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 7000 리뷰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선보이게 된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 7000을 보면, 작년 여름 발표된 윈도우 비스타용 키보드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독특한 형태의 마우스 충전 거치대보다도 더 놀랍게 와닿는 부분이 있다면 파격적이라고 할 키 레이아웃의 채택이었다. 당시에 공개된 사진에서는 F1 - F12와 같은 펑션키가 잘 보이지 않았고, 윈도우 비스타 키가 독립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 7000을 통해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키보드는 비스타 전용이 아니다. 물론 윈도우 비스타에서 사용한다면 더 잘 사용할 수 있겠지만, 윈도우 XP는 물론, 윈도우 XP 미디어 센터 에디션까지 지원하는 제품이다.

MS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 7000은 무선 엔터테인먼트 키보드 7000과 무선 레이저 마우스 8000, 그리고 일반적인 미니 동글 크기의 블루투스 동글로 구성되어 있다. 이 리뷰를 통해 잘 짜여진 종합 선물세트와도 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형 무선 입력기기를 살펴보도록 하자.

 

무선 엔터테인먼트 키보드 7000 살펴보기

무선 엔터테인먼트 키보드 7000은 지난 여름 공개된 '윈도우 비스타용 키보드'에서 키캡의 발광기능을 제거한 한 단계 아래의 모델이다. 발광 기능이 제거되었기 때문인지 키캡의 컬러도 블랙에 가까운 짙은 회색으로 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ESC 키를 비롯한 F1-F12의 펑션키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키의 형태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반적인 키 레이아웃을 살펴보면 숫자키 상단의 펑션키 및 일부 편집키, ESC키가 얇은 돌기 형태로 되어 있는 점을 발견 할 수 있는데, 터치 센서를 활용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원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터치 센서가 얼마나 민감하던지 무심코 키보드위에 손을 올려두었다가 계속해서 열리는 도움말 윈도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참고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에서 F1 키를 누르면 도움말 윈도우가 나타나게 되며, HTML 기반의 도움말 윈도우에서는 계속해서 도움말 화면을 갱신하는 신호음이 연속해서 들렸다) 물론, 얼마나 적응을 잘 하느냐에 대한 부분도 있겠지만 기존의 키보드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했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특정 펑션키가 눌리게 되는 경험을 하게된다.

터치 센서를 활용한 키 중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Home, End 키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문서 편집 작업시 이 두 키를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누르는 것도 아니고 안누르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같기道'를 경험할 수 있다. 왠지 모르게 찝찝하다고나 할까? 이 부분 이외에 또 다른 문제점을 짚어본다면, 화살표 키의 크기와 비정상적으로 큼직한 N 키를 들 수 있다. 키보드 레이아웃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문자 키의 키캡 중 가장 큰 것이 N, 그 다음이 H, B 키 마지막으로 큰 키가 G 키 인데,n이중 H, G 키의 사용에는 크게 불편한 점이 없지만 N 키의 경우 일반 키캡의 약 1.8배에 달하는 크기를 자랑하고 있어 자꾸만 오타가 발생하는 문제를 경험했다. MS 고유의 인체공학 디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N 키의 크기로 인해 B 키를 누르거나 M 키를 누를 때 자꾸만 손이 N 키를 누르게 되는 점이다. 비록 사용시간이 짧아 손을 적응시키는데 있어 필요한 절대 시간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이 제품을 구입하려고 마음먹었다면 필히 이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무선 엔터테인먼트 키보드 7000의 키감

물론 앞서 설명한 문제점을 걷어낸다면 무선 엔터테인먼트 키보드 7000은 감히 최고의 펜타그래프 방식 키보드라고 할 수  있다. 팬타 그래프 구조물과 재질의 차이로 인해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지 사진으로나마 살펴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팬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라고 하면 내부에 X 자 축의 플라스틱 구조물과 얇은 키캡, 독특한 형태의 러버돔을 들 수 있다.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부분의 팬타그래프 키보드는 앞에서 볼 수 있는 아이락스 제품과 같은 형태의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동일한 팬타그래프 키보드라고 하더라도 IBM의 씽크패드 노트북에서 느낄 수 있는 키감은 뭔가 독특한 점이 있다. 흡사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를 만지다가 리얼포스를 만지게 되면 느낄 수 있는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인 키감을 일부 씽크패드 노트북에서도 느낄 수 있다.(최근에는 원가 절감을 이유로 저가형 키보드가 채택된 씽크패드 노트북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씽크패드 노트북의 팬타그래프 구조물을 확인해 보자. 사진과 같이 일반적인 팬타그래프와 달리 독특한 부품이 추가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검은색의 얇은 부품하나가 스테빌라이저 역할을 하면서 키캡 자체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독특한 키감을 제공해주게 된다. 키캡의 돌기를 확인해보면 어느 부분이 어디에 고정될지 확인할 수 있다.

