에서는 수년전부터 하던 건데요. 무슨 신선한 그것도 아닙니다. 그 방식으로 인쇄하면 레이져든 실크든 상관없고 재질만 같다면 굳이 승화인쇄를 할 필요도 없으니 돈 굳고 키감 좋아지고 일석이조인데요.

 

또한 돌기를 말씀드리면 체리키보드처럼 F, J가 쑥 들어가는 키캡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점돌기? 일자돌기? 돌기가 최대한 안 느껴지는 것이 좋습니다.

(칼로 반쯤 컷팅해서 쓰는 분도 있습니다.)

 

아무튼 체리 PBT 키캡(이색사출, 승화)이 가장 완성도 있는 키캡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평가항목은

 

- 키캡 재질 : PBT인가 아닌가

-  키캡 인쇄방식 및 촉감

-  돌기상태

 

DSCF2655.JPG

 

 

제가 쓰던 키보드, 레터링 키캡

 

 

위의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키보드는 없습니다. 있다면 커스텀 키보드 뿐...

 

그리고 게시물들 보면서 우려스러운 것이.. 커스텀 키보드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커스텀입니다. 개인에게 맞춘 키보드라는 것이죠.

 

커스텀은 본인이 조립하고 튜닝해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결론-------------------------------

 

위의 것을 종합해 보면

 

하우징

- 하우징의 두께 및 무게

- 하우징의 견고함

 

2. 보강판

- 보강판의 유무

-  기판의 종류

 

3. 스위치

- 서걱거림

-  스위치간 균일한 키감

 

4. 키캡

- 키캡 재질 : PBT인가 아닌가

-  키캡 인쇄방식 및 촉감

-  돌기상태

 

5. 마감

-  전체적인 디자인

-  키보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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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추가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답글 달아주세요.

읽고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많이 부족하더라도 따뜻한 댓글 부탁드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