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콘 적축 보급형 5만원대? 4만원대?


딱 보급형 만듬새였습니다.

회사에서 쓰려고 샀다가 통울림이랑 잡소리가 많아서 바로 다음 레오폴드 FC900R로 갈아탔습니다.



2. 레오폴드 FC900R 적축 2016년산


아콘 보급형 가격의 거의 3배에 가까운 가격인데도 참 만족하고 4년을 넘게 썼습니다.

단단한 만듬새에 통울림도 잡혀서 일반 적축인데도 왠만한 멤브레인보다 조용하게 잘 썼습니다.

적축이라 구름타법도 연마해서 써봤는데 뭐 그거야 나중에는 그닥 신경 안써도 크게 문제 안되는 소음이라 잘 썼습니다.

하판이 통울림 없이 묵직하고, 키감은 적축 특유의 가볍고 부드러운 입력도 만족했습니다.

몇년 쓰다가 자꾸 오입력이 나길래 키캡을 한번 싹 뜯어서 각종 오물을 싹 털어내니 아주 잘 되더군요.

그렇게 또 한두해 더 쓰고 덱 프랑시움 갈축을 들여봤습니다.


3. 덱 프랑시움 갈축 2019년산


이 키보드는 참 신기했습니다.

원래의 키캡은 저렴한 ABS같은데 이상하게 키감이 그닥 안좋았습니다.

체리 정품 갈축인데 55g더군요? 저는 체리 갈축이면 적축보다 약간 더한 정도인줄 알았는데...

하여간 키감도 그렇고 너무 무거운 키압에 바로 내치려 했는데 또 잘 안나가더군요.

그래서 키캡을 한번 바꿔봤습니다.

PBT 이중사출이라고 있다길래 한번 구해다가 달아봤더니...


완전히 다른 키보드가 되네요.

키압이 무거운건 그대로인데 키감이 달라지니까 키보드 자체가 그냥 완전히 다른 키보드가 되버리더군요.

키스트로크 소리도 확 달라지고 이건 뭐 왜 키캡들에 그렇게 투자하고 바꾸고 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키압이 너무 무거워서 1년 좀 안쓰고 내보냅니다.



4. 한성 GK993B 저소음 적축 블루투스


블루투스에 텐키리스, 저소음 적축을 예판가 11만원에 구할 찬스라 바로 구매했고 받았는데,

예판 기간보다 더 빨리 내보냈습니다.


첫번째, 키보드 프린팅이 파란색인데 시인성이 최악이었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색을 선택했는지 저는 절대 모르겠습니다.

이때는 아직 키캡 놀이를 모를때라 한번 바꿔봄직도 합니다.


두번째는 키감...

저소음인건 좋은데 갈축에 데어서 적축, 그것도 저소음으로 선택했는데 시껍했습니다.

레오폴드의 부드럽고 가벼운걸 기대했다가 왠걸, 왜 이리 묵직하고 물컹한지...

서걱거리는건 있는데 레오폴드 적축보다 확실히 무겁게 느껴졌고 뻑뻑하다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물컹한 느낌마저 들어서 바로 내보냈습니다.



5. 키크론 K4 적축 RGB


블루투스가 편하긴 편하더라구요.

그래서 기계식+블루투스를 찾아보니 위의 한성과 키크론이 가성비가 좋아보여서 들였습니다.


먼저 장점을 말하자면,

98키라서 거의 대부분의 키가 텐키리스 풋프린트에 가까운 너비에 다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덱 프랑시움보다 위아래는 더 좁기까지해요.

텐키까지 있고 모든 필요한 키들은 다 있습니다.


기능적으로 모든걸 다 갖추고 있습니다.

RGB는 그렇다치고 유선과 블루투스를 같이 사용할 수 있으며 iOS, 안드로이드, 맥OS, 윈도우 모두 지원합니다.

키만 바꿔주면 커맨드키까지 지원이 됩니다.