무선 엔터테인먼트 키보드 7000의 팬타그래프 구조물을 확인해보면 IBM의 것보다 좀 더 복잡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키캡과 플라스틱 구조물의 형태만 보아도 조금 더 안정적이고 부드러울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는데, 실제로 이렇게 복잡하게 구성된 만큼 키감 하나만은 발군이다. 살짝 눌러보기만해도 느낄 수 있는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갖추어 팬타그래프계의 리얼포스라고 할까? 키감 하나만 본다면 앞서 언급한 단점을 모두 무시할 수 있을 정도다. 더군다나 키캡의 표면은 얇게 우레탄 코팅이 되어 있어 손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무선 엔터테인먼트 키보드 7000의 멀티미디어 기능

키보드의 왼쪽 부분을 살펴보면 미디어센터 기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컨트롤 버튼 및 채널 변경 버튼등이 있으며, 그외 마우스 버튼, 인터넷 전화 버튼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 버튼은 MSN 메신저에 연결되어 있으나, Skype와 같은 소프트웨어로 연결할 수 있다. 이외에 윈도우 키 대신 자리잡고 있는 Fn키와 펑션키와의 조합으로 내 그림, 내음악 폴더를 열 수 있고, 메신저를 열거나 기본 홈페이지를 열 수 있다. 단, 이 부분으로 인해 문자키의 위치가 오른쪽으로 쏠려있어 실제 사용시 거부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키보드 자체를 약간 왼쪽으로 놓고 사용해야 한다.

상단의 1, 2, 3, 4, 5, ★에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연결해 바로가기 키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바로가기 키를 사용하려면 원래 윈도우 키가 있던 자리늬 Fn 키를 함께 눌러줘야 한다.

오른쪽을 살펴보면 화살표 키와 터치패드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뒤로 가기 키, 미디어 센터를 시작할 수 있는 미디어센터 시작 키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윈도우 XP에서는 아무리 눌러봐야 윈도우키로 동작하지는 않는다.

무선 엔터테인먼트 키보드 7000 뒷면을 살펴보면 4 개의 AA 건전지로 동작하게끔 되어 있으며, 별도의 키보드 전원 스위치, 블루투스 페어링을 위한 버튼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양손으로 쥘 수 있도록 그립이 마련되어 있지만 키보드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다리는 찾아볼 수 없다.

하단부를 살펴보면 파란색의 윈도우 버튼을 확인할 수 있으며, 주변으로 팜레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팜레스트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오랫동안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배터리 절약을 위해 슬립모드로 전환되는데, 팜레스트에 손을 얹게 되면 내부의 터치센서가 이를 인식해 슬립 모드를 종료하게 된다. 만일 팜레스트를 건드리지 않고 키를 누르게 되면 필자의 테스트에서 최초 키는 입력되지 않았다. 물론 먼저 팜레스트에 손을 올리고 타이핑을 시작한다면 이런 문제는 없다.

MS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의 연결과 사용

 

MS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은 2.4GHz 블루투스 방식의 제품이다. 과거에는 블루투스 장치의 연결이 복잡하고, 페어링 과정에서 인식 불량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MS 제품답게 연결 및 페어링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배려되어 있다. 제품의 설치 과정에서 화면의 지시 사항에 따라 순서대로 페어링 버튼을 눌러주면 되는데, 키보드 및 마우스의 페어링 시 재미있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키보드의 페어링 시 확인할 수 있는 LED 변화

마우스의 페어링 시 확인할 수 있는 LED 변화

키보드와 마우스 모두 페어링 과정에서 앞의 사진과 같이 녹색과 적색의 LED가 번갈아가며 반짝이는데, 성공적으로 페어링이 되면 녹색 LED가 한 번 들어온 뒤 꺼지게 된다. 이와같이 직관적으로 페어링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단, 초기 소프트웨어 설치 과정에서 윈도우 XP의 경우 블루투스 지원 업데이트를 위해 윈도우 업데이트 웹사이트가 열리는데, 정품 윈도우가 아니라면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설치하기가 어렵다. 또한, 블루투스 지원 업데이트가 기본적으로 영문 윈도우 XP용을 다운로드 받도록 표시되는데, 사용자가 직접 한글 윈도우 XP용 블루투스 지원 업데이트로 전환해주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이 부분만 제외한다면 설치에 있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제대로 연결되었다면 트레이 공간에 표시되는 블루투스 관리자를 통해 키보드와 마우스의 연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함께 제공되는 블루투스 동글이 표준 블루투스 프로토콜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블루투스 장치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한편, 무선 기능의 경우 약 10M의 거리에서도 정상적으로 동작했는데, 심지어 두꺼운 철문과 콘크리트 벽과 같은 장애물이 있었음에도 정상적으로 동작했다.

