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로 스위치를 이식해주고 방치되어 있는 확장2의 잔해와 제로에서 뽑아낸 스위치를 가지고 있다가 "나도 풀와이어링 이라는거 해보자" 는 생각이 들어 시작해보았습니다. 사실 돈이 없으니 장터링은 못하고 허전한 마음에 시작했다고 해야겠죠. USB 컨트롤러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없어서 그냥 굴러다니던 PS/2 키보드 하나 뽀갰습니다.

처음에 확장2 의 보강판과 기판, 하우징을 잘라내었습니다. 생각없이 잘라내다 보니 자꾸 각이 안맞아서 결국 난도질 수준으로 잘라래게 되었군요.

그다음에는 제로의 유사 백축 스위치를 확장2의 기판에 납땜을 했습니다. 생전 첨해보는 납땜....사무실에 인두가 없었다면 생각도 못했겠죠....뭐 스위치 납땜하는 것은 사실 아주 쉽더군요. 하지만 스위치가 동일한 기판과 동일한 간격으로 붙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초보티를 냈네요. 하지만 보강판이 있으니 별 상관 없는 듯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풀와이어링이라는 거에 도전했습니다. 이틀 걸렸습니다. 다시는 안할겁니다. 절대로 !!!!! 지금 드는 생각은 분명히 뭔가 다른 더 쉬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입니다. 분명....이건 할짓이 못됩니다.

이틀간의 삽질....그리고 되지도 않는 납땜실력으로 컨트롤러에 연결했습니다. 컨트롤러에 납땜하는거 진짜 짜증나더군요.

암튼 겨우 이어붙이기 성공하고 데탑에 붙였는데.....성공~ 이네요. 부팅기다리면서 "만약 뭔가 안맞으면 그냥 갖다버린다" 이런 생각하고 있었는데 모든 키가 정상 작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도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고수분들이 보기에는 별일 아니겠지만 저는 참 기쁘네요. 하지만 하우징이 없습니다...ㅠ.ㅠ 아무생각 없이 잘랐더니 못쓰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납땜을 좀 부실하게 하고 와이어링을 무개념으로 했더니 와이어가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뚝 뚝 끊어지네요....한번만 더 끊어지만 갖다 버립니다....ㅋㅋㅋ

아뭏든 키매냐 때문에 새로운 도전도 하고 참 재미있네요. 며칠간 설레는 날들이었습니다. 뭔가에 몰두하면서 오히려 다른 일들까지 더 의욕적으로 하고픈 힘이 솟더군요. 요즘 좀 침체기였나 봅니다.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시구요. 이만 줄입니다.

ps. 제로의 약간 가벼운 느낌은 그대로군요. 하지만 제로 보다는 좀 정숙해 졌습니다. 사실 제로 키캡을 끼우기 전에 스위치만 있을때는 상당히 소리도 좋고 느낌도 좋더군요. 하지만 제로의 키캡을 끼우니까 상당히 느낌이 달라집니다. 쫄싹대기 시작하네요.... 역시 키캡에 따라 많이 좌우됩니다. 그리고 제로의 키캡....별루네요....

티탄으로 하길 잘했지~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