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개해 드릴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네츄럴 엘리트 키보드 입니다. (이후 엘리트 키보드로 칭합니다) 이 키보드는 1998년에 발표되었으며 1994년 출시된 네츄널 키보드에 이은 마이크로소프트로는 두번째 제품이었습니다.

제품의 핵심 컨셉은 네츄럴 키보드의 인체 공학적 요소를 유지하면서 공간 절약형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 이러한 컨셉은 대체적으로 잘 구현되었으나 이전 모델에 비해 떨어지는 키감을 가지고 있었고 불완전한 레이아웃으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엘리트 키보드를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합니다.

현재 엘리트 키보드는 단종된 상태이며 일부 재고 제품을 제외하곤 현재 구입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림 1. 엘리트 키보드의 정면 사진


전형적인 인체공학 디자인

위의 사진을 확인해 보면 엘리트 키보드가 전형적인 인체 공학 디자인을 채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자사의 인체공학 키보드를 디자인 하면서 팜레스트를 본체에 부착시켰으며 일정 각도가 벌어진 상태에서 키보드 양판을 붙여 몰딩을 했습니다.

이러한 점때문에 타 인체공학 키보드에 비해 MS 인체 공학 키보드는 양쪽 키보드판의 각도를 조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나 이로인해 키보드 디자인이 심플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속되는 팜레스트가 붙어 짐으로 인해서 키보드의 거치가 보다 편리해졌습니다.

인체공학 키보드를 써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키보드가 양쪽으로 벌어짐으로 인해서 그 폭이 어쩔 수 없이 넓어지게 됩니다. 엘리트 키보드는 나름대로 공간 절약형 디자인을 구현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키보드에 비해선 폭이 더 넓습니다.

전체적인 제품 디자인은 유려한 곡선이 제품에 잘 어울려진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키보드와 같이 디자인적으로 요란한 부분이나 복잡한 확장 키들이 붙어 있지 않아 눈이 시원합니다.

엘리트 키보드의 재밌는 점은 앞면 보다 오히려 뒷면에 있습니다. 사진과 함께 올바른 키보드 자세 및 사용법에 대해 적혀 있는 엘리트 키보드의 뒷면은 제작사의 성의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그림 2. 엘리트 키보드의 뒷면



그림 3. 엘리트 키보드의 또다른 모습


아쉬운 키레이아웃

일단 엘리트 키보드에는 전형적인 한글과 한자키가 없습니다. 이에 대한 느낌은 유저들마다 다를텐데 저한테는 이들키가 없는 것을 선호합니다. 아마도 PC 키보드의 중 Type3를 쓰는 사람들은 대게 그러한 생각을 할 것입니다. Type1 키보드를 쓰는 사람 조차도 우측의 Alt로 한글키를 Control키를 한자키로 쓸 수 있기 때문에 한글, 한자키는 초보자를 배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마이크로 소프트의 인체 공학 키보드는 거대한 크기의 한글, 한자키를 키보드의 배열해 놓았는데 시각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그다지 효과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소개하고 있는 엘리트 키가 이 부분에서는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엘리키 키보드의 가장 큰 단점은 커서와 편집기, 기능키의 불편함입니다. 이들 키의 키캡은 공간 절약을 위해서 정상 키캡 높이의 반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편집키라면 어느정도 용서하겠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커서키까지 이런 반쪽 높이의 키캡을 썼다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커서키의 배열은 흔히 말하는 Inverse T 형태가 아닌 다이어몬드 형태의 배열을 하고 있습니다. T_T....

일반적인 경우라면 나오기 힘든 키 레이아웃인데,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공간 절약을 할 목적으로 이들 키의 위치와 키캡의 크기를 무리하게 바꾼 듯 보입니다.


그림 4. 조금은 특이한 형태의 엘리트 키보드의 커서키와 편집키


최초의 USB 지원 키보드와 충실한 드라이버 지원

제가 알기에 엘리트 키보드는 최초의 USB 포트를 지원한 키보드 중의 하나입니다. 보통 엘리트 키보드는 컴퓨터 연결면이 PS/2 포트로 되어 있으나 키보드와 함께 포함된 PS/2 to USB 케이블을 연결하면 PC 및 매킨토시의 USB 포트에 열결할 수 있습니다.

별다른 특수 키를 내장하지 않아 PC쪽에서는 별다른 드라이버가 필요 없으나 맥용 드라이버 (맥 사용자는 맥 OS X용 MS 키보드 최신 버전을 설치해야합니다)는 의외로 쓸모가 많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Alt키를 Command)키로, Option키를 윈도우키로 바꾸어 주는 것으로 직접 써보면 꽤 유용합니다.

대체로 만족스러운 키감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면서 엘리트 키보드에 관한 리뷰를 확인해본 결과 대체로 키감은 이전 모델인 내츄럴 키보드에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중평이었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내츄럴 키보드는 꽤 좋은 키감을 보여줍니다.

처음 사면 키보드는 탱탱한 편입니다. 키 입력을 할 때는 일정 수준의 압력이 필요하며 반발력도 상당한 편입니다. 하지만 3~4개월 정도 키보드를 사용하면 대개의 키보드가 그렇듯이 멤브레인의 탄력이 약간 줄어들기 때문에 키보드 입력하기에 적당한 키감으로 바뀝니다.

물론 일정 수준의 탄력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아마도 부드러운 키보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적당하지 않은 키감이나 키를 세개 타이핑 하는 사람이라면 엘리트 키보드의 키감을 좋아할 것입니다. 손에 착 들러붙는 느낌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대신 메인브레임 키보드 치고는 키를 입력할 때 소음이 좀 나는 편이라서 아주 조용한 사무실에 쓰기는 약간의 문제가 있을 겁니다.

기타 떠오르는 것들...

제가 느낀 엘리트 키보드의 단점 하나를 적습니다. 뭐냐하면 키보드의 팜레스트로 인한 문제입니다. 팜레스트는 아무래도 손목과 밀착되다 보니 오래 키보드를 사용하다 보면 손목쪽이 좀 미지근해 집니다. 노트북이야 팜레스트 영역의 발열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만 데스크탑 키보드의 팜레스타 미지근하면 좀 짜증이 납니다.

이 부분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문제로 단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인체 공학 키보드를 사시는 분들은 이점도 한번 고려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끝내면서...

이전 다니던 회사에 엘리트 키보드가 남은 적이 있었는데 한참동안 방치해둘정도로 이 키보드에 대한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아마도 제작사가 생각하는 인체 공학형 키보드와 사람들이 익숙해져 있는 키보드와의 괴리는 생각보다 크나 봅니다.

하지만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컴팩트한 디자인을 가진 엘리트 키보드는 키보드 역사상에 한자리를 차지할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기를 쓰고 구할 필요는 없는 키보드이지만 기본적으로 괜찮은 키감과 키 입력이 편리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구해보시길 바랍니다.

엘리트 키보드 이후에 인체 공학 키보드는 뜨문뜨문 선보이고 있습니다. 향후에 더 완벽한 컨셉의 인체 공학 키보드가 나오길 바라면서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