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품 EAT-1010이 장터에 올라와서 갈등하던 중
단순 타이핑 해야하는 일이 많이 남아있었다는 걸 깨닫고
후타바도 써볼 겸 모델엠을 내리고 SKM-1080을 연결해보았습니다.
(1010은 어느새 예약해 버렸고;;) 밤을 새고 일을 한 후에 오전에 회사에 잠깐 들렀다가
직거래를 하러 용산에 갔습니다. MND님도 뵙고, 지금은 냅다 집으로 달려와서 1010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미천한 내공이지만 키매냐 활동을 반년 조금 넘게 하면서 몇몇 키보드를 접해본 결과
"순정 스위치 중에서 속타에 후타바 만한 스위치가 없다."라는 개인적인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체리청축 등의) 깔끔함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이는 '달그락' 거리는 클릭음,
또 그런 클릭음의 영향인지 키감도 들그락 거리고 헐렁하다는 느낌을 종종 받기도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후타바의 가장 큰 매력은 타이핑 시 가속도(?)가 붙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물리학 같은 데서 나오는 개념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요,
저의 짧은 국어실력으로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보자면,
스위치 어느 한 지점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무게추가
내려오는 슬라이더에 떠밀려 자리를 이탈해 끝이 안보이는 까마득한 아래로 추락하면서
(무게추와 슬라이더는 적당한 길이의 끈으로 연결되어있는 상태입니다^^)
결국엔 자신을 밀어냈던 슬라이더까지 끌어내리는 느낌이랄까요-_-,
원상복귀하는 것은 스프링 덕분이겠지만 이것도
어떤 오묘한 장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국어시간에 쫌 놀아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이런 운명인지 표현력이 지나치게 달려서
글 한번 쓰기 너무 힘들군요;;(사용기는 내년에나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ㅜㅠ)

...
1010과 1080을 나란히 놓고 잠깐 비교해본 결과,
1010이 더 키압이 낮다, 하우징에 나사가 있어 분해가 쉽다, 하우징이 각지다. 폰트가 두껍다.
1080이 더 조용하다. 자리를 덜 차지한다. 약간 더 하얗다. 엔터키가 더 뻑뻑하다. 키스트로크가 짧고 반발력이 덜한 느낌이다.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핸드폰 짤방은,
좌 : 세진 형제들 SKR-1082B, SKM-1080, EAT-1010
우 : 사무실에서 쓰고 있는 애플 확장 2(한글 키캡, 크림 댐퍼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