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 작자 미상 -

오백이 될때까지
한푼 가리가 없기를

큐대에 이는 초크가루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뽀록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공을 살려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가야시를
풀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백구가 적구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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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오백이 될때까지
한푼 가리가 없기를

--> 오백이 될때까지 가리(외상)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필자의 대쪽같은 성품은 물론 그러기 위해서 절대 물리지 않겠다는
단오한 결의가 엿보인다.


큐대에 이는 초크가루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 또한, 초크가루가 휘날려 대기를 오염시키는 것을 염려하는 필자의 친환경적
인생관이 잘 들어나 있다.

뽀록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공을 살려내야지

---> 설령 죽는 길일 지라도 뽀록을 바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한 승부욕이 절대 오백이 될때까지 가리를 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재확인 시킨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가야시를
풀어가야겠다.

--> 뽀록으로 잡은 찬스라 할지라도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는 승부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와 그 뽀록을 장타로 연결하려 하는 필자의 투철한 프로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오늘밤에도 백구가 적구에 스치운다.

--> '오늘 밤에도' 에서 어제 밤에도 당구를 쳤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물론
내일 밤에도 당구를 칠 것임을 암시하는 부분으로서 오백을 향해 꾸준히 정진하는
필자의 모습을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