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마눌님이 은행잔고부족에 대한 추궁을 했습니다.


어디다 돈쓴거냐고 계속 묻기에 여자 좀 만났다고 했더니...

피식 웃으면서 안 믿습니다. 

(마눌님과 장모님은 나와 장인은 바람 필 위인은 절대 못된다고 철썩 같이 믿습니다.

장인은 돈이 아까워서 그렇고... 저는 귀찮아서 그럴꺼라고... ㅡㅡ;)


그냥 이실직고 해도 될껄.... 계속 피하기만 하니... 결국은 마눌님이 먼저 말하더군요.

"키보드 샀지?" 

"이젠 집으로 안보내고 사무실로 택배 보내나 보네?"

"키캡도 많이 사는거 같은데... 키보드보다 더 많은 키캡은 뭐에 쓸려고?"

"빨랑 키보드 팔아서... 내 차나 바꿔줘!!"

그냥 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더군요. 


이런저런 복잡한 일들이 터져서... 키매냐 접속이 뜸해지고... 장터거래도 쉬었더니만...

보상심리인지... 이번달 공제참여와 이것저것 사들인게 꽤나 되네요.


마눌님이 무서운건 오늘 뒤늦게 알았습니다.

저도 제가 가진 키보드가 몇개인지.... 키캡이 몇개인지 몰랐는데...

오늘 종류별로 정리해서 다시 수납을 하다보니....

키캡이 키보드의 갯수를 조금 넘더군요.

게다가... 대충 액수를 계산해 보니... 마눌님이 사길 원하는 차값에 근접하더군요.


도대체 나도 모르는 걸 어떻게 알고 있었던 거지??


그리고.... 정말 무서운 것은....


어젯밤 꿈에서 어떤 남자와 함께 나타나서... 둘이 결혼했다고 말합니다.

너무 당당하고... 아무일도 아닌것 처럼 얘기를 하기에...

처음엔 그러냐고 했는데.... 꿈속에서도 생각해보니... 좀 기분이 나쁘더군요.

깨고 나니 더 기분이 나쁘고....(마눌님께 얘기했더니... 겁나 좋아합니다. 복수했다고... 자기 꿈속에서도 제가 몇번 그랬다더군요.)


계속 키보드를 사면.... 너랑 안살꺼라며... 꿈속에까지 나타나다니...


하여간... 키보드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잘 수습이 되었습니다.


"내가 술을 마시거나, 놀음을 하는 것도 아니고, 헛되게 돈쓰는건 없는데..."

"키보드는 그나마 다른 전자제품들보다.... 가격하락폭이 작아서... 만약 카메라같은 다른 기기들은...."

"키보드는 정말 건전한 취미생활인거다...."


이렇게 설득 했습니다.

마눌님이 그나마 착한 구석이 있어서... 대충 이해해 줍니다.

그리고... 히든카드인 [맛있는거 사주기]를 저녁에 사용했습니다.

누님께서 추천해주신 "매운쪽갈비찜"을 사줬더니... 키보드는 싹~ 잊어버리더군요.


덕분에 저는 저녁내내 설사 ㅠㅠ


결말이 좀 더러워서... 죄송!


유부당 분들께서는 남의 일 같지 않으신 분들도 꽤나 계실듯 합니다.

새벽에 쓸데없이 긴 뻘글 죄송합니다. 

인증샷으로 마눌님과 둘째아들 사진 올립니다.

(첫째아들은 마눌님 판팍이, 둘째는 제 판박이라서... 둘만 있어도 가족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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