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리뷰를 시작하면서..

이번 리뷰는 키보드 매니아의 첫 리뷰다. 그만큼 필자로써는 적지 않은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되는 듯한 느낌이다. 첫 리뷰의 대상은 델의 서버용 키보드인 SK-3210. 이 키보드는 일반 판매용 출시되었기 보다는 서버 특히 랙마운트(Rack-Mount)된 서버와 함께 제공되던 제품이다. SK-3210은 보기 드물게 키보드 내에 트랙볼이 내장되어 있어 이채롭다.

서버 그리고 키보드..

일반 사무실에는 보기 드물지만 데이터 센터나 전산실 한쪽구석에는 ‘서버’라는 컴퓨터가 존재한다. 서버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퓨터를 일컫는 말이다. 서버는 웹서버, 프린터 서버, 파일 서버, 데이터베이스 서버 등 제공 서비스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운다.

일반 개인용 컴퓨터와 달리 서버 컴퓨터의 가격은 살인적이다. 싸게는 몇백만원선에서 상위 기종으로는 수십억대에 이르기도 한다. 그 비싼 가격만큼 마진도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규모 컴퓨터 업체들은 목숨을 걸고 서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썬이나 IBM, HP와 같은 기업은 품질 좋은 서버를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델은? 델은 서버 분야에서는 후속 주자이긴 하지만 특유의 가격 정책과 좋은 서비스로 윈도우 서버 시장에서는 선두 업체 중 하나이다.

서버가 워낙 비싼 물건이다 보니 서버에 들어가는 키보드 역시 일반 키보드로는 상상도 못할 10~20만대의 제품이 들어가는 경우가 비일 비재하다. 이를테면 체리나 키트로닉과 같은 제품들이 OEM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서버 관리자들이 이를 잘 모르는 상황이지만 우연히 이를 알아채는 사람들은 가끔 좋은 키보드를 거저 얻다시피하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

자 이제 키보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 지금 살펴본 SK-3210은 서버 중 랙마운트 서버를 위한 키보드이다. 랙이란 서버를 차곡 차곡 놓을 수 있는 일종의 서버를 쌓아놓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 절약을 및 소음 제거를 위해서 서버를 다수 사용하는 곳 중의 상당 수가 랙 마운트 서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랙마운트 서버를 떠올리면 SK-3210의 상당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 즉 본체에 트랙볼이 달려 있는 것은 마우스를 이동할 공간이 없는 랙 마운트의 서버 특성 때문에 그러한 것이고 이를 위해서 키보드 케이블에는 두개의 PS/2 케이블이 내장되어 있다. 이중 하나는 키보드 포트에, 또 하나는 마우스 포트에 꼽는다. 그리고 랙 마운트 서버에 올릴 수 있도록 키보드의 폭이 랙 가로폭에 맞게 되어 있다.



그림 1. SK-3210의 케이블 부분


델 특유의 깜장 디자인

예전에서 애플은 No-Beige란 슬로건을 걸고 컬러풀한 컴퓨터를 내놓기도 했는데 델도 역시 베이지 색에서는 벗어난 디자인을 하고 있다. 델 컴퓨터는 모두 검정색의 제품들만을 내놓고 있다. 아무래도 검정색을 컴퓨터에 사용하면 무게감도 있으려니와 다소 세련된 느낌도 난다. SK-3210이 검정색을 쓰게 된 것도 단순히 멋 때문이 아니라 기존 제품과의 색상 통일하기 위해서 인 듯 하다.

키보드 레이아웃은 일반 키보드와는 조금 다르다. 일반 문자 키의 위치는 같으나 커서키가 일반키에 다소 붙어 있으며 숫자 키패드는 정상 키보드 보다 훨씬 올라가 있고 대신 그 밑이 작은 크기의 트랙볼이 내장되어 있다. 나름대로 공간을 잘 활용했지만 트랙볼의 크기를 충분히 키우지 못하는 것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서버에서 마우스를 사용하는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으므로 치명적인 약점은 되지 않으리라..

또 하나 특이점의 커서키를 일반 키 옆에 붙이기 위해 스페이스 크기가 일반 키보드의 반정도 수준이라는 것. 서버용 키보드라서 용서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나 일반 PC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SK-3210의 펑션키 상단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되어 끝 부분이 살짝 올려 있는데 꽤 멋스러운 부분이다.



그림 2. SK-3210의 정면 모습


키보드의 뒷면을 보면 이 키보드가 획득한 각종 검자 인증 마크와 제조사에 대한 표시를 볼 수 있다. 레이브를 자세히 보면 이 키보드의 제조사와 생산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가지고 있늘 제품은 말레이지아 생산품이었으며 제조사는 SILTEK으로 되어있었다.



그림 3. SK-3210의 뒷모습


SK-3210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수준급의 디자인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필자가 이 제품을 사기 전에 실수 했던 부분은 이 키보드의 크기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타 키보드와 대보니 크기는 일반 키보드와 거의 동일했다. 가끔 이 키보드가 옥션에 올라오곤 하는데 이를 구입하실 분은 이점 꼭 참고하길 바라겠다.

평균 이하의 키감과 마우스 조작감

키감을 결론적으로 평균 이하이다.

키보드 자체가 멤브레인 방식 답게 비교적 조용한 점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키를 눌렀을 때 느낄 수 있는 지지감이 미약하고 키를 누른 후 반발력 또한 별다른 느낌이 없다. 마치 몇천원 수준의 저가 메임브레인 키보드를 누르는 느낌이다. 때문에 좋은 키보드가 사용할 때 느끼는 리듬감이나 손맛은 SK-3210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냥 키보드를 입력하면서 밋밋한 느낌이 계속될 뿐이다. 의외로 비싼 구매 가격을 생각하면 절망적인 키감이다.

트랙볼 역시 키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트랙볼의 크기가 작아 윈도우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말그대로 서버용으로 윈NT나 윈 서버 제품군을 실행 한 후 간단한 서버 프로그램을 구동시키는 용도 정도에나 쓸만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트랙볼 옆에 있는 버튼인데 이 버튼은 깊이 감이 거의 없어 마우스 버튼 클릭시 사용이 매우 불편하다.



그림 4. SK-3210의 트랙볼


과거 서버용의 좋은 키보드를 쓰면서 서버용 키보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SK-3210이 이를 상당 부분 무너뜨려 버렸다. 물론 DELL용 서버 키보드가 SK-3210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델 서버 키보드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아직 유보하고자 한다.

키보드는 용도에 맞게 변화한다.

일반적인 키보드를 쓰고 있는 우리들은 대개의 키보드들이 동일한 디자인을 띄고 있는줄 알고 있다. 하지만 키보드는 필요한 용도에 따라 커스텀마이징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러한 면에서 SK-3210은 관심있게 살펴볼만한 키보드이다. 비록 키감이나 조작성 부분은 떨어지지만 서버용도에 맞게 제작된 레이아웃이나 트랙볼 기능 등은 인정할 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SK-3210이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서버 키보드를 선보일 예정이니 이를 기대해 주길 바란다. 첫 리뷰를 읽어주신 kbdmania.net 사용자 분들에게 감사들리며 좀더 좋은 리뷰를 쓰도록 노력하겠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