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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1: 윤활 작업과 스티커 작업을 문자열 키에 해봤는데 키감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 글 끝 부분에 추가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어제 키플님의 풀 작업된 키보드와 윤활되지 않은 키보드의 타건음을 비교해서 들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더치트 강화를 성공한김에 타건소리 2개 녹음을 해봤습니다 ㅎ - by 키플 - http://www.kbdmania.net/xe/3678925 )
아무 작업을 하지 않은 키보드의 소리와 제 포커의 소리가 비슷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스티커 작업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한번 실행에 옮겨봤습니다. 스티커 작업의 포인트는 스위치의 하우징이 살짝 살짝 움직이는 것을 잡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스티커 대신 두꺼운 유리섬유 테이프(그림2)를 1mm 정도로 잘라서 붙여줬습니다. 저는 유지보수를 위해서 납땜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가로로 붙였습니다. (그림1) 세로로 붙이면 분해툴로 분해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림1 ↓ ↓ 유리섬유 테이프가 가로로 붙여져 있습니다. 분해툴 두개를 치실로 연결해서 사용하니 분해시 하나가 나뒹굴어서 찾아다니지 않게 되어 좋네요. 보시다시피 청축입니다. 분해툴 관련 링크 - http://www.kbdmania.net/xe/3520312
그림2 ↓ ↓ 사용한 유리테이프입니다.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포장류에 이런 종류의 테이프가 많이 사용되죠. 합성고무레진 접착제가 사용되어서 때어낼때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그림3 ↓ ↓ 유리 테이프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자! 그럼 스티커 개조의 효과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볼까요? 느낌의 차이는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수는 없고 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녹음을 해보았습니다. 녹음 방법은 제가 이전에 녹음한 방법과 같습니다. 고급 보이스 레코더로 매뉴얼 레벨 설정후 녹음했습니다.
( 키보드 소리 비교 - DELL 윤활 유/무, HHKB, MS 멤브 - http://www.kbdmania.net/xe/1269229 )
오토 레벨로 설정하고 녹음하는 경우 순간 큰 음이 생성되는 키보드 같은 경우 음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정 레벨로 놓고 녹음했습니다.
동일한 스위치에 스티커를 적용하기 전, 적용한 후에 녹음을 하여 스위치간 차이, PCB에서의 위치의 편차를 컨트롤 했습니다. 녹음은 키캡을 뽑고 한번, 키캡을 꼽아놓고 한번 했습니다. MP3 파일을 첨부했으니 한번 들어보세요.
그림4 ↓ ↓ 키캡을 꼽지 않고 녹음했습니다. 위가 스티커를 붙이기 전에 녹음한 샘플이고 아래가 스티커를 붙인 후에 녹음한 샘플입니다. 스티커를 붙이지 않았을 때는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그래프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깔끔하지 않음을 차트로 볼 수 있지요. 반면 스티커를 붙여놓으면 잡소리가 없어지고 깔끔한 스위치 소리가 남습니다.
그림5 ↓ ↓ 키캡을 끼운 후에 녹음을 했습니다. 위 그림과 마찬가지로 위가 스티커를 붙이기 전, 아래가 스티커를 붙인 후입니다. 키캡안의 공간 때문에 공명현상이 일어나고 소리가 증폭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키캡을 씌워도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스위치에서는 여전히 달그락 거리는 잡소리가 납니다.
결론
스티커 작업을 하면 확실히 타건음은 깔끔해집니다. 타건음이 깔끔해지는 이유는 스위치 하우징이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이를 스티커가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스티커 작업을 두개의 스위치 밖에 하지 않아서 소리 이외에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는 잘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살짝 더 깔끔한 느낌인 것 같기는 하지만 이것이 소리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 실제로 느낌이 다른지는 확실하지 않더군요. 그만큼 소리를 제외한 키감의 차이는 미미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하나 세심하게 누르면 차이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나, 이정도의 미미한 차이라면 실제로 타이핑시에는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밑의 추가1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하지만 소리 하나는 확실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스티커 작업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인데 이 노력으로 타건음을 깔끔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의 근거를 제시하고자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스티커 작업을 하시려는 분들에게 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추가1:
크라이톡스를 테스트 해보고자 윤활 작업과 스티커 작업을 일부 키에 해봤습니다.
