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다가 드디어 가입해서 처음 글 남기는 뉴비입니다.


키보드 키캡 놀이랑 변태 튜닝(?)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동안 이런 동호회가 있는 줄도 몰랐네요^^;


뭐 비싼 키보드 사서 쓸 형편도 안 되고 해서

지금까지는 그냥 가성비 괜찮은 녀석들만 사서 썼었는데,

이번에 리얼포스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어서

마눌님에게 '손목이 너무 아프니 좋은 키보드를 하나 써야겠다'고 하며

인터넷으로 리얼포스를 보여줬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었습니다.

물론, 후덜덜한 가격에는 흠칫했지만요.


뭐 어쨌든 꿈에 그리던 리얼포스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사실 말만 많이 들어왔지 타건감 등 사용 감각은 아는 게 없어서,

하루 시간을 내어 용산에 가서 타건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국산 정전용량 키보드를 회사에 한대, 집에서 한대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화요일에 신용산의 리더*키에 다녀왔습니다.

리얼포스를 마련하고자 하면 역시 포인트는

저소음이냐 아니냐, 그리고 균등이냐 차등이냐겠지요.

허가가 떨어진 후 거의 일주일을 고민하는 부분이었는데,

다행히도 거기에는 종류별로 다 전시가 되어 있어서

다 타건해 볼 수 있어서 좋더군요.


제가 종류별로 타건해본 느낌은 다음과 같습니다.


* 55g 균등

사전에 알아본 타건기에 의하면

키감이 많이 무겁고 묵직하다고 들었는데,

잔뜩 겁을 먹고 가서 그런지 그렇게 많이 묵직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나 집에서 쓰는 국산 정전용량 키보드(노뿌키)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좀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키감이 대체로 쫀득하고 의외로 리드미컬해서

타건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 45g 차등

45g 키압을 베이스로 하여 35g과 55g이 짬뽕된 것인데

제가 막손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35g 섹션에서도 별로 차이가 안 느껴지더군요.

그냥 전체적으로 55g 균등에 비해 좀 더 경쾌한 느낌이랄까요.

저는 그냥 전체 45g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참고로 현재 회사에서 사용하는 것이 55g, 집에서 사용하는 것이 45g입니다)


* 저소음 차등

가장 궁금했던 녀석인데...

확실히 저소음은 매력적이더군요.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소음 잡겠다고 키감이 상당히 희생되어 버려서

정전용량 키보드가 아닌 커버 씌운 멤브레인을 타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ㅠㅠ

정전용량 두들길 때 발생하는 특유의 반발감도 상당 부분 손실된 것 같고...

기대했던 것 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모델이었습니다.



이렇게 세 종류의 키보드를 결정장애 있는 사람마냥

30분 넘게 서서 두들기다 왔네요.


결국 마음의 결정은 55g 균등으로 굳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소음은 키감이 너무 아쉽고, 

차등은 왠지 사용하다 보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해서요.

55g 균등이 가장 노멀하면서 타건감도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 재고가 남은 것들은 죄다 10주년 기념 모델인데

(그나마도 최근 새로 입고된 것들은 대부분 저소음 모델이더군요)

10주년 기념 모델은 키캡 디자인이 도무지 제 취향이 아니어서(블랙이 끌리더군요)

지금 해외 직구를 염두에 두고 열심히 알아보고 있습니다.

19일에 주문하기로 했는데 소풍 기다리는 초딩같은 마음이네요. 허허.



이상 짧고 허접한 리얼포스 타건기였습니다.

자주자주 들르며 흔적 남기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