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동안 제가 올린 글을 쭉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귀찮으실까봐 


일단 제 상황에 대해서 나름 요약해서 적어보겠습니다.


좀 딱딱할 수 있겠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보고서 비스무리하게 적어보겠습니다.



- 기계식을 구매하는 이유는 오로지 키감 때문이고 디자인만 조금 보며 기능은 크게 신경 안씀.


- 청축 같은 클릭 계열의 제품만 좋아함. (소음은 전혀 상관 없음)


- 공부하면 할 수 있겠지만 현재 본인에게 해외직구는 너무 어려움.


- 따라서 국내에서 구매하기 용이한 제품들만 사려고 함.


- 텐키리스는 생각보다 불편해서 풀배열 키보드만 찾음.


- 클릭 계열 중에서도 구분감이 확실하고 경쾌한 제품을 선호함.



워와 같은 취향으로 인해서 처음엔 저렴하게 오테뮤 청축 제품으로 입문해봤다가 (텐키리스도 경험해 볼 겸)


중고로 팔고 덱 헤슘 라이트를 구매했었습니다.


'청축하면 덱' 이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키캡이 abs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까슬거리는게 거슬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비교적 파워타건을 하며 바닥끝까지 누르는 타건을 하는 편인데


덱 헤슘은 하우징이 단단해서 안정된 느낌을 주는 건 좋지만 바닥끝까지 타건을 할 때 너무 딱딱한? 느낌이여서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매장에서 이리저리 타건을 해보고 필코 마제 하쿠아 화이트 청축을 구매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같은 체리 청축이지만 덱 헤슘에 비해서 조금 더 경쾌하고 


뭣보다 바닥끝까지 타건을 했을 때 느낌이 덱헤슘에 비해서 훨씬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마제가 저의 키감에 대한 갈증을 백프로 채워주진 못했습니다.


수치로 표현하긴 애매하지만 8~90프로 정도만 만족시켜줘도 그냥저냥 사용할텐데


현재로서는 60프로 정도만 만족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저는 오로키 키감때문에 키보드에 1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을 투자하는데


그게 60프로만 만족을 시켜준다고 생각하니 자꾸 키감에 대한 갈증이 심해집니다.




근데 왜 제가 마제 청축으로도 만족을 못하는가를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문득 사은품으로 받은 레오폴드용 실리콘 키스킨을 씌우고 타건을 해봤습니다.


'오호?' 딱 이런 느낌이더군요.


청축 계열은 키스킨을 씌우면 그 키감이 확 반감 되버려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경쾌한 키감이 반감 된 건 사실이지만 나름의 쫀득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일단 제가 왜 이런 느낌을 받는지를 나름 정리해보았습니다.



-근 20년 동안을 키스킨이 씌워진 멤브래인 키보드만 사용해왔었다.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 abs든 pbt든 생키캡을 그대로 타건하면 손가락이 닿는 부분이 미끄러지는 느낌이 든다.


- 실리콘 키스킨을 씌우면 그런 미끄러짐이 확 살아진다.


- 개인적으로 가벼운 키감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왔었으나 키스킨을 씌운 약간 무거우면서도 쫀득한 키감이 더 좋다고 느낌.



아마 이런 이유들로 실리콘 키스킨을 씌웠을 때가 그렇지 않을 때 보다 좋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혼자 또 이리저리 구글링을 해 본 결과 녹축이라는 스위치가 있다는 걸 알았는데


녹축을 사용하는 제품은 국내에선 구매할 수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어렵게 공부를 해서 해외직구로 녹축 제품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키캡의 느낌이 실리콘 키스킨을 씌웠을 때만큼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일지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고민입니다.


이대로 덱 헤슘은 팔고 그냥 마제로 만족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그런데 도저히 이 키감으로는 만족을 하며 살 수가 없습니다)



참 바보같고 유치한 생각이긴 한데


1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놓고 만족감이 별로라면


차라리 다 팔아버리고 저렴한 오테뮤 청축 제품을 산 후에 


만족감이 별로라도 '싸구려니까 뭐 어쩔 수 없지' 라며 소위 정신승리를 하며 살아갈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굉장히 바보같은 고민이라고 생각되지만 여기엔 키보드에 대해 경력이 오래된 분들이 많으니 조언을 얻고자 글을 올립니다.


지금도 책상위의 마제 제품을 보노라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확실히 뽀오얀게 이쁘기는 한데, 그리고 스위치가 주는 청량감은 괜찮긴한데...


그렇다고 제가 원하는 안정적이면서 쫀득한 느낌을 받지는 못하니까 말이죠.



확실히 체리 청축은 가면 갈 수록 부드러워지며 쫀득함 보다는 날아다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빠른 속도로 타건을 하다보면 키스킨을 씌웠을 때 보다 오타도 많이 나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미끄러지는 느낌을 받거든요. 실제로도 미끄러지는 것 같고요...




오래된 경력의 키보드 매니아 회원님들은 저의 고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