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뚜껑 제대로 열린 일이 있어 글 남깁니다.

2년여전 어느날, 당시 대학원 졸업직전에 지인분이 부탁을 하더군요.
보증 좀 서달라고...
급한 거고 한두달 내로 갚을거니 그냥 서주기만 하면 된다더군요.

금액이 삼백밖에 안되고 사정이 딱해 보이길래 서줬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뒤늦게 알게 되었죠.
제1, 제2 금융권에서까지 퇴짜를 맞았으니
연 60퍼센트 이상의 XXX캐쉬같은 사채에까지 손댄거고,
얼마나 신용도가 없으면 연대보증인이 필요하고,
보증서줄 사람이 더 이상 없으니 저한테 온 것이란 걸...

멍청했다는 걸 인정해도 소용없었습니다. 돈이란 건 잔인한 거니까요.
오늘까지 무슨 월례행사처럼 월말만 되면 사채업자에게 시달렸습니다.

그 지인분은 이자납입일만 되면 연락두절되고... 납입일을 하루이틀씩 늦는 것도 예사고...
업자조차도 학을 띌 정도더군요. 애꿎은 저만 계속 시달렸죠.
업자측의 전화는 받아보신 분은 알겠지만, 정말 빡이 돌기직전까지 사람을 몰고 갑니다.
월말마다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뻔 했습니다.

이번달에도 어김없이 지인분이 연락을 받지 않으니 연대보증인인 저보고 해결하라고 독촉이 오더군요.
결국 기한까지 내지 않아 참다못한 업자측에서 계약해지를 해버리고는 전액상환하라고 최후통첩이 왔습니다.

빡이 돈 저는 일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지인분께 무려 십수번이나 전화를 걸어서야 통화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니 전액상환하고 이 상황을 끝내자고 불같이 화를 냈지만, 이자낼 돈도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더군요.

어떻게든 이자를 내서 막겠다고 이해해 달라고는 하지만, 제 인내심에 한계가 왔습니다.
당장 이자낼 돈 마련도 쉽지 않아 보일뿐더러...
이런 경우가 자그마치 2년넘게 지속되었는데, 나아질 리가 만무하겠더라고요. 무한반복만이 있을뿐...
도저히 다음달에도 똑같은 사태를 겪고 싶지도 않고, 보아하니 상환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니 앞이 깜깜하더군요.


결국 제가 전액상환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연을 끊을 생각입니다.


앞으로 초마이너스 생활을 해야되겠지만, 송금버튼을 누르면서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절대~ 보증서지 마십시오. 사채없자가 그러더군요. 부모자식간에도 보증서는 거 아니라고...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