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실제로 경험한 오싹한 엘레베이터 경험담 입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의 금요일 이였습니다.
친구네 집에 술을 사들고 가는 길이였습니다.
친구의 집은 아파트 14층이였기에, 엘레베이터를 타야 했습니다.

그날은 야근 후 가는 길이라 시간은 11시가 좀 넘은 시간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늦은 시간이라 엘레베이터에는 저 혼자밖에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잘 올라가던 엘레베이터가 13층에 멈추더군요.
순간 드는 생각이, '15층짜리 아파트인데 올라가는 엘레베이터가 13층에서 멈춰?' 였습니다.
물론 문이 열린 13층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누군가 있으면 자동으로 켜지는 센서등도 꺼져있었고요.

그때까지만해도 크게 동요할만한 일은 아니였기에, 차분히 [닫힘]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닫혀가던 문이 덜컹 거리면서 다시 열리는 것이였습니다.
그렇게 대략 10번 정도는 닫히다가 덜컹 거리면서 열리는 것이 반복 되었습니다.
그 잠깐의 순간에 정말 별의 별 생각을 다 했었던거 같습니다.
소름은 쫙 돋고, 발악하듯 [닫힘] 버튼을 마구 마구 눌러댔습니다.
한 층 남았으니, 계단으로 뛰어갈까도 생각 해 보았지만, 밖으로 보이는 시커먼 계단으로는 도저히 갈 엄두가 안나더군요.

결과적으로, 한참만에 문은 닫히고 무사히 14층까지 올라가서 친구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친구한테 엘레베이터에서의 상황을 얘기 해 주니까 친구도 기겁을 하더군요.
이 친구 무서운 이야기를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진짜 무서운 공포영화 보면 앓아 눕기도 할 정도로 말이죠.
왜 그런 얘기를 했냐고. 자기 이제 엘레베이터 어떻게 타냐고 화도 내더군요.
그러더니, 엘레베이터 사건이 분명 어떠한 인재에 의한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더군요.

그 친구의 논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친구 : 누군가 13층에서 내려가려고 하다가 올라가는 버튼을 잘못 누른 것이다.
저 : 그럼 왜 13층 문이 열렸을 때 아무도 없었지?
친구 : 그 사람이 무엇인가 안가져온 것이 있어서 다시 들어갔을 수도 있잖아?
저 : 근데 왜 [닫힘] 버튼을 눌러도 닫히다 말다가 10번이나 반복될 수 있는거지?
친구 : 그건 엘레베이터도 기계니까 기계적 결함이 있을 수도 있겠지.
저 : 그래! 니 말도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그런데 확률을 계산 해 보자. (역시 공대 출신은 이런데서 또 나옵니다)
       누군가 내려가려다가 올라가는 버튼을 잘못 누를 가능성 1/20 (제 경우를 보면, 이거 잘못 누를 가능성이 상당히 낮습니다)
       버튼을 눌러놓고 무엇인가 다시 가지러 들어갈 가능성 1/10 (이건 이외로 높은 확률도 있더군요)
       13층에서만 열리고 닫히고를 반복하다가 자동으로 복구가 되서 정상 작동 할 가능성 1/100
       단순하게 이렇게만 계산해도 1/20000인데,
       이 정도 확률이라면 차라리 알수 없는 영적인 존재 10명이 13층에서 엘레베이터로 들어왔을 확률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 친구 결국 몇일 또 앓더군요 ..

아직도 그 엘레베이터가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 하신 분 계신가요? ^^

쓰고보니, 별로 무섭지도 않네요 ^^; 왠지 용두사미 글이 되어버린듯 ;;
의미없이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