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는 PC를 집에서는 매킨토시를 쓰고 있다. 사용 시간은 PC쪽이 많은 편이지만 심리적인 사용 비율은 50:50이다. 필자가 느낀점은 이 두 컴퓨터 환경 모두 장점과 함께 약점을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약점들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PC만 혹은 맥만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 부분을 놓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PC와 맥의 키보드 레이아웃 및 단축키는 고정되어서 더 이상의 발전 가능성이 막혀 있는 상태이지만 필자 혹은 여러분과 같이 키보드에 비한 냉철한 관점이 존재한다면 언제가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때를 기대하면서 글을 시작해 본다.

서로 다른 키보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는 PC와 맥

혹 여러분이 PC만을 사용했고 매킨토시를 전혀 보지 못했다면 PC와 맥의 키보드가 동일한 레이아웃을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는 전혀 틀리다. PC와 맥은 전혀 다른 역사적 배경과 고객 등을 상대로 개발되었고 이러한 이유로 키보드 레이아웃에도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일단 그림 1과 그림2을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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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전형적인 104key PC 키보드의 레이아웃(US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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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전형적인 맥 키보드의 레이아웃(US 버전)

PC 키보드는 맥에는 없는 Windows키 세 개를 가지고 있으며 F12 펑션키 옆의 세 개의 키(Print Screen, Scroll Locks, Pause)가 맥과 다르다.

맥키보드에는 Alt키 위치에 맥 고유의 커맨드 키 (사과 모양의 키)가 들어가 있고 윈도우키 자리에는 옵션키라는 것이 존재한다. 또한 F12키 옆의 세키는 모두 펑션키로 처리되어 있어 총 15개의 펑션키가 자리잡고 있다. PC와 달리 키 패드에 부가적인 기능을 제공하지 않으며 PC의 백스페이스 키는 Delete키로 인쇄되어 있다. 그외 숫자 패드의 레이아웃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밝혀 둔다.

PC 키보드 무엇이 문제인가?

자 이제 PC 키보드의 문제를 우선 확인해보기로 하자. 여기에서는 키보드 자체 레이아웃 뿐 아니라 PC의 메인 운영체제인 윈도우즈와 관련된 문제도 함께 확인 하기로 하자.

첫째, 컨트롤 키의 위치가 적절하지 못하다.

PC의 경우 단축키 중 중요한 기능의 키는 모두 Ctrl키와 다른 키의 조합으로 기능을 수행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키보드 레이아웃에서는 Ctrl키를 사용한 단축키를 사용하기가 매우 힘들다.

보통 컨트롤 키는 약지를 사용하게 누르게 된다. 문제는 약지가 손가락 중에서 가장 힘이 안 가는 손 가락이라는 것. 물론 다른 손가락을 사용해도 되지만 이 경우에는 정상적인 키보드 위치를 벗어 나기 때문에 권장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 또한 아래쪽 하단위라는 위치는 다른 키를 조합하여 누르기에 적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왼쪽 구석에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다른 키를 조합하려 할 때 손가락을 의식적으로 펴서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Ctrl키가 말 그대로 각종 단축키들을 조정하는 키라면 최소한 Caps lock키의 위치로는 이동해야 한다. 이이에 반해서 매킨토시의 경우에는 가장 주력이 키인 커맨드 키가 PC의 Alt키 자리에 있어서 기본적인 단축키를 입력하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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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101키 이전의 84 표준 키보드. 컨트롤 키가 101키 보다 상단에 있기 때문에
입력이 좀더 편리하다

두번째, 도스 시대의 잔재인 PrtScreen, Scroll Lock, Pause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PC 키보드에서는 F12키 옆에 오랜 전통의 'PrtScr', 'Scroll Lock', 'Pause' 키가 붙어 있다. 혹시 이들 키가 무슨 기능을 지니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PrtScr은 화면의 텍스트를 그대로 프린터로 인쇄하는 키이며 'Scroll Lock'은 일시적으로 화면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키, 'Pause'키는 프로그램을 장시 정지하게 하는 키이다. 이들 키들은 도스 시절에서는 그럭저럭 쓸모가 있는 키였지만 윈도우에서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다. 지금까지는 기존 키보드 레이아웃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키가 존재하지만 언젠가는 다른 기능을 지닌 키로 바꾸어야 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매킨토시와 같이 차라리 이들 키가 'F13'~'F15'키로 바뀐다면 좀더 쓸모가 있지 않을까?

