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오후,

나의 작은 정원엔 아직 봄이 오지않았구나싶은 아쉬움에

차를 몰아간 곳은 꽃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한 어느 거리.

 

 

작고 까만 플라스틱에 담긴 하얀 마가렛파스텔톤의 물망초

그리고 이름모를 보라색꽃을 몇몇 사고,

그것도 모자라 오는 길, 공장에 들러 작약과 진달래 그리고 이끼를 캐어왔다.

 

 

호미로 정원을 일구자니 손바닥에 남은 흙내음이 새롭다.

아이들을 하나둘 옮겨심고 이끼를 덮은후 물을 주었다.

 

 

어둑어둑해지자 빈의자에 호젓하게 앉아 차를 마시며 새로이 맞은 식구들을 바라본다.

 

 

저마다 다른 모양, 색, 향기.

서로가 서로를 닮으려하지 않고 그저 스스로 지닌 품성을 최대한 뽐내고있다.

있는 그대로 반짝반짝 빛을 내고있다.

 

 

마가렛은 마가렛답게물망초는 물망초답게

작약은 작약답게진달래는 진달래답게.

 

이 봄의 어느 날.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숨막힐듯 최선을 다해 꽃피우는 그들에게서

삶의 자세 하나를 배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또 꾸미지않으면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또, 이 봄의 어느 날 나는 생각한다.

꾸미지않고, 있는 그대로 아름다워지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에게, 너답지 않게 왜그래?라는 질문을 던질때.

어떤 이들이 오히려 되묻듯 '나 다운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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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고 나서 이를 닦는 것만 잊지 마. 


그러면 자네한테 그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