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매니아 분들은 기계식 키보드 & 스탠다드 키보드 위주로 얘기하시고 정보를 나누시는 분들인것 같아서
이런내용을 좋아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에 글에서 '기존 qwerty 에서 b의 애매함'이라는 글도 본것 같고
이런 자판배열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깊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조언도얻고 얘기도 나눠보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키보드라는 것에 이런 세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된지는 정말 얼마되지 않았지만
어려서부터 한손으로 쓸수 있는 키보드를 꼭 한번 만들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찾아봤는데 한글타이핑을 위한 한손키보드가 상용화되긴 했는데 제 생각이랑은 너~무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어려서 어설프게 글자배열 디자인해놓은 걸 요즘 다시 보고 마무리 했는데요




기존의 qwerty 배열에서의 불만은,

1. 우리말자음은 두번 들어가고 모음은 한번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사용이 더 자유로운 오른손이 아닌 왼손에 자음이 배치되어 있어서 불편하다는 것,
2. 초성중성종성 - 초성중성 과 같은 연결에서는 종성 다음에 초성이 나와서 자음이 겹쳐 오른손이 논다.
3. 한정된 공간안에서 shift의 사용은 필수적인데 새끼손가락이 shift를 맡아서 불편하다.


먼저 염두에 둔 사항은

1. 관절 가용범위가 넓고 숙달된 검지와 중지가 모음과 초성 자음을 맡는다.
2. 검지는 좌우 운동만 하되 스페이스바와 shift를 맡는다.
3. 중지(초성)-검지(중성)-약지(종성)의 기본적인 방향.
4. 각 손가락들이 기본적으로 위치하는 곳에는 빈도가 높은 글자를 배치한다.
5. 새끼손가락에는 자주쓰지 않는 자음을 배치한다.

(사실 검지-중지-약지 순으로 움직이는게 중지-검지-약지보다 훨씬 빠르기때문에 중지에 모음을 배치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중지가 생각보다 관절의 운동범위가 넓지 않아서 최소화 한 모음들을 배치한다고 해도 너무 좁다는 판단에 검지에 모음을 분배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한손으로 누르다보니 글쇠가 한정되어 글쇠를 줄이기 위해서 거센소리를 Shift와 별도로 작은shift(새로 만든..)로 넣어볼까 했지만
메카니즘에 대해 잘 모르니 현실로 만들기가 어려울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전에 우리말 자모 사용량에 대해서 뉴스&웹페이지 글을 통계를 내둔것이 있었는데요

(약 8만글자정도를 가 각 갃~ 힣 까지 찾아바꾸기 같은걸로 해서 일일이 다 세었어요..어릴때라 가능했던건가;)


초성 자음 빈도 ㅇ,ㄱ,ㄷ,ㅅ,ㅈ,ㅎ,ㄹ,ㄴ,ㅁ,ㅂ,ㅊ,ㅍ,ㅌ,ㅋ
중성 모음 빈도 ㅏ,ㅣ,ㅓ,ㅡ,ㅗ,ㅜ,ㅐ,ㅔ
종성 자음 빈도 ㄴ,ㄹ,ㅇ,ㄱ,ㅅ,ㅁ,ㅂ,ㅌ,ㅈ,ㄷ,ㅍ,ㅎ,ㅊ,ㅋ

종합 자음 빈도 ㅇ,ㄴ,ㄱ,ㄹ,ㅅ,ㄷ,ㅈ,ㅎ,ㅂ,ㅁ,ㅊ,ㅌ,ㅍ,ㅋ

의 순이었습니다.

초성 친화적 자음은 ㅇ,ㄱ,ㄷ,ㅈ,ㅎ
종성 친화적 자음은 ㄴ,ㄹ,ㅅ,ㅁ,ㅂ

자음은 쌍자음, 받침에서는 겹자음까지 모두 조사했고
모음은 ㅏ,ㅑ,ㅓ,ㅕ,ㅗ,ㅛ,ㅠ,ㅜ,ㅡ,ㅣ,ㅐ,ㅔ 외에도 ㅒ,ㅖ,ㅚ,ㅘ,ㅙ,ㅟ.ㅝ,ㅞ,ㅢ 도 조사했는데,

한손으로 키보딩 해야하므로 누를수 있는 글쇠의 수가 아주 한정되다보니
ㅑ,ㅕ,ㅛ,ㅠ를 shift로 올리고, ㅏ,ㅣ,ㅓ,ㅡ,ㅗ,ㅜ,ㅐ,ㅔ로 구성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ㅐ,ㅔ도 shift로 올리거나 연속누름으로 처리하고 싶었는데 그정도의 메카니즘은 제가 건드릴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그래서 나온 결과물이 이것입니다.