 

무선 레이저 마우스 8000 살펴보기

MS 무선 레이저 마우스 8000은 상하 좌우 스크롤을 지원하는 틸트 휠과 마이크로소프트 고유의 HD 레이저 엔진을 갖춰 1000DPI의 해상도를 지원하는 블루투스 방식의 마우스다. 5 개의 버튼을 제공하는데, 왼쪽 사이드 버튼은 뒤로 가기 기능으로, 오른쪽 사이트 버튼을 돋보기 기능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원하는 기능으로 지정할 수 있다.

마우스는 좌우 대칭형의 디자인이며, 휠 부분은 실리콘으로 코팅되어 드르륵 거리는 걸림이 없는 대신 조금은 찐득한 느낌으로 스크롤 된다. 휠을 약간 누르는듯 하면서 스크롤 했을때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은 점으로 볼때 휠 제작상의 오차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아닌가 한다.

마우스의 바닥을 보면 중앙에 충전 거치대와의 정확한 접촉을 위해 반구로 깎인 부분이 있으며, 마우스의 전원 스위치, 블루투스 페어링을 위한 버튼, HD 레이저 엔진의 센서부를 확인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방식의 충전 배터리가 기본적으로 제공되어 유지비의 부담이 없는 장점이 있다.

마우스의 페어링 시 확인할 수 있는 LED 변화

마우스를 함께 제공하는 충전 거치대에 올려놓게 되면 자동으로 충전하게 되는데, 매킨토시의 잠자기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일명 '숨쉬는 LED'가 그대로 구현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플 베끼기가 하드웨어까지 발을 넓혔다는점에서 씁쓸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숨쉬는 LED' 효과를 윈도우 환경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일반 컴퓨터 케이스에도 이같은 효과가 채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는데, 중앙의 휠버튼을 클릭하면 그림과 같이 현재 열려있는 모든 윈도우를 구분해서 표시해 빠르게 작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부분 역시 비주얼 적으로 윈도우화한 매킨토시의 익스포제 기능의 베끼기가 아닐까?

마우스의 오른쪽 사이드 버튼을 눌러 돋보기 기능을 사용하게 되면 마우스의 커서 주위로 별도의 확대 영역이 나타나 작은 부분을 확대해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윈도우 XP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돋보기 기능은 윈도 화면의 상단에 확대 윈도우가 나타나도록 되어 있지만 무선 레이저 마우스 8000을 통해 지원하는 돋보기 기능은 시력이 많이 안좋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밀한 픽셀 편집에 있어서도 이 기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 7000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형 입력기기 세트 제품인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 7000은 키 배열에 문제가 있지만 그 단점을 상쇄하는 키감을 제공하는 키보드, 좋은 품질의 고성능 레이저 마우스, 타 블루투스 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표준형 블루투스 동글로 구성되어 푸짐한 한정식에 비유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이 제품 하나면 고성능 입력기기를 모두 갖출 수 있게 되지만 가격을 본다면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된다. 어지간한 고급 기계식 키보드와 고성능 무선 마우스를 구성할 수 있는 가격인데, 결국 이 가격을 부담할 수 있는 사용자를 꼽아본다면 IBM 울트라나브 사용자이지만 좀 더 색다른 키감을 맛보고 싶거나 울트라 나브 수준의 키감에 인체공학 디자인을 원하는 매니아 층이라고 할 수 있다. 울트라 나브보다 확실하게 나은점이라면 A/S를 들 수 있다. 키캡이 부러지건 물을 쏟건간에 1:1 교환을 해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을 보면 충분히 선택할만한 이유가 된다. 그러나, 패스트푸드 점에서 감자튀김을 빼내지 못하고 세트 메뉴를 먹어야 하는 것처럼, 좋은 마우스를 가지고 있고 블루투스 기능이 내장된 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데스크탑'이라는 세트 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문제이다.

키감을 이 제품의 최대 장점으로 설명하긴 했지만, 사용자마다 키감의 기준이 다른 만큼 직접 만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키감인지 꼭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키감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종류의 경쟁 제품보다 키 레이아웃이나 가격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세트 제품이 아닌 무선 엔터테인먼트 7000의 키감에 표준 레이아웃을 채택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보급형 키보드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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