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여기 와서 처음에 스위치에 열광하다 갈축과 리얼이 보고 그쪽으로는 적당히 살자란 생각이 생겼습니다. 예전보다 체리 순정품을 구하기도 쉽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기 때문이겠죠.

가끔씩 신기한 키보드 리스트로 올라오는 ergo type의 키보드들이 이후 관심사가 되었는데, 이게 막상 쓰다보면 문제가 생길 부분이 많습니다.

1. natural form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지만 팔이나 손목이 쉴 곳이 없는 경우
- 키보드를 세우거나 키보드의 두께가 두꺼워지면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왠지 이쪽 계열 키보드들은 하나같이 두터운 두께를 자랑하는데 이놈들을 쓰면서 손목을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많더군요. 책상에 쉴 수 있게 해주던가 하면 좋은데, 키보드 제작 홈페이지 가보면 하나같이 피아노 치는 듯한 모습의 사진을 찍어두고 "natural form"이라고 쓰고 동그라미 쳐두더군요. 그쪽에서 서로 아무리 상을 주고 잘 만들었다고 리뷰 찍어내도 결국 불편하기 때문에 안팔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2. 매우 큰 부피.
- 키네시스나 기타 잘 만든 키보드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쪽은 손의 모양, 손목의 꺾임을 완화하는데에다가 팜레스트를 잘 붙이는 거까진 잘 합니다. 그렇지만 이 회사 제품들도 역시 제품의 크기 자체가 커서 작업 환경을 스마트하게 만들어주진 못하더군요. 예전에는 CRT가 차지했었던 공간을 이제는 키보드가 차지해버리는 형태가 되서 말이죠. 특히 키감과 사용에 거의 만점을 주고 싶었던 countoured는 마우스에 대한 답이 좀 없었습니다. 손은 정말 편하게 작업을 하는데, OS 자체가 마우스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었기에... 결국 동선을 그리다보면 완벽하진 않더군요.

3. MX 5000
- 요건 아직 사용하지 못해봤습니다만, 제 상상속에선 MS 내추럴 키보드의 컴팩트 모델입니다.;; (비유가 좀 거시기한가요?;;) 나름 손목이 쉴 곳도 여유롭고, 양 손의 각도와 손목등이 잘 고려된 좋은 제품인듯한데, 왜 이리 생산량이 적었을까요? orz...
mx 5000을 사용해도 결국 마우스질 하러 손은 움직여야 하니 (전 emacs 광신도라 일할때 마우스로 손이 가는게 싫은가봅니다) 그 부분은 답이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제 머리속에서 이상형은 5000입니다. 이걸 아직도 맛보지도 않고 사지도 않았던건 나름 환상의 유지를 위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좀 더 나은 양산품이 언젠간 나올거다란... (그 꿈을 freestyle이 홀라당 깨버린듯해요 흑흑흑)

사실 키보딩 오래하다보니 HHKP도 좋고, 리얼89U도 좋고 텐키만 오른쪽에 없으면 살만하긴 하더군요. 더 이상 에르고가 필요가 없지 않나랑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하하. (그래도 새로운게 나오면 사고 싶을듯 합니다만...)

과연 구할 수 있을까와 헤롱거리는 정신으로 긴글 썼네요 -ㅂ-
저도 무슨 내용을 쓰고 싶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