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정착한지도 상당히 되었네요.
기분따라 각인/무각인 키캡 갈아끼는 맛도 쏠쏠합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해피해킹의 좋은 점은 많이 설명해 주셨으니 한가지 아쉬운 점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해피해킹은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손의 동선을 줄여 주어서 효율적인 타이핑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극악의 상황이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최악의 상황은..
바로 이공계열에서 Latex으로 논문을 쓸 때 입니다.
이공계열에서는 수학식이 많이 들어간 논문을 쓰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면 최상단의 숫자열을 많이 치게 되고 특히 우상단의
( , ) , + , - , = 같은 특수키들을 많이 누르게 되어있습니다..

이것이 Latex (조판언어입니다. html같이 코딩하듯 수식, 그림 등을 쓰게 되어있습니다.)과 만났을때
문제가 심각해 지는데 모든 명령어가 역슬래쉬 \ 로 시작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빈번히 역슬래쉬를 눌러야 합니다..
그런데 해피에서는 역슬래쉬가 오른쪽 위 구석으로 짱박혀(?) 있지요.

결과적으로 해피해킹을 사용하게 될때는 오른쪽 새끼 손가락은 엄청난 임무를 가지게 됩니다.
1. 키보드 오른쪽의 엄청나게 많은 키들을 담당해야 됩니다..
   특히 우상단의 ), -, +, \, ' 까지 5개의 키를 더듬어야 되기 때문에 오타가 엄청 많이 납니다.
2. 해피해킹에서는 백스페이스를 새끼 손가락으로 누르도록 위치하기 때문에 오타가 잘나면 새끼손가락 일이 더 많아집니다.
3. 새끼 손가락 원래 의무인 방향키 사용시의 fn 지지대 역할 때문에 또 피곤합니다.

그러고 보니까 참 불공평한 생각이 드는군요..
힘도 쎄고 길이도 긴 중지는 겨우 상단부터 하단까지 달랑 4개키만 커버하면 되는데
불쌍한 오른손 새끼 손가락은 체감상 거의 10배에 가까운 업무량을 감당해야 하다니!!

위의 상황은 수학 논문을 많이 쓰는 Latex 사용자에만 한정된 것이니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오른손 새끼 손가락은 외칩니다..
"난 전혀 해피하지 않아"

수학논문 많이 쓰는 분들에게는 완전 비추합니다.
새끼 손가락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논문 오래 쓰는 날은 오른쪽 어깨까지 저리네요..
왠지 방출한 리얼86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손짓하는 날입니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