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컬럼 역시 일본의 '건인' 사이트의 IT씨가 쓴 '키보드 구조사' 의 일부분을 번역했습니다. 초기 러버 돔 작동기에 대해서 자세히 해설한 글이니만큼 자료로써의 가치가 매우 높은 글입니다. 번역을 혼쾌히 허락해 주신 IT씨에게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

러버 돔 작동기 Rubber Dome Mechanisms

러버 돔 작동기의 원류는 ‘얇은 막(멤브레인:Membrane)’ 스위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버클링 스프링 장치가 매우 획기적인 발명인데 비해 러버 돔 작동기의 등장은 자연발생적인 것이었다. 원래 탁상용 전자계산기에나 쓰이던 수준의 멤브레인 스위치는 70년대에 들어와서 판형 용수철 작동기의 구조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1978년에 오키 전기공업이 제출한 ‘Push Button Switch’라는 특허를 보도록 하자(US 4207448). 아래 그림 중에서 Fig.5의 5번은 본문에서 Click Spring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기 전도성이 있는 돔 모양의 판형 용수철에 접점인 돌기 15를 붙였다는 설명이다. 말할 것도 없겠지만, 이 용수철의 좌굴 현상에 의해 클릭 감과 On-Off 동작이 생겨난다. 본문에 의하면 Fig.2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사가 1972년에 제출한 미국특허 3725907로써, 본 특허에선 그 동작을 대폭 개선시켰다고 주장한다.


A push button switch with a conductive dome, cited from US Patent, 4,207,448

기술적으로는 전극 부분을 얇은 막으로 밀폐시켰다는 점, 돔 모양의 판형 용수철의 좌굴 현상을 이용한 점을 주목해 볼만 하다. 그러나 전극 부분과 작동기 부분이 명확히 분리되지 않았기에 입력 압력과 클릭 감이 떨어져서 컴퓨터 키보드로 쓰기엔 부족하리라 짐작된다.

현대적인 형태의 러버 돔 작동기는 International Standard Electronic Corp. 가 1981년에 제출한 ‘Assembly for keyboards of electronic typewriter or similar machines’라는 특허에서 보여진다(US 4363942). 도면은 보기 좋게 그려졌지만, 설명이 난해해서 술술 읽히진 않는다.
설명에 의하면, 고무로 만들어진 Contact bead 21로 멤브레인 스위치인 Contact mat 20을 눌러서 통전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재질 등에 관한 자세한 기술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좌굴 현상에 따른 클릭 감에 대해서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여기선 발명의 목적으로써 제조 비용의 절감 효과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었다.


A keyboard switch with resilient domes, cited from US Patent, 4,363,942

이보다는 휴렛 팩커드 사가 1983년에 제출한 ‘Keyboard switch assembly having sensory feedback’이라는 특허를 인용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US 4500758). Sensory라는 말 그대로, 러버 돔을 사용해 촉감이 좋은 스위치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여지듯이 멤브레인 스위치를 러버 돔의 돌기로 누르는 구조는 현대의 컴퓨터 키보드와 거의 동일하다. 더불어 키를 지지하는 받침대 자체를 상하로 움직일 수 있는 장치가 붙어서 입력 압력과 촉감을 조절할 수 있다 주장한다. 밀링 머쉰의 작업대처럼 상하로 움직이는 장치는 꽤나 인상적이긴 하지만, 여기선 설명을 생략하도록 한다.


A modern rubber dome mechanism, cited from US Patent, 4,500,758

러버 돔 작동기에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이를테면 아래쪽이 좁고 위쪽이 넓은 러버 돔 작동기를 채용한 사례도 있다. 아래의 사진은 렉스마크에서 생산한 IBM 제품번호 1379590 키보드의 사진이다. 여기 사용된 러버 돔 작동기와 키캡 슬라이더는 계속 개량되어 ThinkPad 키보드의 원형으로 발전하게 된다.

러버 돔 작동기는 멤브레인 스위치의 자연스러운 확장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관련 특허 중에서 투철한 논지를 가진 물건을 찾아보긴 어렵다. 특히 러버 돔 작동기의 좌굴 현상에 관해서 역학적으로 진지한 고찰을 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헌데 그 중에서 놀라우리만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특허가 하나 있다. 그것은 1988년에 제출된 미국 특허번호 4851626번, Key Switch Device 특허다.
아래 그림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작동기 자체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 하지만 정량적인 힘-변위도를 해석하고 있는 부분은 주목해 볼만하다. 히스테리스 곡선까지 그리진 않았지만, IBM의 버클링 스프링 장치의 기본 특허를 연상케 하리만치 격조 높은 해설이라 하겠다. 그래프에 의하면 최대 하중은 55gf. (입력 압력이 가벼워서) 일본인이 기분 좋게 쓸 수 있는 키보드가 되리라 여겨진다.


Detailed analysis of the rubber dome switch by Topre, cited from US Patent, 4,851,626

실은 이 특허를 낸 것은 일본 토프레 주식회사의 Takao Nagashima씨다. 1980년대 토프레는 미국에서 여러 건의 키보드 관련 특허를 제출했는데, 이 특허 하나만 보더라도 토프레의 높은 기술 수준을 짐작할만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토프레에서 고급 키보드(토프레 리얼포스)를 내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엔 진귀하게도 정전 용량 스위치를 채용했다고 한다. 1만 6800엔이라는 살인적인 가격이 매겨졌음에도 불구하고 아키하바라에서는 나름대로 잘 팔리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전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매장도 있다고 한다.
이 키보드는 스위치 구조로 미뤄 보건대 물컹거리는 느낌이 드리라 생각된다. 필자의 취향에 들어맞을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한번 만져보고 싶은 물건이긴 하다.

- DJ.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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