이번에 작업한 키들은 ASDFGH 키 입니다.
A키 - 크라이톡스 GPL100 + 스프링에 실리콘 오일 + 스티커
S키 - 크라이톡스 GPL105 + 스프링에 실리콘 오일 + 스티커
D키 - 크라이톡스 GPL100 + 스프링에 실리콘 오일
F키 - 크라이톡스 GPL100 + 스프링에 실리콘 오일
G,H키 - 스티커
윤활 작업을 하지 않고 스티커만 붙인 G,H키의 경우 스프링 관련 잡음이 도드라지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하우징이 덜그럭 거리는 소리를 잡아내면서 다른 잡음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스티커만 붙이는 경우는 키감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윤활은 확실히 키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윤활을 해놓으니 스위치가 들어가는 것이 부드럽게 미끄덩하고 들어갑니다. 윤활을 하지 않으면 약간 서걱이면서 들어가더군요. 하우징 표면을 보시면 특유의 표면의 모양이 있는데 윤활을 하지 않으면 키를 누르면서 그 표면의 감촉이 손끝에서 느껴집니다. 반면 윤활을 하면 주욱 미끌어지듯이 들어가네요.
윤활을 한 상태에서는 스티커를 붙이고 붙이지 않고는 확실히 소리로 느낄 수 있습니다. 스프링 긁히는 소리와 슬라이더 들어가는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에서 하우징이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있고 없고는 스티커가 결정하니 스티커의 유무는 소리로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윤활을 한 상태에서 스티커를 붙이고 고무링 까지 장착하면 적축의 경우 팬터그래프보다 작은 소리로 타이핑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스티커 작업 같은 게 하고 싶어서 궁금했는데 마음이 정리되는 글이네요...도움이 많이 되네요.. 잘 봤습니다...^^
제가 표현력도 짧고해서.. 느낌보다는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게다가 느낌이라는 것은 레퍼런스 포인트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 것이기에 아무리 정확하게 느낀점을 묘사한다고 하더라도 읽는 사람이 레퍼런스 포인트(기준점)를 공유하고 있지 못하거나 명확하게 명시하지 못하면 많은 도움이 안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이파이 리뷰 사이트에서는 자신이 기준을 삼고 있는 음향장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놓습니다. 흑축이 무겁다고들 많이 말씀하시는데 일반적인 기계식을 기준으로 잡으면 흑축이 무거울 수 있지만, 멤브가 기준인 많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멤브와 키압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한 원리겠지요.
마지막으로 느낌이라는 것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플라시보 효과를 완벽하게 배제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고요.
위에서 느낌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 처럼 써놨는데 사실 느낌이라는 것 상당히 중요합니다. 어쩌면 대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키보드 사용자는 좋은 느낌을 얻기 위해서 키보드에 투자를 하는 것 일테니 말이죠. 하지만 느낌을 묘사하고 전달하는데 일정부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저는 눈에 보이는 부분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려고 하는 것 같네요.
제가 올려놓은 자료가 전문적인 자료는 아니고요. 소리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도록 녹음을 해서 사운드 편집 프로그램에서 열어봤을 뿐이에요. MP3 파일도 압축 파일로 올려놔서 다운 받아보실 수 있도록 해놨는데 정작 받아보시는 분이 없는 것을 보면 스티커 작업의 결과를 아시는 분이 많으시거나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하네요. ^^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이 있다니 그래도 시간을 들여서 글을 작성한 보람이 있네요. 그러면 즐거운 한 주 잘 시작하시기를 바라며 저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느낌이 아니라 정량적인 분석(수치화)이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