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3와 750r 적축 사이에서 무진장 고민했습니다


결국 750r 적축을 사러 갔습니다. 그전에는 갈축 유저였죠.


아 그런데 분명히 집에서 적축 사야지, 적축 사야지 하고 마음 먹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750r 적축의 지나치게 정숙하고 깔끔할 키감을 느끼고 나니 마음이 변하는 겁니다


곁에 있던 멤브레인 키보드의 키감과 도저히 어떤 점이 다른지도 모르겠고 (물론 그건 아마 아주 잘 만들어진 멤브였을 겁니다)


기존에서 쓰던 마제 갈축과 분명 차이는 있는데 막 색다른 경험이라고 말하기도 조금 힘들었고


그래서 덜컥 750r 흑축을 사서 돌아왔더랬습니다.


오면서 750r이 흑축으로는 명기다, 키압이 기존의 흑축보다 적절하게 낮아서 입문자 용으로는 제격이라더라 같은 리뷰글을 보며


그래 나는 잘샀다 현명한 소비를 한 것이다 이왕 사는 거 다른 경험을 해봐야하지 않겠느냐 라며


열심히 마스터베이션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작가라도 된 것 마냥 그럴싸한 글 한편 싸보았죠


750r흑축이 키압이 많이 낮다고들 했죠?


목 뻐근하고 어깨 뻐근하고 손등까지 아프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어이고 내가 미쳤지 이래서 시험에서 처음 고른 보기가 맞는 보기고, 뭘 사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그걸 사야하는 건데 


후회가 막급했습니다 중고장터 시세도 정확하게 알아봤죠흑축이라 수요도 별로 없드만요 


그렇게 밤 11시에 잠이 스르르 들었네용?


그리고 새벽 2시 반에 거짓말처럼 눈이 떠졌습니다 오 신이여 나를 깨운 것은 나의 손가락이었습니다


내 손가락이 뭔가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으로 저를 꺠운 것입니다


저는 뭔가에 홀린 듯 스르르일어나 책상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장터에 팔려고 박스에 넣어놓은 750r을 다시꺼내 아이패드에 연결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여보았습니다


세상에 간밤에 느겼던 키감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쫀득하고 정숙하며... 


그러니까 흑축 예찬론자들이 너도 얼른 이 세계로 와, 라며 주장하는 그 흑축의 장점들을 저도 고스란히 느꼈던 겁니다


이것이 명기구나 이것이 흑축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새벽에  저는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좋은 구매였습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게 750r 흑축은 무안단물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결국 적축에 대한  호기심도 참지 못하고


포커3를  휴대폰  소액결재로 사버렸습니다



타짜 1에서 평경장이 그랬죠





너도 슬슬  미쳐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