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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1987년은 필자가 고등학교 2학년을 올라가 가던 해였다. 그 당시 라디오에서는 Everybody have a fun Tonight 라는 댄스곡이 대히트 중이였다. 이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가요보다는 팝송에 더 가깝게 지내던 때였다. 라디오에서는 가요보다는 팝송이 더 많이 나왔고, 가요차트는 접하기 어려웠어도 빌보드 챠트는 레코드점 앞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던 시절이였다. 그렇게 다양한 팝송이 유행하던 시절에 귀에 익숙하지 않은 리듬을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휘어잡은 노래가 바로 Everybody have a fun tonight 라는 노래였다.
그런데 Wang 724 리뷰에 갑자기 필자의 어린 시절의 노래 소개를 하는 이유는 그 노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노래를 부른 사람(그룹)의 이름이 Wang chung이였다. 그 시절은 늘 그렇듯 서양에 대한 동경이 지금보다 심했는데 (소희 말해서 사대주의 정신 같은...) 왕청이라는 그룹(그땐 사람 이름이라고 생각했다.)이 나왔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웠겠는가? 친구들 사이에서는 많은 정보들이 흘러나왔다. "중국 그룹이다.", "우리 삼촌이 그러는데 이 노래는 미국에서 안나온단다." ... 등등의 다양한 정보들이 나왔고, 친구들의 결론은 한국인지도 모른다는 추론까지 가자 정말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AFKN(미군 방송인데 그냥 우리는 미국방송이라고 불렀다.)에서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그 실망감이란 정말 좌절에 가까웠다 머리속에는 우리와 같은 한국인 또는 최소한 동양인의 이미지는 이미 사라지고 전형적인 잉글루 색슨족의 모습이였다. 그렇듯 이렇게 상상을 오래하다보면 그 상상이 진실이 되어서 나중에는 진실이 충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게 아닌가 싶었다.
Wang 724의 필자의 상상속에서 변질된 것은 일반 스탠다드보다 많은 키를 가진 것은 물론 마치 매크로 설정 기능을 지원할 것 같이 생긴 외관의 모습 때문에 이 보드를 기다리는 동안에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친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키 설정 또는 매크로가 가능할 것 같은 상상은 이 키보드를 받고 정보를 수집하는 동안에 "좌절"을 맛보게 해주었다.
생긴 모습은 거의 가제트 만능 팔 같이 생겨서는 결국 스탠다드보다 큰 키보드일 뿐이라는 사실이 필자에게는 너무 큰 실망으로 다다왔던 것이다. 뭐 그 것은 필자의 상상에서 비롯된 착각이니까 이 보드의 리뷰에서는 단점이 될 수는 없는 것이며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보드의 리뷰를 시작한다.
외관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시뱀님이 풀사이즈 팜레의 사이즈를 아담하게 만들 정도로 길다. 사실 세이버 키보드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유저들의 많은 이유중에 아마도 공통적인 부분이 마우스의 위치에 대한 고충 때문에 세이버 또는 미니 키보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체리 스탠다드 보다 약 2-3센치 정도 더 길 왕 724는 사실 마우스를 같이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길이이다.
몇센치 차이지만 그 체감의 거리는 신장이 169센치와 170센치의 차이와 마찮가지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거리 즉, 습관은 무서운 것이기 때문에 키 배열이 아니라 키보드의 길이에 적응을 해야지만 사용할 만한 키보드가 되는 것이다.
길이에 적응을 했다면 바로 편집키의 위치도 적응을 해야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insert, delete키를 유난히 많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위치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민감한 부분인데 그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저 Exec(아마 뭔가를 제외하는 기능일 것으로 추론됨)키의 위치는 좀 답답할 정도의 위치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편집키들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유저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계속해서 스탠다드 키보드에는 없는 키들이다. F13~16과 Cancel키 등등이 있다. 여기서도 자세히 보면 스탠다드 배열과는 미세하게 다르게 키배치가 되어있다. 물론 이 키들의 사용범위가 넓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절대 단점이 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미세하게 틀리게 때문에 몸이 적응하기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는 왕 724를 비주류로 만들게 된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아래 키감과 키캡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이 키보드만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중고 가격대도 비슷함에도 불구 하고 IBM Model M과 같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 스탠다드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물론 모델 엠의 신품의 가격은 이 보드의 신품보다 훨씬 비싸지만 최소한 장터의 나오는 가격으로 기준으로 본다면...)