각원 안에 있는게 담당하는 손가락이고
그 안에 작은 동그라미가 손가락이 기본적으로 위치하는 곳입니다.

손가락이 기본적으로 쉴곳을 따로 만들어 두고 타이핑할때만 손가락을 옮길까 (예를 들면 space와 Enter, backspace사이의 공간)
생각도 해봤지만 기존의 키보드도 키압이 아주 낮은 경우만 아니면 asdf, jlk;에 올려놓고 사용하니 상관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초성친화적 자음을 ㅇㄷㅈㅎ를 중지에, 종성친화적자음 ㄴㄹㅁㅂ를 약지에 두어서 중지-검지-약지 순으로 했고
사실 아까까지만 해도 ㅈ 자리에 ㄱ이 있었는데, ㅇ과 ㄱ이 초성 뿐만 아니라 종성 빈도도 높기 때문에

'격이 다르다' 와 같은 글자를 타이핑 할때 ㄱ-ㅓ(s)-ㄱ-ㅇ-ㅣ 의 순서가 되는데 중지가 너무 부담스러워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ㅇ과 ㄱ이 첫번째,세번째로 빈도가 높은 자음이라 같은 손가락에 배치되는게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끼손가락이 힘이 약하다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새끼의 나머지 손가락 ㅊㅋㅌㅍ 의 사용빈도를 모두 합쳐도
ㅇ의 빈도의 4분의1밖에 되지 않고(약5.5%, ㅇ의 비율은 20.1%, ㄱ은 12.3%) 새끼손가락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치해있는 곳이기때문에
ㄱ을 배치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도 힘이 약한 새끼손가락이기 때문에 지금도 사실 확신은 없습니다.)

( 종합 기준 비율ㄱ 12.3 ㄴ 15.6 ㄷ 7.1 ㄹ 10.6 ㅁ 3.5 ㅂ 5.0 ㅅ 8.9 ㅇ 20.1 ㅈ 6.2 ㅊ 2.4 ㅋ 0.4 ㅌ 1.4 ㅍ 1.3 ㅎ 5.3)

모음 배열은 전체적으로 겹모음을 참고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ㅏ를 제외하고 ㅣㅓㅡㅗ의 빈도가 의외로 비슷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한 좌우위치에 ㅣ와 ㅡ 를 배열하고 ㅜ를 위쪽으로 빼고, ㅐ와 ㅔ 중에서도 비율이 적은 ㅔ를 위로 올렸습니다.


피아노를 치는듯한 타자치기가 가능할것 같아서 고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구상'만 가지고 있다고 키보드가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앞으로 어떤 키보드로 만들지 회로 구조는 정해야될지 하우징은 어떤걸로 해야될지
저렇게 배열하려면 동화님 말씀처럼 키캡도 너무 좁아서 스탠다드배열로는 힘들것 같다고 하시고 (전 감촉 이런건 상관없으니까 갈아낼듯 해요..)
아무튼 신경써야되고 손봐야될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겠지만

또 이곳엔 새로운 키캡들을 구하고 스위치 매커니즘에 빠져보는것도 엄청난 경지에 오르신 분들이 많지만

이렇게 우리글자의 구조와 배열에 대해서도 전문가분들이 많으신것 같아서
초보자로서 검사받는 느낌으로 여러분께 어떤지 한번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세계인들도 놀라는 우리나라 키보드매니아들이라고 들었어요 :)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rofile

알고있습니다.

제가 만들려고 노력하는 이 한손키보드를 결국 만들지 못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전 지금 제 꿈이 눈앞에서 아주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