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키보드를 여러 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거...

XT시절 친구네집 삼보 트라이젬에 있던 쫀득쫀득 독특한 키감이 그리워 하면서 살다가...
2001년인가 2002년에 케이벤치에서 아론106키(KPT로고) 키보드를 공구하는 것을 보고

      '오.. 그래 이거다 이거!'

라면서 질렀었습니다.

     '나쁘진 않은데... 좋긴 좋은데 어렸을 때의 그 손맛은 아니야!!!!!'

라고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그 키보드를 사용하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날 키보드매니아 사이트를 알 게 되었는데
듣도보도 못 한(체리, 리얼포, 해피해킹) 키보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기계식 키보드는 알프스 또는 IBM이라고만 생각해왔기 때문이죠;;)

그리고 수 많은 글들에 대한 뽐뿌질에 당해서; 새로운 키보드를 몇 개 더 사게 되었습니다.
그 정점에 다달았다고 느낀 물건은 바로 리얼포스...

리얼포스를 구입 후 다른 것들은 거의 장식품으로 전락하였습니다. -_-
그리고 참 멀리도 돌아왔네..라면서 남은 것들은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장식되어있는 다른 키보드를 꼽고 쳐봤습니다.

           ' 이 느낌은?...'

뭔가 머리를 강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죠. 이것들 버리면 언젠가 또 그리워 하면서 다시 사겠구나 -_-;;;
역시 돌려가면서 그때그때 느끼고 싶은 키감을 느끼기 위해 여러개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나름대로 소장 키보드의 순위를 매겨보자면...

리얼포스 > 1863 >>> 스톤브리지 >> 아론(알프스백축유사) >>>>> M-2 >>>>>>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 DT-35

이렇군요.

각 키보드의 간단한 소감 :

1) 리얼포스
뭐지..이 밋밋함은..치다보면...아무 생각없음..아 그냥 키보드의 키감이란 이런것이구나.
키감의 표준으로 생각하게 되버림

2) 1863 (체리 갈축)
사각 사각...아 보드랍다. 누를 때 구분감도 뚜렷하고 발랄한 느낌
그리고 체리 순정 제품으로서의 가치

3) 스톤브리지 (체리 흑축)
이..힘들다 힘들어..고속 타이핑시..어느덧 무아지경에 빠지게 만듬
손가락이 닿는 것을 거부하는 듯한 황금빛의 도도함 -_-

4) 아론 (유사 알프스 백축)
째깍째깍 경쾌하면서도 그냥 막굴려서 써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
그리고 오리지널 알프스를 더욱 더 갈망하게 만드는 동기부여..

5) M-2 (버클스프링)
사실 이놈은 적응이 안됩니다.
타이핑을 하다보면 공사장 옆에 와있구나 하는 착각마져 불러일으키는 녀석
방출 순위 1순위지만.. IBM제품이라서 버리지 못하는...하아;;

6) DT-35 (멤브;;)
오랫동안 생산해서 그런지 만져보는 DT-35마다 키감이 제각각...
하지만 역시 멤브레인의 한계는;;

이상입니다.
즐거운 키보드 생활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