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US 표준 레이아웃의 멤브레인 텐키리스가 씨가 말라서 부득이하게 ㄱ자형 엔터를 채택한 멤브 텐키리스를 몇 개월 사용하다가 마침내 표준 멤브 텐키리스를 구해서 ㄱ자 엔터 텐키리스는 창고에 잘 모셔두었는데요. 이것도 이미 몇 달 전 일이지요.
그런데도 아직도 엔터 키를 칠 때마다, 백슬래시 키를 칠 때마다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멈칫 멈칫 합니다
머리는 괜찮다고 인식하고 있는데도 눈은 자꾸 새끼손가락 쪽을 바라보게 되고요
해당 키들의 특성상 실수 한 번 잘못하면 짜증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거든요. 노이로제가 된 거죠.
그렇게 잠깐동안만 사용했는데도 말이죠.
이런 고통스러운 일들때문에 익숙한 레이아웃 이외의 다른 키보드는 쓰기가 싫어집니다.
제가 유럽방식인 ㄱ자 엔터 모델을 반년 상용하다가 표준배열로 넘어왔는데 변형된 손가락 인식이 표준배열에 적응 못하네요.
가급적이면 표준배열을 사용한게 좋아요.
Enter, Shift의 활용도가 높은 문자의 구조 또한 무시할 수 없더군요.
'ㄱ'자 엔터... 조형으로는 아름답고 매력있지만 결국은 레이아웃을 바꾸게 되더군요.
하는 업무를 바꾸면서 백슬래시 입력량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별로 차이가 없더라고요. 결국 예전처럼 다시 백슬래시 위치에 민감해져 버렸습니다. ㄱ자 엔터는 백슬래시가 엄한 곳에 있어 매번 확인해야 되는게 고역이었습니다. 제가 쓰던 게 UK표준이던데, 예전 8비트때 쓰던 일본식 배열을 떠올리며 적응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더군요. 더군다나 그시절엔 백슬래시를 쓸 일이 없었으니..
우측 시프트도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못쓸 지경이 되었습니다. 저는 특수문자 입력시 오른쪽 새끼손가락으로 우측 시프트 왼쪽을 누르는데, 그 자리에 방향키나 기타 다른 키가 있으면 집어던지고 싶어집니다. 페이지 업다운, 홈 엔드, 딜리트 인서트 키도 몸이 기억하는 자리에서 누를 수 있어야 화가 안 납니다. 그냥 풀배열 쓰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겠지만 이쪽은 몸이 안 따라주고.. 결국 이러나 저러나 텐키리스밖에는 쓰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네요.
습관이 무섭긴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금방 익숙해지실거에요.
저도 오랜기간 사용해온 키보드와의 이질감에 업무 능률 차이가 발생하는데
그렇다고 집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아서 한때는 키보드를 가방에 넣고 매일 들고 다닌적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