옆에 스위치 절환만으로 유선과 블루투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노트북과 데스크탑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이거 한대로 PC두대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키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키캡이 ABS인지 좀 얇은지 통통거리는게 있고 키축이 체리가 아닌 게이트론인가 그래서 좀 생소하며, 레오폴드의 그것보다 좀 뻑뻑합니다.

쫀득하다는 표현은 긍정적인 표현이니 일부러 뻑뻑하다는 표현을 쓴걸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키 배열이 너무 좁은 곳에 빽빽하게 박아놓다 보니 특수 키들을 사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방향키 마저도 헷갈려요.

한두달 지난 지금까지도 방향키는 제대로 분간이 안됩니다. 그러니까 꼭 눈으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Home, End, Del, PgUp, PgDn 키는 꼭 눈으로 봐야 합니다.

똑같은 크기의 키들이 위에 주욱 늘여서 있는 구조라 어떻게 할수가 없어요.

이건 저같은 문서 쟁이들한테는 쓰기 어렵습니다.


텐키는 있는건 좋은데 '0'키가 너무 작습니다.


좌측 ctrl, alt, 윈도우키는 모두 정사이즈인데 우측 키들이 전부 작은 사이즈이다보니 그쪽을 사용하게 될때는 오타가 많이 생깁니다.

한/영키가 작은건 좀 적응이 필요한 수준이고 오히려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오타가 막 생기거나 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지금도 K4로 작성하는데 오타가 생긴다기보다는 위의 특수키들을 사용할때 꼭 눈으로 봐야 한다는게 불편해서 좀 느려질 뿐이지 없는 것보다는 백배 낫기는 합니다.

그래도 풀 배열이나 텐키리스가 그립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키캡 놀이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키 높이가 보니까 좀 다릅니다.

더 높았는지 더 낮았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좀 다르다보니까, 교체가 가능한 키들은 LP프로파일 PBT키캡으로 바꿔놓고, 크기가 안맞는 키들은 그냥 두다보니까 들쭉날쭉이 되어버립니다.

그렇다고 만족할만한 키캡 만듬새 수준은 아니다보니 나쁘지 않은 가격이지만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하락합니다.


어쩌다보니 단점을 참 많이 썼네요... 팔아야 하는데 ㅎㅎ



6. 앱코 해커 KN01 무접점 TKL


무접점, 무접점하길래, 사실은 얼마전에 있었던 앱코 행사하는데 알구게 게시글 댓글 뽐뿌에 못이겨서 들였더랬습니다.


그런데 명불허전이네요.


이 보글거리는 키감은 기계식이 어떻게 할수가 없는 부분이네요.

예전에 어떤분이 잘봐줘야 비싼 멤브레인에 불과하다고 하는 평은 완전히 틀렸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컹한 고무 키감인 멤브레인과는 전혀 다릅니다.

노뿌 EC키들은 실리콘 돔이라는데, 아무튼 그 돔이 무너지면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구분감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특유의 소리가 나는데 이 느낌이 정말 좋습니다.

부드럽기만 하다고 하기에는 살짝 반발력도 있고 구분감도 있어서 리니어 적축과는 다른 맛을 줍니다.


특히 보글거리는 소리는 촉감과 청각까지 동시에 만족시킵니다.


뭐 RGB 번쩍번쩍하는 효과가 있기는 한데 전 그닥 관심 없구요.

그래도 켜놓고 씁니다 ㅎㅎ 눌릴때마다 번지는게 재미집니다 ㅎㅎ


아무튼 무접점 키보드 꼭 한번 써보시길 권합니다.

KN01 모델부터는 키캡 부서지는 일은 없다고 하고 실제로 키캡도 바꿨는데 별 이상없어보입니다.

COX 제품들, 특히 풀배열을 집에 놓고 쓰고 싶은데 특가 행사 기다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토프레 리얼포스가 눈에 밟혀서 조만간 직구 지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