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클릭 키보드를 좋아합니다.

호기심에 이런저런 키보드들을 많이 구입해봤지만 체리 청축이나 알프스 클릭 계열이 제게는 가장 잘 맞더군요. 짤깍거리는 소리도 경쾌하고 소리 때문인지 적당한 탄력도 느껴지고.

내게 맞는 키보드를 찾은 탓인지 덕분에 예전처럼 무분별하게(?) 키보드를 지르는 일은 없어졌습니다.

집에서는 체리 클릭 3000 블랙과 화이트를 갖춰놓고 돌려쓰고 있는데 같은 청축임에도 불구하고 키캡 때문인지 느낌은 아주 다릅니다. 블랙의 키캡이 더 두꺼운 탓인지 단단하기는 한데 손끝의 감각은 화이트 쪽을 더 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둘 다 나름의 매력은 있습니다.

얼마 전 장터에서 청축을 이식한 와이즈를 구입했습니다. 전부터 써보고 싶었던 키보드였는지라 키캡에 선텐이 심하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냥 구입했습니다.

역시 좋더군요. 철판이 대어져 있어 3000보다 더 째깍거리고, 노란색 방향키가 이쁘고, 상단의 검은색 띠와 우상단의 NUM LOCK 등의 디자인, 거기에 예쁘게 새겨져있는 WISE란 문구가 단단한 바디와 잘 어우러져 있어 꼭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철판이 보강된 키보드는 오래 사용하면 손가락이 저리는 아픔이 있어 오늘 아침 사무실에서 와이즈를 내리고 다시 원래의 옴니키 울트라를 꺼내들었습니다.

이놈은 예전에 KRIS님한테 구입했는데 KRIS님이 울렁거림 개조 및 윤활을 제대로 한 탓인지 접해본 키보드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듭니다(그런데 얘는 이상하게 철판이 있어도 손가락이 울리지 않네요). 평생 같이 하고픈 키보드인데 문제는 알프스는 스위치가 빨리 부식된다는 거.

손재주가 워낙 젬병이라 스위치 분해는커녕 윤활도 못하는 처지인데 오늘 아침 문득 이넘 고장나면 어떻하나...알프스는 갈수록 더 구하기 어려워질텐데...라는 생각에 갑자기 우울해집니다.

집에는 쓰기 아까워 창고에 쟁여둔 알프스 블루도 하나 있는데 그 넘은 아끼다가 써보지도 못하고 고물되는거 아닌가 걱정도 되구요.

키보드는 마음에 드는 걸 찾아도 고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