Ctrl,Alt키의 모습이다. 이렇게 보니가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실제로 이 두 키는 무척이 낮게 설계가 되어있다. Dell 의 키보드의 경우에도 이 쪽 키들이 둥글게 생기기는 했지만 이렇게 까지 낮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좋다 나쁘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케이블의 분리는 크기와는 상관없이 장점은 장점이다. 필자의 리뷰에서 보면 케이블이 분리되는 키보드에 대해서 좋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는데 이 보드 또한 케이블이 분리형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 장점이라고 말하기 힘든 이유는 아마도 이 보드를 들고 다닐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소 왕키보드 하면 생각이 나게하는 개성이 강한 스탠드의 모습이다. 개성은 있지만 효율적이지는 않다고 생각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길어보이는 키보드를 시각적으로 더 길어보이게 만든 요소라서 필자의 경우는 이 부분을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는 중요하지 않다. 이 제품이 지금도 나오는 제품도 아니고 대중적인 제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산업용 키보드로 특정 서버 또는 기기에 맞게 나온 제품을 일반 유저 입장에서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기는 조금 억지스러우니까 말이다. 그냥 아쉬워서하는 하는 말이다.
이제부터 이야기하게 될 미친 논클릭의 키감과 키캡, 그리고 살인적인 구분감을 가진 키보드를 외형 때문에 실사용하기 힘들다는 것이 아쉬워서... 자꾸만 외형에 불만을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다. 전체적인 키배열의 사진으로 외관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키캡과 키감으로 넘어가겠다.
논클릭의 정점
감히 논클릭의 점점이라는 부제로 시작을 하는데는 필자도 약간의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이 보드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에 약간의 고민후에 이렇게 부제를 정했다.
키캡의 재질의 표현을 위해서 다소 직광으로 촬영을 했다. 참 좋아보인다. 키캡이... 그리고 글씨의 각인도 너무 이쁘다. 바로 승화 키캡이다.
모든 이들이 좋아하고 하나쯤은 소장하고 싶은 승화 키캡... 표면의 마감처리는 거의 수준급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타건지 감촉은 정말 손을 즐겁게하는 키캡이다. 그런데 이런 키캡이 알프스 논클릭 흑축을 만났는데 그 느낌은 Dell 흑축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사각 사각 거리는 느낌은 흑축의 특유의 구분감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고, 논클릭에서 나오는 타검음은 무직하지만 둔탁하지 않으면서도 그 소리에도 구분감을 심어주었다. 깊이 들어가는 스트록에도 손가락에는 그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느낌을 가진 타건이였다.
체리 두꺼운 키캡 만큼은 아니지만 알프스 키캡 치고는 꽤 두꺼운 키캡이다. 얇지 않은 키캡이 흑축의 사각거림을 걸리는 느낌이 아닌 조금은 편안한 느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논클릭의 흑축과 너무 두껍지 않고 적절한 두께의 승화 키캡의 만남은 적절한 상호 보완으로 인해서 논클릭의 점점의 키감과 미친 구분감을 제공한다. 아마도 필자의 보드가 닙급임을 감안한다면 이 키보드가 자연윤활이라는 요소까지 첨가가 된다면 그 키감은 어느 것과 견준다고 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을 키감이 될 것이다. 아래 동영상은 사각거리는 느낌과 구분감에 대한 동영상이다.
