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있네요.

저는 오늘 강의가 휴강이라 12시에 일어났습니다만, 일어나서 보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더군요.

어제 밤에 수건을 손빨래해서 널었는데 하나도 안말랐습니다;;; 수건이 바로바로 안 마르면 냄새가

나는데 말이죠ㅠㅠ


집에서 좀 뒹굴거리가 배가 고파서 집 근처 순대국집에 갔습니다.

동기들 말에 의하면 저희 학교 맛집이라더군요.

뭐, 하숙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편이고 가격도 3000원 밖에 안하니, 사실 거금이지만 2주째 집에

못 가고 하숙집에서 뒹굴거렸더니, 제대로 된 음식이 먹고 싶어서. 처량하게 혼자서 갔습니다.

왜 제 동기들은 전부 집이 멀리 있는지 모르겠네요. 하숙집 위치를 잘못 잡았나봐요.


혼자 4인 식탁에 앉아서 순대국 하나를 시켰습니다. 3천원 치고는 순대가 5개정도 들어있고,

다른 내장들도 많이 들은 편입니다. 밥을 말아서 후루룩 먹으니, 배가 차는군요.

사실 저는, 제가 내장이니, 곱창이니 그런걸 별로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꽤 입에 맞습니다.

동창들이랑 술안주로 먹은 돼지 막창도 생각보다 맛있더군요. 그런데, 친구들 말에 의하면

이 막창은 대따 맛이 없답니다. 소 막창이 기가막히게 맛있다네요;; 덕분에 소막창이 먹고 싶어요.

순대국밥을 먹고 다시 집에서 뒹굴거리는데, 동기애 하나에게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내일까지 해야되는 조별 프로젝트를 하러 7시까지 모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조별 프로젝트란게 참 황당합니다.

공학인증제라는걸 실시하면서 새로 생긴 과목 같은데 이름이 '창의공학'이더군요.

저희 건설공학쪽은 이 과목이 전필과목인 모양입니다만, 룸메이트인 기계공학과 애 말에 의하면

자기네는 전필이 아닌 전선이고 굉장히 널널한 수업이라네요. 수업내용이 딱지 치고, 뭐 만들고

그런 수업이라는데, 저희는 전혀 사정이 다릅니다.

조를 짜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게 아마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같은 것을 연습하는

건가봐요. 제일 처음에, 초안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중간에 한번 또 발표, 마지막으로 최종 발표.

이렇게 세번을 프리젠테이션 해야 합니다. 회사에서도 프로젝트같은거 진행할때 이런식으로

하나봐요?

뭐, 이건 어려울게 없겠습니다만. 문제는 프로젝트의 내용입니다. 물로켓을 50미터의 정해진

지점에 정확히 명중시키라네요. 음, 물로켓이라는게 그렇게 정교한 조정이 가능한 것이었습니까?

거기다 시간은 왜이렇게 촉박한지...저희는 회사를 다니는게 아니라,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만 매달려 있을 수가 없는 입장이지요. 시험기간에 프리젠테이션하고

있었습니다.ㅠㅠ 또, 그럼 최소한 한조에 펌프랑 발사대를 한개씩 돌려서, 예비 실험이라도 할 수

있게 해야되는데, 전체 2개뿐이에요. 상황이 열악해요. 거기에 조건은 무조건 재활용.

재활용인건 상광없습니다만, 그걸로 어떻게 이런 유도개념의 물로켓을 만들라는건지.

날개에 알씨용 서보라도 달아야되는겁니까? 노즐을 방향전환이 가능한걸로 만들어야되는건지...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게, 발사지점과 목표지점에 길고 튼튼한 실을 연결하고 그 실을 물로켓의

몸체에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만, 이러면 확실히 목표지점에 떨어지겠지요?

그런데 조원들이 그건 좀 반칙같다느니, 교수가 허락을 안 할 것 같다느니 하면서 반대해서

결국 그냥 그렇고 그런 물로켓이 되었습니다.

이번 학기의 복병은 전기파트의 물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치도 못한 과목에서 발목을 붙잡혔습니다.

이러다가 재수강해야될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원래 쓰려던건 이런게 아니었는데 저거에 불만이 매우 많아서 길어졌네요ㅠㅠ

저 프로젝트 설계도를 내일까지 만들어야되서 그거 하러 간겁니다만, 계속 비가 내리고 있고

제 신발은 가죽인지 세무인지로 되있어서 젖으면 어떻게 하나해서, 그냥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나갔습니다.

네, 실수했습니다. 발이 어는줄 알았습니다. 발이 물에 조금씩 젖으면서 냉각이 되더군요.

프로젝트도 엉망이라, 제가 그냥 설계도 대충 그리고 끝내버렸습니다. 다들 왜이렇게 밍기적

거리는지, 저희조에는 선배도 한명있는데 말이죠. 이야기가 도통 진행되지가 않아요.

결국 아이디어는 제가 거의 냈습니다만, 다른 애들이 터무니 없는걸 하자 그래서, 그걸

설계도에 그리느라 힘들었어요. 대체 물로켓에 나선형 날개가 왜 필요한건지...

제 생각에 그런건 총알처럼 무지 빠른거에나 필요한거 아닌가요? 물로켓에 그런거 달면

오히려 느려질 것 같던데 말이죠. 말이야 쉽지만 저 날개를 어떻게 만들어 붙이겠다는건지.

설계도도 결국 혼자서 그리고, 집에 오는 길은 춥고. 발시리고. 배는 고프고.

저거 가기전에 밥은 먹었습니다만, 오늘 하숙집 메뉴가 초토화되서 먹은 것 같지가 않아요.


이번 주말은 드디어 집에 올라가는데, 키매냐 정모도 갑니다.

제가 가진건 제로와 4400,4100뿐입니다만, 가장 작고 가벼운 4100이라도 가져가 볼려구 합니다.

다들 화려하셔서, 정말 민망합니다. 하다못해 만년필 안사고 해피 샀을껄 하는 생각이 마구마구

솟아 올라요. 키매냐를 좀더 빨리 알았어야 했다는 이 죄책감(?)

저는 7시 30분 차타고 다시 청주로 내려와야 해서, 5시정도까지 밖에 못있을 것 같지만

회원분들 얼굴을 보고 싶어서, 다른 키보드들 보고 싶어서, 맛난거 먹고 싶어서.

그냥 갑니다. 제 얼굴 아는 분들도 나오실지 몰라요. 2분뿐이지만, 만나면 아는척해주시면

매우매우 감사해요.

정모날에는 비 안오고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이 길고 쓸때없는 푸념글 읽어주신분들 고마워요 ^^

덧. 저보다는 직장인 분들이 더 스트레스 받으시겠지요? 키매냐에서 정화하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