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 글을 쓰면서 뭐 이 가격에 거래가 되면 안된다, 혹은 이렇게 되어야한다는 말을 하려고 쓴 글은 아닙니다. 다만 현상을 관찰하고 조그마한 경제적 분석을 해본 것입니다. 여러분의 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격제한:


수요는 넘처나는데 더이상 나올 곳은 없으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하지만 가격을 올려받으면 안된다는 불문율이 있으니 가격은 공제가 그대로이고 일괄의 형태로 프리미엄을 얹어서 거래가 되었습니다.

지금 시스템은 공산주의 식 가격 책정과 비슷합니다. 공산당에서 비누는 무조건 100원이고 그 이상가격에 팔 수 없다고 정해놓았는데 여타요인으로 가격이 올라가야 수요와 공급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고정되어있으니 상점 밖에서 비누하나 사려고 그렇게들 줄을 섰다죠. 여기 장터에서도 그런 이유로 그렇게들 줄을 스시는 겁니다. 하루에 가게에서 파는 비누의 양은 정해져있으니 대부분의 줄 스는 사람들은 비누구경도 못하고 스트레스만 받게되죠.

대부분 이런 경우에는 암시장이 형성되거나 다른 방법으로 올라간 가격이 반영됩니다. 지금까지 거래 관행을 보면, 학부때 교양으로 배우는 경제원론에서 예측한 그대로 더군요.



공급의 증가:


가격에 상방제한이 건재하고, 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앞으로 문제가 해결될 방향은 공급쪽에서 찾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커스텀 키보드 수의 증가에 따른 극심한 키캡 가뭄의 시간이 있은 후부터 대륙쪽에서 키캡등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키캡 치고는 상당히 비싼 가격인데요, 앞으로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떨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높은 가격은 키캡을 만들어서 파는 업자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추가 사업자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있을 키캡 공제도 이전보다는 활발하게 될 것 같습니다. 커스텀 키캡에 있어서는 독점적 지위에 있는 시골플라스틱이 최근에 가격을 인상해서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괄 금지와 앞으로 시장방향:

그리고 오늘부터 일괄 및 다품목 우선권금지라는 새로운 규칙이 도입되었는데요. 이 규칙은 끼워팔기의 폐해를 막는데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괄판매로 일정가격을 유지하던 비인기 품목의 가격이 하향 조정되리라고 생각되네요.

다만, 일괄 금지규칙으로 인해 레어 품목의 암묵적 프리미엄을 못받도록 해놨으니 공급은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고 줄스기는 더욱 치열해질 것 같네요.



장터거래 초보분을 위한 정보:


장터 거래 초보분들은 거래를 하다보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터 공부를 충분히하시고 거래를 하셔야 손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네요. 좋은 가격의 쿨매는 입문자분들이 설령 먼저 봤다고 하더라도  이게 쿨매인가 잠시 고민하는 사이 혹은 검색하는 사이 이를 즉각 알아보는 장터 고수분들이 낚아채가고, 결국에는 가격이 그리 착하지 않은 물품만 입양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레어템을 구하시는 분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다른 대체품을 찾아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있을 공제에 느긋하게 참여도 하시고요. 원하는 물품을 얻기 위해서 수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구해지는 것도 아닐테도 관심을 살짝 다른 곳에 돌려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경매 낙찰가는 기준 가격이 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경매란 모름지기 판매자에게 100% 유리한 판매방식입니다. 일반적인 낙찰가는 수많은 수요자의 구입 의향가 중에 가장 높은 가격인데요,(이베이의 현 경매방식인 2nd price auction 혹은 Vickery auction에서는 조금 다르지만 큰 맥락으로 봤을 때 비슷합니다) 수요곡선의 가장 끝자락의, 정말 물품을 원하는 사람의 가격이라는 말이죠. 경매 참여자의 경제력이 올라가면 물품의 가치와 상관없이 이 낙찰가는 올라가게되어있습니다. 낙찰을 받아서 구입한 후에 낙찰가에 되파는 경우 잠정적 구매자는 이 낙찰가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낙찰가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원 판매자의 배를 두둑히 불려줬던 그 가격입니다. 물건의 가치의 측면에서 보면 폭탄돌리기와 흡사한 측면이 있지요. 다만, 그 가격에서도 거래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같은 가격 혹은 그보다 높은 가격에 폭탄을 받아줄 사람이 충분하기 때문이죠. 폭탄이라고 묘사를 했지만, 여타 가격의 급락의 여지가 있는 물건들과는 다르게 골동품은 그 가치를 유지하는 편이라고 생각하기에(가치 하락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폭탄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잠정적 손해가 전가되는 측면에서는 폭탄 돌리기라는 표현이 아주 틀리지는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승화보다 더 좋은 키캡이 나온다거나한다면 더이상 높은 가격에 구입할 사람이 줄어들테고 가치의 하락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겠죠.



결론:


사실 저는 중고거래를 잘 하지 않습니다. 구입은 몇번했습니다만, 적극적인 판매자는 아니라서 제가 책속에서 읽은 경제이론으로 이 시장을 분석한 것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참고하셔서 읽어주시고요. 서론, 그리고 세부항목의 소제목을 달아놓고 장황하게 썼지만 횡설수설한 글을 대충 나눠서 소제목을 붙인 것이니 그냥 편하게 읽어보세요. ^^


마지막으로 바램이 있다면 커스텀 키보드 및 키캡호환되는 기계식 키보드의 인기로 늘어난 키캡의 수요를 업자들이 채워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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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ings are subject to interpretation whichever interpretation prevails at a given time is a function of power and not truth.
- Friedrich Nietzs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