그리고 이 보드의 특징 중에 하나는 타건시 스피커를 통해서 타건음(?)의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사실 신기한 일이면서도 불현듯 필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보드의 정보를 찾던 중 이 키보드의 탄생 배경에 대해서 정보를 읽게 되었는데 영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실무적인 엔지니어가 아닌 연구를 하던 엔지니어들의 참여가 있었던 것이 흥미로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기능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혼자 상상을 하게 되었다. 다소 불필요한 요소인 것 같기는 한데 충분히 재미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키보드 하단에 위치한 스피커
스피커 반대편에 위치한 볼륨 조절 스위치
총론
필자는 알프스축을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알프스 녹축을 사용했을 때의 감동만큼이나 이 보드의 키감은 우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형적인 불편함 부분과 다소 미세하게 배치가 틀린 키배치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키감의 매력에 빠져서 이 키보드를 "공방에 보내서 세이버로 만들기를 의뢰해볼까?" 라는 고민을 하게하는 정말 덩치 큰 키보드였다. 하지만 아무리 키감이 좋아도 그 크기를 감당할 수 없으니 분명 키감이 장점이라면 그 크기는 정말 단점이 아닐 수 없다. 감안하고 사용하기엔 필자의 몸이 알고 있는 2-3센치의 거리가 너무 극복하기 힘든 것이였다. 사실 그 것을 극복할 만큼의 장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이 키보드를 리뷰하면서 정말로 손가락 만큼은 필자의 머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호강을 했고 감동을 받았던 키보드였다. 이런 키감과 키캡으로 2-3센치만이라도 작은 키보드가 나온다면 필자는 그 보드를 주력으로 사용하게 될지 모른다. (욕심같아서는 세이버정도의 크기?)
마지막으로 이 보드의 타건 동영상과 사진들로 36번째 리뷰를 마치면 키매냐 kbdholic님께서 박스 제작시에 그 표본으로 삼았던 것이 바로 이 왕 724의 박스라고 한다.
Wang 724 사진 더보기 http://pibo.me/l8mvbk
Developer, PhotoGrapher and Fortune-t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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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키보드 홍게에 남아있길래 구해보려고 했었는데... 며칠 전에 갑자기 판매완료로 떠버려서 포기했던 그 물건이군요 ㅠㅠㅠ 승화키캡에 끌렸었는데... ㅠㅠㅠㅠㅠ
키보드 디자인도 나름의 아이덴티티가 있어서 꼭 소장해보고 싶은 물건 중 하나였는데 아쉽습니다. 리뷰 올리신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잘 읽었습니다 ㅎㅎ
리뷰 잘 봤습니다^^
제가 넌클릭을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한번쯤 타건해보고싶은 타건음입니다.
또한 키캡사진을 봤을때 정말... 갖고싶네요..ㅇㅅㅇ;; 뭔가 까슬까슬할것같은 키캡이 참.. 뭐라 표현할수없네요;;ㅎㅎ
다음리뷰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리뷰 잘 봤습니다. 크기가 8955보다 조금 더 크지 않을까 싶네요. 이 보드를 보면 꼭 밀리니엄팔콘 생각이 나는데, 뭔가 구식스러운 흥미가 있어요.^^ 실물로 보고 싶은 녀석이네요. 근데 논클릭이라 하는데 영상을 보면 MX의 클릭이랑 꽤 비슷한 소리가 나요.. 얇은 키캡 때문일까요?..
오래된 키보드들은 타이프라이터와의 이질감을 좁히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클릭음을 넣었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
모델엠도 사실은 타이프라이터의 느낌을 가지려고 제작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좋은 키보드 알게 되었고 장터에 매물나왔길래 청비서신님 보증으로 생각도 않고 질렀습니다. 기대되는군요. 좋은 리뷰 잘 보았습니다.
오래된 키보드들의 클릭음은 미동작에 대한 우려를 털어내기 위함이랍니다.
예전 터미널들은 키보드 입력에 대한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대체로 터미널먹통) 이러한 경우 키보드가 정확히 눌려졌는지 소리만으로도 알기 위함이었답답니다.
전 86년도 부터 전산을 시작했는데 그때 사용하던 키보드 중에는 삑삑하는 전자 클릭음이 나는 키보드도 있었습니다. (토글도 가능)
정성그런 리뷰 잘봤습니다. 저도 홍게를 통해서 구매를 했습니다.
만듬새, 디자인 땜시 1차적으로 구매를 하게 되었는데..
막상 어떨지 궁금합니다. 갈축의 느낌 이라면 좋겠군요. 흑,갈축 이 두개는 솔직히 분간을 잘 못하겠던데요.
리뷰 잘봤습니다.
다만. 오타가 몇개 있는데 그중에서 소희 → 소위 수정 부탁드립니다.
좋은 리뷰에 흠이 되는거 같아서요.
업무상 풀배열아니면 사용이 힘든관계로 관심있게 보던 녀석인데 크기때문에 입양을 포기했던 녀석이군요. 거기에 승화키캡까지.. 알프스의 구분감은 참매력적인 것같아요..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