세번째, 최악의 단축키 'Alt+F4', 'Ctrl+4'

이번에 지적할 사항은 키보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Windows 단축키의 문제이다. 윈도우 단축키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다름아닌 'Alt+F4', 'Ctrl+F4'인데 문제는 이들 키가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최악의 단축키라 할 수 있다.

이들 단축키는 두 키간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 입력을 위해서 손가락을 편 상태에서 손을 비틀어야만 한다. 이들 키는 윈도우즈 초창기 버전부터 있어왔는데 윈도우 XP가 보급되어온 지금까지 전혀 수정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다. 최근 윈도우의 경우에도 일부 어플리케이션에서 문서 윈도우를 닫는 키로 Ctrl+W를 지원하고 있으나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비해서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매킨토시의 단축키인 Command+Q와 Command+W의 경우는 훨씬 편리하다.

매킨토시 키보드 무엇이 문제인가?

PC 키보드에 비해 매킨토시 키보드의 레이아웃은 좀더 사용자를 배려하고 있으나 매킨토시의 경우도 완벽하지는 않다.

첫째, 쓸모없는 펑션키

펑션키의 경우 PC에서는 자주 사용되지만 맥에서는 거의 사용되지가 않는다. 펑션키가 들어 있는 애플 익스텐디드 타입 키보드 레이아웃은 애플사의 전 CEO였던 '존 스컬리'때 만들어 진 것이다. (애플의 현 회장인 스티브 잡스는 기본적 키보드 외의 확장 키들을 매우 싫어한다고 한다) 매킨토시도 PC와 동일한 키보드 레이아웃을 가지게 한 의도는 참으로 좋은 것이나 맥의 펑션키가 단순히 모양새로 갖춰논 것이 아니라면 운영체제나 어플리케이션에서 이를 지원해야 한다.

간단한 키보드를 선호하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 회장 복귀 후 키보드 레이아웃이 대폭 바뀔 것이라고 예상되었으나 이 부분은 전혀 변화되지 않았다. 만약 매킨토시의 펑션키를 그대로 살리고자 한다면 이에 걸맞는 쓰임새가 추가되었으면 한다. Mac OS X 10.3에서 Exposer 기능이 추가되면서 F9~F11에 기능이 추가된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쓸모없는 편집키

PC에서는 Home키와 End키, Delete키와 같은 키를 빈번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맥에서는 일부 어플리케이션만 이들 키를 지원할 뿐이다. 이 부분 PC에서 맥으로 넘어온 소위 '스위처'들에게는 커다란 불편을 안겨다 준다. 편집키도 펑션키와 마찬 가지로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구현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매킨토시의 경우에는 PC와 키보드 레이아웃이 비슷해지면서 실제 컴퓨터를 사용할 때 사용하지 않는 키들이 존재한다. 이들 키들은 매킨토시 환경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기껏해야 매킨토시 상에서 Virtual PC와 같은 PC 에뮬레이터 등을 실행할 때 아주 가끔 사용될 뿐이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이들 키들을 과감하게 삭제하여 키보드 레이아웃을 심플하게 만든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애플이 이전에 내놓은 바 있는 스탠다드 타입 키보드의 경우 커서키 형태만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레이아웃이다. 필자의 경우도 익스텐디드 형태의 키보드 보다는 아래와 같이 스탠다드 타입의 키보드를 더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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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애플의 스탠다드 타입 키보드 레이아웃 / 별도의 펑션키와 편집키가 없어 확장
키보드 보다 레이아웃이 깔금해 보인다.

결론

서론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현재의 키보드 기능성은 PC나 맥 모두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 단시간안에 이 부분들이 수정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PC 사용자들의 요구가 있다면 전체적인 트랜드는 아니더라도 일부 키보드에 필자가 언급했던 부분 중 일부가 반영되지 않을까?

앞으로 키보드에 대한 좀더 재미있고 다양한 관점의 컬럼을 약속 드리며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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