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장터에서 키보드를 몇 개 판매를 했었습니다.
나름 편하고 즐겁게 거래를 한다고는 했는데 마음처럼 쉽지는 않네요.^^
나갔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금방 방출되거나 다시 돌아오는 것도 몇 개를 보니까 마음도 좀 무거워지구요.
안 팔리고 댓글도 하나 안 달리는 것을 보고 있으면 우울해지기도 하구....*^^*

그러다가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장터 댓글 중 제가 쓴 글을 보신 분도 계실 지 모르지만 쪽지로 어떤 분이 키보드를 교환하자고 하시더군요.
일단 저는 더 이상의 키보드 반입은 안 하려고 일단 거절은 했지만 워낙 좋다고 소문난 키보드였고 멤브레인 키보드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한 번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반 정도 쓴 상태 좋은 키보드라고 해서 사용 기간은 길지만 그래도 안 팔리고 갖고 있는 것 보다는 한 번 다른 것을 써본다면 조금 손해봐도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연락을 해서 교환을 했습니다.

월요일에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내고 저는 수요일에 키보드를 받았습니다.
상태는 먼지가 좀 있어서 그리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족할만 했습니다.
그런데....이 키보드를 보는 순간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전 장터글을 다시 읽어보니 왠지 장터에서 판매 가격으로 문제가 됐던 키보드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그래서 그 키보드를 양도하신 분과 얘기를 나눴더니 역시나!!! 그 문제가 됐던 키보드인 것입니다.
저와 교환을 한 분의 ID로 글을 찾아보니 그 문제로 탈퇴하고 다시 가입해서 이틀 후 부터 장터에 글을 올리셨더군요....

몰랐다면 모를까 알고 나서는 이 키보드를 장터에 다시 내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제가 나름 구입한 가격이 있지만 실제 거래됐던 가격은 그것보다 훨씬 저렴했으니 가격 결정도 어렵고 또 너무 싸게 내놓으면 언젠가 또 문제가 될 것도 같구요.
어쨌든 다시 제가 판매를 한다고 해도 상당한 액수를 손해봐야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그 후에 혹시나 그 분이 다시 제게서 받은 키보드를 팔고있나 확인을 했습니다.
아직 판매글은 안 올라왔더군요.
그리고 그 분이 양심적으로 조금 저렴하게라도 판매를 한다면 뭐 저도 손해보고 제가 받은 키보드를 양도해도 된다고 순진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냥 장터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저와 교환한 분과는 다른 ID로 며칠 전부터 판매글이 올라와 있는 키보드를 봤습니다.
날짜를 보니 월요일에 판매글을 올리셨기에 제가 양도해드린 키보드와는 별개의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월요일에 보내드렸고 화요일에서야 배달받은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물론 ID도 틀렸구요.

그런데...이 망할 육감이 다시 제게 속삭이는 겁니다.....
'저 키보드가 너가 보낸 키보드 아닐까?'하는......
결국 못 참고 확인을 했습니다.
또 역시나!!! 저와 교환한 분의 세컨드 ID였고 판매자도 그 분 맞았습니다.ㅠㅠ
이런 허탈감....
아직 받지도 않은 키보드를 장터에 올려놓다니.....
그것도 제게 보내준 키보드 구입가의 2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아마 나름대로 생각해서 멋지게(?) 속여보려고 날짜까지 그렇게 정해서 판매글을 올렸나봅니다.

그래도 아직 젊은 학생이기에 좋게좋게 해결해보려고 판매글에 댓글도 달고 쪽지도 보냈습니다.
쪽지도 확인했고 댓글도 읽었을텐데 연락이 없네요.

믿고 거래한 제가 너무 한심스럽고 후회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