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처음 스키를 성우에서 배웠습니다. 둘째날 못된 친구들에게 속아서 상급코스를 A 자로 질질 밀려오다 자빠지다를 반복하다가 문득 눈에 확 들어오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아빠가 제일 앞에서 길을 인도하고 그 뒤를 큰 딸과 작은 아들이 아빠의 자취에서 벗어날까 조심조심 따르고, 그 아이들이 지나온 길을 마지막에 엄마가 지켜주며 한 가족이 아름답게 스키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후론 스키장을 찾을때마다 나의 그런 모습을 항상 상상을 해 보며 슬며시 웃어보곤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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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일주일동안 아이들을 스키스쿨에 열심히 보내고 나서 마지막날 3000 미터 산 정상에서부터 한 가족이 일렬로 스키를 즐겼답니다.
막내가 어려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너무 어려서인지 오히려 겁이 없더군요...ㅋㅋ
스키를 타는 동안은 뒤를 돌아볼수 없어서(경사가...털썩;;) 불안하면서도 턴을 할때마다 힐긋 돌아보면 아이들이 제 뒤를 잘 따라오는 모습이 보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군요.
아이들과 괴성도 질러보고 만세도 해보고........ㅎㅎ

어제밤엔 너무 흐뭇해서 잠이 오질 않더군요.
집사람도 제 마음을 읽었는지 소박한 술상을...^^

별것 아닌것일 수도 있지만 제 맘속에 품고있던 소박한 꿈 중에 하나였기에
지금 너무 행복하네요....^^


10시간 운전해서 도착하자 마자 한 자 남깁니다.

여러분들도 가족과 좋은 추억 많이 갖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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